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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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즈한라시멘트 광산 붕괴 사고의 진실은?
라파즈한라시멘트 광산 붕괴 사고의 진실은?
입력
2018-12-26 16:40
|
수정 2019-01-0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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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강릉지역 10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들은 6년 전 발생한 강릉 옥계 라파즈 한라 시멘트 광산 붕괴 사고의 원인을 다시 조사해 달라고 관계기관에 요구했습니다.
사고 발생 당시, 정부 합동 조사단은 사고 원인을 자연 재해로 판단했지만, 최근 발견된 자료에서
이를 뒤집는 사실들이 발견됐다며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문영 강릉시민행동 대표는 "그동안 축소, 은폐, 비호돼 왔던 의혹들이 바르게 밝혀질 수 있도록 감사원 공익 감사 청구와는 별도로 청와대 국민 청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울러 대검찰청에도 진정서를 제출해 다시 한번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광산 붕괴 원인은 인재다"
같은 사고를 두고 사고 발생 당시에 산림청이 작성한 자료는 정부 합동 조사와 전혀 달랐습니다.
산림청이 전문가 집단과 현장 토론을 거쳐 작성한 자료에는 자연재해로 인한 산사태라기 보다는, 불안정한 사면을 보강하지 않아 붕괴된 인위적 피해로 판단된다고 돼있습니다.
자료 작성에 참여한 전문가 10명 모두, 자연적 요인이 아닌 인위적 요인에 의한 붕괴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료의 내용은 정부 합동 조사 결과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현장 하청 노동자 4명 사상
2012년 8월 23일 저녁 6시 40분.
석회석 광산에서 토석 3백만 톤 가량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사고로 현장 노동자 4명이 돌더미에 묻혔고, 이 가운데 2명만 구조됐습니다.
나머지 2명 중에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1명은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백만 톤의 토석 사이에서 58살 김 모 씨가 타고 있던 착암기는 갈갈이 찢긴 채 발견됐습니다.
김 씨 것으로 보이는 장화 한 쪽과 시신 일부도 수습됐습니다.
동해와 신제천을 잇는 345kV 송전철탑 1개가 넘어지면서, 전력선 540m가 훼손됐고, 한전은 37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사고가 나자 라파즈 한라 시멘트는 중장비를 동원해 구조 작업에 들어갔지만, 구조 작업은 보름만에 안전상의 이유로 중단됐습니다.
가장을 잃은 가족들이 하소연 해봤지만 구조 작업은 결국 중단됐습니다.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자연재해?
광산 사고가 나자, 한 달 뒤인 9월,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조사단이 꾸려집니다.
합동조사단은 동부광산안전사무소 직원 3명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3명, 강릉경찰서 6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은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각종 자료를 분석했는데, 한국지질자원연구원들이 종합적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사면 붕괴가 채광작업에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채광이 끝난지 10년이 넘었고, 사고를 유발한 단층이 광산구역 밖에 있어 붕괴와 채광작업 관련성은 향후 조사 결과를 검토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해 10월 12명의 합동조사단은 2차 조사로 광산 토양 시추와 지질 용역 자료를 확인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검토의견을 냈는데, "붕괴 원인으로 단층으로 인한 깊은 풍화대와 파쇄대의 발달, 강우에 의한 간극수압의 증가, 단층대를 따라 불규칙하게 발달하고 있는 석회암 공동 등 지질 구조적인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 자연재해"로 판단했습니다.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광산 바깥구역에 대규모 단층대가 있었는데 그게 오랜 시간이 지나다보니까 풍화작용으로 인해서 암반이 불안전한 상태에서 밑에 공동이 있어서 암반이 지지를 못하니까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장 하청 노동자 1명 실종된 채 종결
시멘트 회사는 유가족과는 협상을 통해 3억 원, 실종자 가족과는 협상이 어려움을 겪다가 2015년에 12억 원을 보상했습니다.
