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사회
기자이미지 이문현, 이기주, 박윤수

[단독풀영상] 자금세탁과 3백억…버닝썬 '린 사모'의 실체는?

[단독풀영상] 자금세탁과 3백억…버닝썬 '린 사모'의 실체는?
입력 2019-03-28 10:33 | 수정 2019-03-28 14:13
재생목록
    ◀ 앵커 ▶

    지금부터는 '클럽 버닝썬 게이트' 관련해 MBC가 그동안 취재한 내용, 집중 보도해드립니다.

    오늘 저희가 집중하는 인물은 바로 버닝썬에 거액을 투자한 타이완 여성, 린 사모입니다.

    그저 승리의 빅팬이라서 버닝썬에 거액을 투자했다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서 저희가 취재해보니 다른 이유가 확인됐습니다.

    바로 대포통장을 이용한 돈세탁이었습니다.

    먼저 이문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해 12월 클럽 버닝썬에서 열린 가수 승리의 생일파티.

    파티에 온 게 고맙다며 승리가 수차례 부른 여성,

    "우리 린 사모님, 린 사모님…정말 감사하고요."

    타이완 투자가 림 모 씨, 일명 '린 사모'입니다.

    린 사모는 버닝썬 초기 투자금 24억 5천만 원 가운데 10억 원을 투자해 40%를 부담했고, 현재는 버닝썬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린 사모는 왜 버닝썬에 투자했을까요.

    이건, 린 사모에게 돈이 흘러들어 가는 데 사용됐던 대포통장 사본인데, 버닝썬을 통한 수상한 돈의 흐름이 곳곳에서 발견됩니다.

    대포통장이란 남의 명의로 된 은행통장입니다.

    MBC 취재결과 린 사모는 자신의 자금 관리책 안 모 씨 지인들의 통장계좌번호를 대포통장으로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작년 8월 중순, 2천 5백여만 원이 이중 하나의 대포통장에 입금됐습니다.

    돈을 보낸 곳은 '주식회사 버닝썬'.

    [피해자 A/대포통장 주인]
    "(린 사모 측이) '통장이 필요하다, 돈을 넣을 테니까, 네가 빼 줘라'…액수를 얘기한 것도 아니고, 어디서 (돈이) 들어올 건지조차 얘기 안 하고, 그냥 돈이 들어갈 거다…"

    통장 주인 A 씨는 이 돈을 출금해 린 사모의 측근에게 현금다발로 전달했습니다.

    [피해자 A/대포통장 주인]
    "계좌번호를 줬죠. (그 돈이 들어오면 어떻게 전달해 달라고 하던가요?) '만나서 달라' 했죠."

    이 통장에서만 4차례에 걸쳐 4천여만 원의 돈이 세탁됐습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린 사모는 버닝썬에서 술을 마시면서 주문한 술값의 2∼3배에 달하는 금액을 결제한 뒤, 나중에 대포통장을 통해 차액을 돌려받았습니다.

    [린 사모 지인]
    "'2천만 원 세트를 시킬 테니까 내가 6천만 원 보낼 테니까 4천만 원 다시 보내'…돈세탁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린 사모 측은 대포통장을 빌려준 계좌 주인들을 버닝썬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MD'로 등록을 시켰습니다.

    실제로 일하지 않는 유령 MD들인 겁니다.

    이 같은 방식은 버닝썬과 린 사모, 모두에게 남는 장사였습니다.

    버닝썬은 유령 MD들에게 수수료를 준 것처럼 꾸며 인건비 지출을 늘려 세금을 줄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피해자/대포통장 주인]
    "(버닝썬) MD로 (등록) 했으니까, 술 파는 걸 갖고 수수료 같은 걸 받은 거다…이렇게 얘기하면 된다고…"

    린 사모는 대포통장을 통해 되돌려받은 현금을 세무당국의 추적이 불가능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김도균/세무사]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자금을 분산 입금을 통해서 그 계좌의 흐름을 추적하기 힘들 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됩니다.)"

    지금까지 파악한 린 사모의 대포통장 모집책은 2명, 대여자는 최소 7명입니다.

    취재진은 확보한 대포통장을 계좌주인들의 동의를 받아 경찰에 제출하고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

    ◀ 앵커 ▶

    이 수상한 린 사모는 대체 어떤 인물일까요?

    "범죄 조직 삼합회에 연루됐다" 혹은 홍콩 카지노 재벌의 부인이다" 각종 설이 난무합니다.

    MBC 확인 결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린 사모의 정체, 이기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클럽에 올 때마다 수 천만 원에서 수 억 원씩 쓰는 린 사모.

    버닝썬 직원들 사이에선 유명인사가 된 지 오랩니다.

    [전직 버닝썬 MD]
    "린 사모님은 적게 써도 4~5천이고요. 많게 쓰면 1억 이상이고요. 한꺼번에 2억 '만수르세트' 나간다고 해서 그날도, 그 테이블도 린 사모의 지인이었고…대만 재벌이라고 들었어요."

    하지만 린 사모를 잘 아는 지인들은 "알려진 바와는 달리 린 사모가 홍콩 카지노 재벌 선시티 그룹과 관련 없는 인물"이라고 말합니다.

