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략무기인가 전술무기인가?>
전략무기는 보통 전쟁의 판도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무기를 의미하며, 대표적인 것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핵무기 등입니다. 단거리 미사일, 특히 사거리가 300Km 미만의 소형 미사일은 보통 전술무기로 분류됩니다.
국방부는 전략무기가 아니라 전술무기 시험단계라고 분석했습니다.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었습니다.
1) 전략무기였다면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이 참석했을 텐데, 박정천 포병국장이 참석했다.
2) 도발의도라기보다는 화력 타격 훈련이라고 본다. 새벽에 알려지지 않은 곳이나 도로 위에서 발사한 게 아니라, 오전 9시 개방된 장소에서 훈련 중 발사했다.
3) 예전에는 전략무기를 한가지 종류로 발사했는데, 이번에는 방사포 등 여러가지를 섞어서 발사하며 훈련했다.
즉 이런 설명을 종합하면, 이번 발사는 기존의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가 아니라 단거리 화력 타격 훈련의 일환이었다는 겁니다.
보고를 받은 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처음에는 "단거리 미사일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가, 나중에 따로 보도자료를 내 "북한이 여러 종류 발사체를 섞어 쐈기 때문에 어느 것이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특정하기 어렵다는 뜻이지, 단거리 미사일이 전혀 아니라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정정했습니다.
안규백 위원장은 "보통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하면 사거리가 1천㎞ 이내, 중거리는 3천-5천Km, 장거리는 5천Km 이상인데,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것은 사거리가 200㎞ 언저리였다"고 했습니다.
미사일 분류체계에서 보통 사거리 300Km 이하는 단거리탄도미사일(SRBM)과 별도로 전술탄도미사일(TBM)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국방부 보고 취지는 전략무기가 아니라 전술무기로 볼 수 있다는 뜻이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 내부 강경파 달래기?>
북한은 4일 발사 훈련을 다음날 곧바로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국방부는 "한국과 미국에 시그널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것과 동시에 북한 내 군부 등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체제를 결속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겁니다.
북미 협상과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 북한 내부에도 불만이 있습니다. 군부를 비롯한 강경파들은 북한이 한국 정부에 끌려다니다 섣불리 영변 카드를 내주었고, 그래서 하노이 회담에서 당했다는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발사체 훈련은 이런 군부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동시에 미국과 한국에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려는 의도였다는 게 우리 정부의 시각으로 보입니다.
국방부는 이번 발사가 '남북 9.19 군사합의'의 구체적 조항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긴장고조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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