라파즈 한라 시멘트는 사고가 난 2012년 8월부터 11월까지 1차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잠정 중단했고, 2013년 4월 다시 복구작업을 시작해 2015년 4월까지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무려 230억 원이라는 돈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수색 작업은 계속되지 못했고, 결국 실종자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광산 붕괴 사고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큰 사고였지만, 사법 처리 결과는 석연치 않았습니다.
사고 원인이 자연 재해로 결론나면서, 라파즈 한라시멘트는 사법 처리 대상에서 아예 빠져 버렸습니다.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안전관리자에 대한 사법 처리는 최종적으로 "기소 유예"였습니다.
검찰은 안전관리자의 광산보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이런 혐의와 붕괴 사고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기소유예 처리한 것입니다.
#10년 전에 채광이 끝났다?
정부 합동 조사단은 광산 붕괴의 원인을 자연재해로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면서 채광이 끝난 지 이미 10년 이상 지나, 채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사고 현장 작업자들의 얘기는 달랐습니다.
작업자들은 사고 당일에도 이 광산에서 석회석을 캐서 운반하는 작업으로 분주했다고 말합니다.
#단층과 강우에 의한 슬라이딩?
합동 조사단은 또 하나의 사고 원인을 단층과 지하 수압, 빈 공간인 공동 등 지질 구조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동굴 구조의 석회암 공동이 무너진 게 가장 큰 사고원인이 되었고, 실종자 1명도 여기에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부광산안전사무고 관계자는 "채광장 외부에 발달한 단층으로 인한 깊은 풍화대 및 파쇄대의 발달, 강우에 의한 간극수압의 증가, 단층대를 따라 불규칙하게 발달하고 있는 석회암 공동 등 지질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 자연 재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자연재해'라는 정부 합동 조사단의 결론에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지난 2001년에 작성된 한 논문을 입수했습니다.
강원대 임한욱 교수팀이 사고 광산의 안정성을 연구한 논문입니다.
임 교수팀은 이 논문에서 사고가 난 철탑 부근은 빗물 침투나 대형 중장비 이동, 발파 진동 등으로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미 10여년 전에 붕괴 위험을 예측한 겁니다.
임 교수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광산의 채굴 경사를 낮추고, 광산 안에 있던 송전탑도 옮길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시멘트 회사는 막대한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동(동굴)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취재진은 시멘트 회사 측이 광산 붕괴의 위험성을 미리 알고 있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광산 관계자를 수소문했습니다.
그리고 어렵사리 오랫동안 광산에서 일한 핵심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서 뜻밖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2001년에 사고 위험이 예견됐고, 시멘트 회사 측은 지속적으로 슬라이딩 방지를 위한 작업을 하는 등 안전 점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핵심 관계자는 석회암 공동에 대해서도 결코 있을 수 없는 지질 구조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사고는 슬라이딩에 의한 것이며, 지금도 어딘가에 실종자가 묻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석회암 공동이 결정적 원인?
정부 합동 조사단은 결정적인 광산 붕괴의 원인이 단층대를 따라 불규칙하게 발달한 석회암 공동 등의 지질 구조적인 요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반론이 적지 않습니다.
합동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본 다른 전문가들은 석회암 공동이 생길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석회암 동공에 의해서 무너졌다 한다면 석회암 공동의 존재를 밝혔어야 한다. 그런데 전기 비저항 탐사까지 했는데 공동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 관계자들도 석회암 공동의 존재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광산에 작은 석회암 공동이 있기는 하지만, 중장비나 사람이 빠져서 찾지 못할 정도의 큰 공동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화강암 암반으로된 하부지역이기 때문에 공동이 발달할 수가 없고, 장비가 그쪽으로 빨려들어갔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이야기이며, (복구)작업을 하면서 대규모 공동이라든지 이러한 흔적은 보질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질자원연구원 참여 미흡, 합동조사 결과 신뢰도 하락
정부 합동 조사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동부광산안전사무소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강릉경찰서 등 3개 기관에 소속된 12명이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 국책 연구 기관인 지질자원연구원들은 종합적인 의견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진이 동부광산안전사무소에 광산 붕괴의 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을 때에도, 이들은 지질자원연구원의 참여를 거론하며 조사 결과의 전문성을 강조했습니다.
