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MLB 톡] 어떻게 홈런 비거리를 추정할까?

얼마 전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 선수가 비거리 466피트(142m)에 달하는 대형 홈런을 기록하며 홈구장인 타겟 필드 역사상 최장거리 홈런을 뿜어냈다. 사실 메이저 리그 자체의 이런 기록 측정 시스템인 '스탯 캐스트'는 461피트(140m)로 측정했고 ESPN은 역시 자체 측정 시스템인 '홈런 트랙커'는 466피트로 올시즌 나온 홈런 중 두 번째로 비거리가 긴 홈런으로 측정했다. 예전에는 홈런 타구의 낙구 지점을 기준으로 대략의 비거리를 소개했다면 요즘은 과학 기술이 더해지며 바로 홈런 비거리가 최대한 정확히 시청자들에게 제공이 된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의 시스템은 어떤 조화로 비거리를 측정하는지 알아보았다. 일단 홈런 비거리는 홈플레이트를 출발점으로 공이 떨어진 지점 혹은 아직 날아가는 도중에 팬들의 글러브나 펜스, 조명탑, 외야 스탠드에 맞는다고 해도 이를 감안한 수치가 나옴으로 꽤 정확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홈런 트랙커'를 기준으로 이들이 무슨 기준으로 비거리를 측정하는지 살펴보자. 먼저 풍속, 구장의 고도, 기온이 기본적으로 감안된다. 그리고 투수의 공이 배트에 맞아 타구로 변한 순간의 공의 스핀을 계산한다. 그리고 타구가 떨어지는 순간까지 비행 시간과 타구의 각도가 역시 계산하는 변수로 가산이 된다. 타구의 궤적은 공이 배트에 맞는 순간의 각도와 타구 스피드를 이용해서 얻어낸다.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더 정확한 궤적 측정을 위해 고도에 따른 중력, 타구의 스핀율, 바람에 의한 저항치도 계산을 하는 요소에 들어가게 된다. 이런 복잡한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홈런 비거리를 계산해 내는 것이다. '홈런 트랙커'는 2006년부터 활용이 되기 시작했으니 올 시즌이 정확한 수치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 11년째에 달한다. 그럼 지난 10년간 기록된 최장거리 홈런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지금은 은퇴한 좌타 슬러거 애덤 던이 그 주인공이다. 2008년 9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 체이스 필드에서 콜로라도 로키스 투수 글렌 러시를 상대로 504피트(153.6m)가 현재까지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500피트가 넘은 홈런으로 기록되고 있다. 그 뒤를 콜로라도 시절의 매트 할러데이가 498피트를 기록한 것이 2위에 랭크되어 있다. 장거리 홈런으로 유명한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2012시즌 조시 로니키를 상대로 쿠어스 필드에서 494피트를 친 것이 본인 최장 거리 기록이다. 작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강정호는 475피트(144.8m)짜리 대형 홈런을 작열시켜 지난해 나온 홈런 중 7번째로 긴 비거리를 자랑하며 파워를 뽐내기도 했다. 결국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구장의 고도도 계산에 들어가기 때문에 쿠어스 필드에서의 홈런을 폄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쿠어스 필드에서의 홈런 수는 영향을 받았겠지만 비거리만큼은 득을 본다고 말하기 어렵다. 올시즌 메이저 리그에서는 4월19일 현재 경기당 1.98개가 생산되고 있다. 그리고 이 홈런들의 평균 비거리는 402.5피트(122.7m)로 나오고 있다. 지난번 박병호의 홈런이 화재거리가 된 것은 이런 평균 수치보다 무려 20m가량 비거리가 긴 홈런을 쳐냈기 때문이다. 이런 과학적 측정이 도입되기 이전까지 감안하면 메이저 리그 최장거리 홈런은 1960년 뉴욕 양키스의 당대 최고의 타자 미키 맨틀이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그의 몬스터 홈런은 마치 낚시꾼의 과장과 같이 부풀려져 무려 643피트(196m)라고 회자되어지만 지난 95년 명예의 전당은 당시 홈런 영상을 분석해서 575피트(175m)라고 발표를 했다. 그리고 이 기록은 아직도 기네스북에 메이저 리그 역사상 가장 비거리가 긴 홈런으로 기록되어 있다.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고 한다. 이런 홈런 중에서도 보는 이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홈런을 보고 현지에서는 장엄하다는 표현도 쓴다. 차분히 적응을 시작하고 있는 박병호가 홈런 트랙커 역사상 두 번째로 500피트를 넘어서는 사나이가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