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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나세웅, 이정은, 최훈

방사능 후쿠시마와 서울이 비슷? 일본의 교묘한 여론전

방사능 후쿠시마와 서울이 비슷? 일본의 교묘한 여론전
입력 2019-09-26 18:50 | 수정 2019-09-27 17:57
방사능 후쿠시마와 서울이 비슷 일본의 교묘한 여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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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주한일본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과 후쿠시마, 도쿄의 대기중 방사선량을 매일 비교해 올리고 있습니다. 오늘도 12시 기준으로 수치를 새로 게시했는데, 서울의 방사선량은 시간당 0.120 마이크로시버트로, 0.037인 도쿄의 3배에 이르고, 0.133을 기록한 후쿠시마와도 큰 차이가 없습니다.

    일본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겠다", "일본의 방사선량에 대한 한국 국민 여러분의 이해가 깊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 "내가 지시했다"

    일본의 이같은 여론전은 지난 24일부터 시작됐습니다.

    고노 다로 전 일본 외무상이 지시했습니다.

    최근 방위상으로 자리를 옳긴 고노 다로는 트위터에 "내가 외무상 때 지시했다.

    한국에서 일본의 방사선량에 관심이 높아져서 대응한다"고 자랑했습니다.

    답글에는 "가려운 곳을 긁어준 느낌이다.", "꼭 세계에 알려 달라"는 반응이 달렸고, 초췌한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역시 위험하다"고 비난하는 글도 있습니다. 일본의 이같은 여론전은 한국 정부가 지난주 IAEA 총회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제기한데 대한 대응으로 보입니다.

    오염수 문제에는 제대로 답하지 않고, 지형이나 날씨에 따라 변동이 큰 대기중 방사능 수치로 대응한 겁니다.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아베 총리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후쿠시마 재건 여론전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이런 비교 수치 믿을만 한가?

    그렇다면 일본이 공개한 이 수치는 믿을만할까요? 전문가들은 한마디로 어이없다는 반응입니다.

    같은 후쿠시마현 안에서도 방사능 수치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이달초 MBC 취재진이 직접 일본 후쿠시마 인근 나미에 지역에서 방사능을 측정했는데,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2.6마이크로시버트, 차에서 내리면 6을 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일본이 공개한 후쿠시마 방사능 수치는 0.133입니다.

    높은 지역 수치는 빼고 수치가 낮은 도심지역 측정치를 공개한 겁니다.

    콘크리트로 덮여 있는 도시에선 방사능 물질이 빗물에 쓸려 내려가 수치가 낮게 나옵니다.

    반면 산이나 들, 강과 토양엔 방사능 물질이 여전히 쌓여있고 제거도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후쿠시마와 서울의 대기중 수치만을 비교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여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는 오늘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지도를 제작해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특위가 공개한 지도는 원전 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정도를 측정하는 일본 시민단체 '모두의 데이터' 자료를 근거로 작성했습니다.

    2020년 도쿄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미야기 스타디움, 후쿠시마 아즈마 스타디움 등이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방사능이 도쿄의 3배?

    그렇다면 도쿄보다 서울의 방사능 수치가 높은 이유는 뭘까?

    화강암때문입니다.

    한국은 화강암 지대가 많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도 암반에서 방사선이 나옵니다.

    하지만 자연 방사능은 수치도 높지 않을뿐더러 인위적으로 줄일 방법이 없기 때문에 보통 인공 방사능과는 별개로 판단합니다.

    반면 도쿄의 경우 지역에 따라 서울보다 많게는 10배에서 100배까지 토양이 오염돼 있지만, 대기 방사능 수치엔 이런 영향까진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습니다.

    일본이 토양이나 수질 방사능 오염은 쏙 빼놓고, 대기 방사능 수치만 공개한 것도 이런 이유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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