취재진은 정부 합동 조사단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을 어렵게 연락해, 당시 상황을 확인해 봤습니다.
지금은 사고 조사에 참여했던 3명 가운데 2명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떠났고, 1명만 남아 있었습니다.
정부 합동 조사단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 연구원은 조사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사고 현장을 직접 보지도 않았다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습니다.
이런 사실을 정부 합동 조사단을 주관한 동부광산안전사무소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동부광산안전사무소에 몇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지금까지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광산보안법 규정 위반 의혹
사고 광산에서는 안전 관리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취재진은 사고 발생 이전, 광산의 채광 작업 사진을 입수했습니다.
대부분의 시멘트 광산은 산림 복구와 안전을 고려해 통상적으로 계단식으로 채광해, 광산 경사가 완만합니다.
하지만, 사고 광산은 석회석을 캐던 가운데 부분이 아주 가파르게 깎여 있었습니다.
당시 라파즈한라시멘트 현장 관계자는 "처음 시작할 때는 계단식으로 했지만 석회석을 끝까지 파다보니 밑 부분이 지탱하지 못해서 위에서 너무 하중을 받아 붕괴된 줄 안다, 우리 과실이라 인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광산보안법은 안전을 위한 적절한 계단과 경사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고 광산은 이를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 당일, 비까지 내려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라파즈한라시멘트 현장 관계자는 "계단을 유지하면서 채굴했다면 이런 사태는 없었을 것이고, 상부의 응력이 작용해서 그 부분을 치고 나옴으로 인해가지고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자연재해로 연결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데도 당시 시멘트회사 측 관계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광산 사고 원인과 광산 안전 관리에 갖가지 의혹이 있었지만, 사고 수습은 그대로 마무리됐습니다.
#라파즈한라시멘트 보험 차익 218억 원
라파즈한라시멘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재해복구비로 221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같은 기간 보험 차익으로 218억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전이 사고로 망가진 송전탑 피해액 37억 원을 물어 달라며,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도, 시멘트 회사 측은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법원이 자연 재해였다는 이유로 강제 조정을 거쳐 13억 원만 지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사고 원인이 자연 재해로 결론나면서, 라파즈 한라시멘트는 큰 손해를 줄이고, 보험금으로 사고를 수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멘트 회사 발주 보고서 그대로 인용한 합동조사단 보고서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아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사고 발생 이후인 2014년에 발표된 한 논문이 정부 합동 조사단의 결과 보고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광산 붕괴 사고 이후, 정부 합동 조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라파즈 한라시멘트도 광산 붕괴 사고의 원인을 밝히려고 1억 2천만 원을 들여 연구 용역을 의뢰했습니다.
이 용역을 수행한 강원대 이 모 교수는 연구 보고서를 납품한 뒤 2년 후, 라파즈 한라시멘트 직원과 함께 요약본을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취재진은 끈질긴 노력 끝에 이 논문을 확보해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이 논문의 내용이 정부 합동 조사단의 결과 보고서와 대부분 일치했습니다.
이 교수의 논문 273쪽의 결론에 '단층대로서 깊은 풍화대 발달'과 '파쇄대', '단층대를 따라 발달하고 있는 석회암 공동'이 나오는데 정부 합동 조사단 결과 보고서에도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정부 합동 조사단이 라파즈 한라시멘트의 의뢰로 작성된 연구 용역 보고서를 거의 인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듭니다.
▶ 기사 영상보기 [뉴스토크 말쌈+] 강릉 옥계 라파즈한라시멘트 광산 붕괴 사고 의혹
이들은 6년 전 발생한 강릉 옥계 라파즈 한라 시멘트 광산 붕괴 사고의 원인을 다시 조사해 달라고 관계기관에 요구했습니다.
