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최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둘러싼 내분을 봉합하고 중국도 역내평화를 위해 협력키로 하는 등 `해빙 무드'가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세안이 최근의 분쟁해결 원칙에 대한 합의를 바탕으로 조만간 중국과 남중국해 사태 해결을 위한 `행동수칙(COC. Code of Conduct)'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낙관론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외무장관 회담에서 강경론을 고수, 사상 초유의 공동성명 무산 사태를 빚은 필리핀은 아세안 회원국들이 분쟁 해결을 위한 6개 원칙에 합의를 이룬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아세안 10개 회원국들은 최근 ▲분쟁 당사자 행동선언(DOC)의 전면 이행 ▲DOC 이행지침 도입 ▲ COC협상 조기타결 ▲유엔해양법협약(UNCLOS.1982년) 등 국제법 원칙 준수 ▲자제력 발휘와 무력사용 배제 ▲국제법에 따른 평화적인 분쟁 해결 등의 원칙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에드윈 라시에르다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21일 dzRB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세안의 공동성명 발표는 전향적인 움직임"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의장국 캄보디아를 정면 비판하며 독자 행보를 보인 종전의 태도와는 사뭇 달라진 태도다.
라시에르다 대변인은 분쟁 당사국들을 오가며 최종 합의를 이룬 마르티 나탈레가와 인도네시아 외무장관의 중재노력도 높이 평가했다.
캄보디아의 호르 남홍 외무장관 역시 나탈레가와 장관의 중재로 나온 협의 결과라며 적잖은 의미를 부여했다.
남중국해 일부 도서를 놓고 필리핀 등과 정면 충돌하고 있는 중국은 이와 관련해 역내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아세안과 공동 노력할 것이라며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최근 내분을 극복한 아세안의 공동성명과 관련해 "중국은 남중국해 당사자 행동선언(DOC) 이행을 위해 아세안 회원국들과 폭넓고도 효과적으로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훙 대변인은 "중국은 UNCLOS 서명국으로 관련협약의 원칙과 역할 보장을 중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중국은 아세안과의 관계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며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협력 증진을 위해 아세안과의 선린관계 증진과 호혜적 협력 확대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불씨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태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석유가스 매장량과 전략적 가치를 감안할 경우 분쟁도서를 상대에 선뜻 양보하기에는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라시에르다 대변인은 "필리핀은 프놈펜에서의 아세안 외무장관 회담 기간에 벌어진 내분과 관련해 비난을 받을 소지는 없다"며 사실상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또 아세안이 지역 현안에 얽매이지 않고 양자 현안을 거론할 수 있는 협의체인 만큼 프놈펜 회담에서도 남중국해 분쟁을 제기할 권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훙 대변인은 남중국해 사태의 핵심은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영유권을 둘러싼 분쟁과 주변해역 도서의 경계선 획정문제라며 "중국은 난사군도와 인근해역의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충분한 역사적, 법률적인 증거를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세계
하노이=연합뉴스
하노이=연합뉴스
아세안 내분 봉합‥중국과의 협상 속도내나
아세안 내분 봉합‥중국과의 협상 속도내나
입력 2012-07-22 15:53 |
수정 2012-07-22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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