    수사당국도 "한 방송프로그램이 제기한 린 사모와 중국 범죄조직 삼합회 간의 연루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방송에서 삼합회 조직원들로 지목된 린 사모 주변 남성들 역시 대부분 린 사모 금고지기의 지인인 한국인들로 확인됐습니다.

    [린 사모 금고지기]
    ("삼합회라고 하고?")
    "절대 아닙니다. 앞뒤 다 자르고 그렇게 방송 나간 것도 너무 웃기고, 일단은 제가 지금 변호사 선임했거든요."

    린 사모가 타이완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부를 축적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7월 타이완의 한 잡지가 린 사모를 인터뷰했는데, 여기에서도 '명품을 수집하는 신비의 VIP'라고만 묘사됐습니다.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재력의 소유자 린 사모는 명품뿐 아니라 승리와 지드래곤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졌습니다.

    [린 사모 지인]
    "샤넬인가 루이비통인가, VIP들만 모이는 그런 게(행사) 있었나 봐요. 처음에. 그래서 거기서 (승리를) 처음 만났다고 얘기 들었어요."

    이후 린 사모는 예치금 5억 원을 내고 공익사업투자이민자 비자를 받은 뒤 가족들과 함께 한국을 자유롭게 드나들었습니다.

    자신의 딸을 데려와 한국 연예인들을 소개시켜주고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버닝썬과 고급 부동산 등 한국에 대한 수백억 원대의 투자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MBC뉴스 이기주입니다.

    =====================================

    ◀ 앵커 ▶

    사실 취재를 하면 할수록 수상한 구석이 더 많아지는 인물이 린 사모입니다.

    이렇게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린 사모.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최고가 부동산만 골라서 수집하듯 사들인 것도 확인됐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것만 수백억 원대입니다.

    그런데 린 사모는 국내에 현금을 반입한 기록이 없습니다.

    그러면 어디에서 이런 거액이 나왔을까요?

    박윤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롯데월드타워 고층부에 있는 펜트하우스입니다.

    3.3제곱미터 당 분양가가 최고 1억 3천만 원에 달합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을 비롯한 국내외 부호들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0월, 린사모는 이 건물의 68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 한 채를 구입했습니다.

    구매가는 240억 원.

    [부동산 중개법인 관계자]
    "작년에 마지막으로 거래된 게 대만 분이 240억 원에 계약하셨다고 하더라고요."

    린사모와 일했던 직원은 계약 당일 롯데측 직원들까지 나와 린사모를 수행했다고 기억했습니다.

    [린 사모 지인]
    "(롯데) 시그니엘 도착해서 롯데 직원들이 나와서 대만 분들 다 내려서 들어가는 걸 봤죠."

    서울 성수동에 있는 최고급 주상복합 건물 갤러리아포레.

    린사모는 2017년 1월 이곳 주택 한 채를 38억 원에 매입했습니다.

    그룹 '빅뱅'의 팬인 린사모는 빅뱅 멤버인 GD의 집이 같은 층에 있다는 걸 알고 사버렸는데, 정작 집에 들어가 산 적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린 사모 지인]
    "(린 사모가 매입한 집이) GD 앞 집이에요, 바로. 그건 이제 계속 썩혀두고 있었어요."

    실거래가가 40억원이 넘는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아파트 한 채도 린사모 소유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부동산 세 곳과 버닝썬 투자금 10억 원,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투자까지 더하면 린사모의 국내 투자금은 3백억 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돈은 어디서 나온 걸까.

    MBC 취재 결과, 린사모는 관세청에 한번도 현금 반입을 신고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린사모가 지난해 7월 서울 강남에 수상한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등기부 등본상의 회사이름은 WXB.

    린사모가 대표이사, 금고지기 안 모 씨가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습니다.

    회사를 찾아갔습니다.

    그 흔한 안내판도 없이 문은 굳게 잠겨 있습니다.

    "계십니까?"

    전기요금 9천 7백 원을 내라는 종이가 붙어 있었는데, 건물 주인조차 뭐하는 회사인지 모른다고 말합니다.

    [건물 주인]
    "거기가 뭐 하는 회사입니까, WXB가?"
    ("선생님도 모르세요?")
    "난 WXB라는 건 아는데, 거기가 뭐 하는 회사인지 자세히 모르겠어요."

    WXB는 자본금 5백만 원짜리 페이퍼 컴퍼니로 린사모가 해외자금을 반입하기 위해 만든 회사였습니다.

    [린 사모 지인]
    "(금고지기 안 씨가) 투자 명목으로 회사를 세운다 그랬어요. 자기네들이 중국에서나 다른 나라에서 한국으로 돈을 갖고 오기 위해서는 그런 투자회사가 하나 있어야…"

    린사모의 국내투자금 중 상당 부분이 WXB를 통해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WXB를 통해 들여온 자금이 정확히 얼마인지, 이 과정에서 탈세 등 불법행위는 없었는지 수사당국이 가려내야 합니다.

    베일에 싸여있던 린사모의 행적들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린사모는 '버닝썬 게이트'가 터진 지난달, 급히 한국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MBC뉴스 박윤수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인기 키워드

        취재플러스

              14F

                엠빅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