사고 발생 당시, 정부 합동 조사단은 사고 원인을 자연 재해로 판단했지만, 최근 발견된 자료에서
이를 뒤집는 사실들이 발견됐다며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문영 강릉시민행동 대표는 "그동안 축소, 은폐, 비호돼 왔던 의혹들이 바르게 밝혀질 수 있도록 감사원 공익 감사 청구와는 별도로 청와대 국민 청원을 준비하고 있으며 아울러 대검찰청에도 진정서를 제출해 다시 한번 제대로 된 수사를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광산 붕괴 원인은 인재다"
같은 사고를 두고 사고 발생 당시에 산림청이 작성한 자료는 정부 합동 조사와 전혀 달랐습니다.
산림청이 전문가 집단과 현장 토론을 거쳐 작성한 자료에는 자연재해로 인한 산사태라기 보다는, 불안정한 사면을 보강하지 않아 붕괴된 인위적 피해로 판단된다고 돼있습니다.
자료 작성에 참여한 전문가 10명 모두, 자연적 요인이 아닌 인위적 요인에 의한 붕괴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자료의 내용은 정부 합동 조사 결과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현장 하청 노동자 4명 사상
2012년 8월 23일 저녁 6시 40분.
석회석 광산에서 토석 3백만 톤 가량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 사고로 현장 노동자 4명이 돌더미에 묻혔고, 이 가운데 2명만 구조됐습니다.
나머지 2명 중에 1명은 숨진 채 발견됐고, 1명은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수백만 톤의 토석 사이에서 58살 김 모 씨가 타고 있던 착암기는 갈갈이 찢긴 채 발견됐습니다.
김 씨 것으로 보이는 장화 한 쪽과 시신 일부도 수습됐습니다.
동해와 신제천을 잇는 345kV 송전철탑 1개가 넘어지면서, 전력선 540m가 훼손됐고, 한전은 37억 원의 피해를 입었습니다.
사고가 나자 라파즈 한라 시멘트는 중장비를 동원해 구조 작업에 들어갔지만, 구조 작업은 보름만에 안전상의 이유로 중단됐습니다.
가장을 잃은 가족들이 하소연 해봤지만 구조 작업은 결국 중단됐습니다.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자연재해?
광산 사고가 나자, 한 달 뒤인 9월,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합동조사단이 꾸려집니다.
합동조사단은 동부광산안전사무소 직원 3명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박사 3명, 강릉경찰서 6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들은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각종 자료를 분석했는데, 한국지질자원연구원들이 종합적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사면 붕괴가 채광작업에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채광이 끝난지 10년이 넘었고, 사고를 유발한 단층이 광산구역 밖에 있어 붕괴와 채광작업 관련성은 향후 조사 결과를 검토해야 한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해 10월 12명의 합동조사단은 2차 조사로 광산 토양 시추와 지질 용역 자료를 확인했습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검토의견을 냈는데, "붕괴 원인으로 단층으로 인한 깊은 풍화대와 파쇄대의 발달, 강우에 의한 간극수압의 증가, 단층대를 따라 불규칙하게 발달하고 있는 석회암 공동 등 지질 구조적인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 자연재해"로 판단했습니다.
동부광산안전사무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광산 바깥구역에 대규모 단층대가 있었는데 그게 오랜 시간이 지나다보니까 풍화작용으로 인해서 암반이 불안전한 상태에서 밑에 공동이 있어서 암반이 지지를 못하니까 무너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장 하청 노동자 1명 실종된 채 종결
시멘트 회사는 유가족과는 협상을 통해 3억 원, 실종자 가족과는 협상이 어려움을 겪다가 2015년에 12억 원을 보상했습니다.
라파즈 한라 시멘트는 사고가 난 2012년 8월부터 11월까지 1차 복구 작업을 시작했다 잠정 중단했고, 2013년 4월 다시 복구작업을 시작해 2015년 4월까지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여기에 무려 230억 원이라는 돈이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수색 작업은 계속되지 못했고, 결국 실종자는 찾지 못했습니다.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광산 붕괴 사고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큰 사고였지만, 사법 처리 결과는 석연치 않았습니다.
