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 화이자가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현지시간 5일 미국 CN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화이자는 독일 제약사와 함께 백신 후보 BNT162에 대해 미국 내에서 성인 최대 360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앞서 미국 존슨앤드존슨도 오는 9월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 들어가 내년 1분기에 비상용 백신 공급 목표를 세웠고, 바이오업체 모니타도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2단계 임상시험 준비에 착수했습니다.
이른바 '초고속 작전'을 통해 내년 1월까지 3억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의 코로나19 백신을 비축하겠다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프로젝트에 따른 것입니다. 한국도 백신개발 착수, 임상시험은 언제부터?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의 백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속도전'을 주문한 이후 국유 기업과 연구소는 물론 인민해방군 연구진까지 투입됐습니다. 중국에선 현재 백신 3종이 모두 2차 임상시험에 돌입한 상태로 알려졌습니다.
상대적으로 더디지만 국내에서도 SK바이오사이언스, GC녹십자 등이 백신 개발에 나서고 있고, 오늘(6일)은 바이오업체 제넥신이 코로나19 예방용 DNA 백신 개발에 진전이 있다고 밝히면서 '첫 국산 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제넥신은 DNA 백신 'GX-19'를 투여한 원숭이에서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 생성을 확인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속 승인이 이뤄지면 다음달 임상시험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사회, 코로나 백신 기금 10조원 서약
이처럼 전 세계가 코로나19 사태의 근본 해결을 위한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현지시간 4일 개최된 '코로나19 국제적 대응 약속 온라인 회의'에서는 '자국 우선주의'의 미국과, 안보 문제로 유럽연합과 마찰을 빚고 있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의 각국 지도자들이 74억 유로, 우리 돈 약 10조 원의 국제기금을 모으기로 약속했습니다. 목표액 가운데 40억 유로는 백신 개발에, 20억 유로는 치료제에, 15억 유로 가량은 진단 부문에 쓰일 예정입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의 전례없는 연대와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백신 개발에 통상 5~10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할 때 지나친 낙관론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백신 개발에 통상 5~10년…낙관론은 성급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한 백신과 달리 코로나19 치료제는 현지시간 지난 1일 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렘데시비르'에 대한 긴급사용을 승인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제약사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해왔던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에 대해 회복 기간을 31%, 평균적으로 4일 정도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긴급사용 승인은 정식 사용허가와는 다르지만 처방은 가능하기 때문에 길리어드는 일단 렘데시비르를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대도시와 증세가 심각한 환자가 있는 병원 중환자실을 중심으로 우선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방역당국 "렘데시비르, 제2타미플루 아냐"
우리 방역당국도 FDA의 렘데시비르 긴급사용 승인 직후 "효과가 입증되면 특례수입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렘데시비르가 "'신종플루' 유행 당시 타미플루처럼 모든 환자에 투약해 전파력을 낮추는 수준의 의미는 아닌 것으로 파악한다"며,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어서 유효성에 대해서도 전문가 판단을 구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도 나타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도 길리어드에서 신청한 관련 임상시험 3건이 진행되고 있어, 방역당국은 여기서 도출되는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논의를 거쳐 특례수입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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