유럽인권재판소(ECHR)가 16일(현지시간) 1940년 옛 소련 비밀경찰에 의한 폴란드인 집단 학살 사건인 '카틴 숲 학살 사건'을군사 범죄로 판결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본부를 둔 재판소는 또 러시아 정부가 희생자 유족들에게 사망자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하지만 재판소는 유족들이 제기한 러시아 정부에 대한 재조사 요구는 수용하지 않았다.
재판소는 "러시아 정부가 유족들에게 학살 희생자들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음은 인정되지만 이것이 러시아 정부의 재조사를 요구할 충분한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며 이같이 판결했다.
이에 따라 유럽인권재판소는 학살 희생자 유족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측 변호사는 판결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항소 방침을 밝혔다.
'카틴 숲 학살'은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 4-5월 폴란드인 2만여명이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 인근의 카틴 숲 등에서 옛 소련 비밀경찰에 의해 총살당한 사건을 일컫는다.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 이오시프 스탈린이 폴란드 독립의 씨를 자르기 위해 이 나라 지식인들을 처형하라는 비밀명령을 내린 데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틴 숲 학살을 나치 독일군의 소행이라며 부정해오던 소련 당국은 소련 붕괴 직전인 1990년 이 사건에 대한 책임을 인정했다.
이후 러시아 군검찰에 의해 진행된사건 수사는 2004년 공식 종결됐다.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2010년 11월 카틴 숲 학살 사건이 스탈린과 소련 지도부의 직접적 지시에 따라 자행됐음을 시인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하지만 공산당원들을 비롯한 일부 인사들은 여전히 카틴 숲 학살이 나치 독일군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라며 스탈린의 책임론을 부정하고 있다.
카틴 숲 사건은 역사적으로 오랜 갈등을 겪은 러시아와 폴란드 관계를 한층 악화시킨 계기가 됐다.
2010년 4월에는 카틴 숲 학살 추모 행사에 참석하러 가던 레흐 카친스키 전(前)폴란드 대통령 부부와 정부 고위인사 등 96명이 탄 특별기가 학살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세계
모스크바=연합뉴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럽인권재판소 "카틴숲 학살은 군사범죄" 판결
유럽인권재판소 "카틴숲 학살은 군사범죄" 판결
입력 2012-04-16 22:15 |
수정 2012-04-1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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