사고 원인이 자연 재해로 결론나면서, 라파즈 한라시멘트는 사법 처리 대상에서 아예 빠져 버렸습니다.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안전관리자에 대한 사법 처리는 최종적으로 "기소 유예"였습니다.
검찰은 안전관리자의 광산보안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이런 혐의와 붕괴 사고에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기소유예 처리한 것입니다.
#10년 전에 채광이 끝났다?
정부 합동 조사단은 광산 붕괴의 원인을 자연재해로 결론지었습니다.
그러면서 채광이 끝난 지 이미 10년 이상 지나, 채광이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사고 현장 작업자들의 얘기는 달랐습니다.
작업자들은 사고 당일에도 이 광산에서 석회석을 캐서 운반하는 작업으로 분주했다고 말합니다.
#단층과 강우에 의한 슬라이딩?
합동 조사단은 또 하나의 사고 원인을 단층과 지하 수압, 빈 공간인 공동 등 지질 구조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동굴 구조의 석회암 공동이 무너진 게 가장 큰 사고원인이 되었고, 실종자 1명도 여기에 빠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동부광산안전사무고 관계자는 "채광장 외부에 발달한 단층으로 인한 깊은 풍화대 및 파쇄대의 발달, 강우에 의한 간극수압의 증가, 단층대를 따라 불규칙하게 발달하고 있는 석회암 공동 등 지질 구조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 자연 재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사고 원인이 '자연재해'라는 정부 합동 조사단의 결론에 여러가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지난 2001년에 작성된 한 논문을 입수했습니다.
강원대 임한욱 교수팀이 사고 광산의 안정성을 연구한 논문입니다.
임 교수팀은 이 논문에서 사고가 난 철탑 부근은 빗물 침투나 대형 중장비 이동, 발파 진동 등으로 붕괴 위험이 있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미 10여년 전에 붕괴 위험을 예측한 겁니다.
임 교수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광산의 채굴 경사를 낮추고, 광산 안에 있던 송전탑도 옮길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시멘트 회사는 막대한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동(동굴)은 절대 있을 수 없다
취재진은 시멘트 회사 측이 광산 붕괴의 위험성을 미리 알고 있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광산 관계자를 수소문했습니다.
그리고 어렵사리 오랫동안 광산에서 일한 핵심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에게서 뜻밖의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2001년에 사고 위험이 예견됐고, 시멘트 회사 측은 지속적으로 슬라이딩 방지를 위한 작업을 하는 등 안전 점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핵심 관계자는 석회암 공동에 대해서도 결코 있을 수 없는 지질 구조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사고는 슬라이딩에 의한 것이며, 지금도 어딘가에 실종자가 묻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석회암 공동이 결정적 원인?
정부 합동 조사단은 결정적인 광산 붕괴의 원인이 단층대를 따라 불규칙하게 발달한 석회암 공동 등의 지질 구조적인 요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반론이 적지 않습니다.
합동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본 다른 전문가들은 석회암 공동이 생길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교수는 "석회암 동공에 의해서 무너졌다 한다면 석회암 공동의 존재를 밝혔어야 한다. 그런데 전기 비저항 탐사까지 했는데 공동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고 당시 현장 관계자들도 석회암 공동의 존재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광산에 작은 석회암 공동이 있기는 하지만, 중장비나 사람이 빠져서 찾지 못할 정도의 큰 공동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화강암 암반으로된 하부지역이기 때문에 공동이 발달할 수가 없고, 장비가 그쪽으로 빨려들어갔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이야기이며, (복구)작업을 하면서 대규모 공동이라든지 이러한 흔적은 보질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지질자원연구원 참여 미흡, 합동조사 결과 신뢰도 하락
정부 합동 조사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조사 결과 보고서에는 동부광산안전사무소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강릉경찰서 등 3개 기관에 소속된 12명이 참여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특히, 국책 연구 기관인 지질자원연구원들은 종합적인 의견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취재진이 동부광산안전사무소에 광산 붕괴의 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을 때에도, 이들은 지질자원연구원의 참여를 거론하며 조사 결과의 전문성을 강조했습니다.
