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에 따르면 3년전부터 췌장암을 앓아온 오노다씨는 지난 6일 폐렴으로 입원한 지 열흘 만에 사망했다.
1922년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태어나 육군 예비사관학교를 졸업한 오노다는 필리핀 루방 섬에 주둔한 일본군 부대의 정보 장교였다.
1945년 2월 연합군이 루방섬을 점령함에 따라 대다수 일본군이 포로로 잡히거나 전사한 상황에서 살아남은 그는 일본의 패전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29년간 투항을 거부한 채 정글에서 지냈다.
야생소를 잡아 만든 육포와 코코넛 등으로 연명하며 버틴 그는 정글에서 생활하는 동안 필리핀 경찰과 필리핀 주둔 미군 등 30명 이상을 살상했다.
한 일본인 교수가 수소문해 찾은 오노다의 과거 직속상관이 루방섬을 찾아가 설득을 하자 오노다는 결국 1974년 투항했다.
당시 52세였던 오노다는 군복을 그대로 입은 채 소총과 탄환, 수류탄 등을 지니고 있었다.
귀환 후 '마지막 황군'으로 불리며 우익 진영에서 영웅대접을 받은 오노다는 브라질 이민생활을 거쳐 일본으로 돌아온 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본의 책임을 부정하는 등 일제의 군국주의적 시각을 버리지 못한 채 극우 활동가로 여생을 보냈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17일 "(고인이) 긴 세월 정글에서 생활한 강인한 의지와 개척 정신으로 힘차게 살았다"며 "진심으로 명복을 빌고싶다"고 말했다.
스가 장관은 이어 "오노다씨가 귀국했을 때 '정말로 전쟁이 끝났구나'하고 느꼈던 기억이 선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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