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방통] 김정은 참수? 美 국방부 "한국 보도 터무니없다"

김정은 참수작전 훈련 영상 공개?

지난 19일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공식 트위터에 한국과 미군 특전 대원들이 함께 훈련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미 국방부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훈련 영상도 추가로 공개됐습니다.

▶ 관련 영상 보기 : https://www.youtube.com/watch?v=t1Jaxmuja50

영상에서 한미 특전대원들은 개인 화기로 무장한 채 건물 안으로 뛰어들어가, 곳곳을 수색했습니다. 갑자기 북한군복을 입은 가상 적군, 즉 대항군이 등장하자 '뱅뱅뱅' 소리를 내며 사살하기도 했습니다. 뒤 이어 흰색 옷을 입은 인물을 앞뒤로 호위한 채 특전대원들이 나왔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 국내 언론은 북한군 부대에 침투해, 북한 주요 인물을 생포하는 훈련을 했다는 추측성 보도를 했습니다. 흰색 옷을 입은 인물이 뒤로 손이 묶인 듯한 사진이 포함된 탓에, 이른바 '참수 작전'이 아니냐는 의견도 덧붙었습니다. 북한 수뇌부에 대해, 언제든 우리 군이 생포할 수 있다는 위협 메시지를 보냈다는 취지입니다.

"생포 아니라 구출 훈련"

그러나, 특전사 훈련 과정을 잘 아는 군 소식통들의 설명은 달랐습니다. '생포' 훈련이 아닌 '구출' 훈련으로 보인다는 것입니다. 북한에 침투해 북한 인물을 생포해오는 훈련이 아니라, 우리 측 인사를 납치, 구금한 적군을 소탕하고 납치된 주요 인물을 구출하는 작전이라는 의미입니다. 생포 작전이라면 대상 인물의 저항을 막고 이동 동선을 노출하기 위해 두건을 씌우고 제압해야 합니다. 하지만, 공개된 훈련 사진 속 인물은 두건 없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손목이 포박돼 있는 것도 실전과 같이 훈련한다는 특전사령부의 원칙에 따라 대항군이 묶었을 가능성 크다고 봤습니다. 같은 사진으로 정 반대의 해석이 나온 셈입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방부가 공식 입장까지 내놓고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일부 한국 언론이 "북한군에 대한 가상 습격훈련"이라고 분석한 데 대해 "터무니없고 위험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 군산 공동기지 등에서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공동훈련 영상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삭제한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한 VOA의 질문에 "이런 보도는 잘못됐을 뿐 아니라 무책임하고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국방부가 직접 작성한 훈련 사진 소개에는 이렇게 돼있습니다. "한국군과 미군의 정례 훈련의 일환으로 지난달 11일 군산 기지에서 근접 전투 훈련을 벌였다." 다른 훈련 영상에는 적진의 주요 건물을 감시, 정찰하는 훈련과 수송 헬기로 공중에서 침투하는 공중 강하 훈련이 담겨 있습니다. 특전 대원들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통상적인 훈련입니다.

긴장은 커지고 있지만 "해법은 외교적 해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수뇌부를 겨냥한 '참수작전'아니냐는 해석까지 이르게 된 데에는 긴장감 높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초 도발을 암시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거론하며 미국을 압박했던 북한은 미국의 공개 대화제안에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고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주문했습니다.

이에 대한 미국 국방부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주 이렇게 말했습니다.

"외교적 해결이 한반도 비핵화의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미군의 기능은 첫째, 오늘 밤 싸워도 이길 수 있도록 최고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둘째, 외교관들이 외교적 경로를 밟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방점은 아직 외교적 해결에 있습니다. 이번 훈련도 준비태세를 유지하는, 일상적인 군 활동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