취재진은 정부 합동 조사단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을 어렵게 연락해, 당시 상황을 확인해 봤습니다.
지금은 사고 조사에 참여했던 3명 가운데 2명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을 떠났고, 1명만 남아 있었습니다.
정부 합동 조사단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 연구원은 조사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고, 사고 현장을 직접 보지도 않았다는 의외의 대답을 내놨습니다.
이런 사실을 정부 합동 조사단을 주관한 동부광산안전사무소에 다시 확인했습니다.
동부광산안전사무소에 몇 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지금까지 명확한 답변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광산보안법 규정 위반 의혹
사고 광산에서는 안전 관리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MBC취재진은 사고 발생 이전, 광산의 채광 작업 사진을 입수했습니다.
대부분의 시멘트 광산은 산림 복구와 안전을 고려해 통상적으로 계단식으로 채광해, 광산 경사가 완만합니다.
하지만, 사고 광산은 석회석을 캐던 가운데 부분이 아주 가파르게 깎여 있었습니다.
당시 라파즈한라시멘트 현장 관계자는 "처음 시작할 때는 계단식으로 했지만 석회석을 끝까지 파다보니 밑 부분이 지탱하지 못해서 위에서 너무 하중을 받아 붕괴된 줄 안다, 우리 과실이라 인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광산보안법은 안전을 위한 적절한 계단과 경사를 유지하도록 하고 있지만, 사고 광산은 이를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고 당일, 비까지 내려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보입니다.
라파즈한라시멘트 현장 관계자는 "계단을 유지하면서 채굴했다면 이런 사태는 없었을 것이고, 상부의 응력이 작용해서 그 부분을 치고 나옴으로 인해가지고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자연재해로 연결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데도 당시 시멘트회사 측 관계자들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광산 사고 원인과 광산 안전 관리에 갖가지 의혹이 있었지만, 사고 수습은 그대로 마무리됐습니다.
#라파즈한라시멘트 보험 차익 218억 원
라파즈한라시멘트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재해복구비로 221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같은 기간 보험 차익으로 218억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전이 사고로 망가진 송전탑 피해액 37억 원을 물어 달라며,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도, 시멘트 회사 측은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법원이 자연 재해였다는 이유로 강제 조정을 거쳐 13억 원만 지급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사고 원인이 자연 재해로 결론나면서, 라파즈 한라시멘트는 큰 손해를 줄이고, 보험금으로 사고를 수습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멘트 회사 발주 보고서 그대로 인용한 합동조사단 보고서
취재진은 취재 과정에서 아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사고 발생 이후인 2014년에 발표된 한 논문이 정부 합동 조사단의 결과 보고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광산 붕괴 사고 이후, 정부 합동 조사가 진행되고 있을 때, 라파즈 한라시멘트도 광산 붕괴 사고의 원인을 밝히려고 1억 2천만 원을 들여 연구 용역을 의뢰했습니다.
이 용역을 수행한 강원대 이 모 교수는 연구 보고서를 납품한 뒤 2년 후, 라파즈 한라시멘트 직원과 함께 요약본을 논문으로 발표했습니다.
취재진은 끈질긴 노력 끝에 이 논문을 확보해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이 논문의 내용이 정부 합동 조사단의 결과 보고서와 대부분 일치했습니다.
이 교수의 논문 273쪽의 결론에 '단층대로서 깊은 풍화대 발달'과 '파쇄대', '단층대를 따라 발달하고 있는 석회암 공동'이 나오는데 정부 합동 조사단 결과 보고서에도 그대로 적혀
있습니다.
정부 합동 조사단이 라파즈 한라시멘트의 의뢰로 작성된 연구 용역 보고서를 거의 인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마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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