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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기자이미지 박종욱

[알려줘! 경제] "띄울수록 손해인데…손님도 없는 국제선 재개 왜?"

[알려줘! 경제] "띄울수록 손해인데…손님도 없는 국제선 재개 왜?"
입력 2020-05-29 09:56 | 수정 2020-05-2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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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줘! 경제] "띄울수록 손해인데…손님도 없는 국제선 재개 왜?"
    코로나19로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습니다. 항공편이 꼭 필요했던 사람들에게는 기다리던 소식일 겁니다. 반면 여전히 코로19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우려의 목소리도 있을 것 같습니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에선 더 이상 비행기를 놀리고 있을 수만은 없었을 겁니다. 화물 운임이 크게 오른 건 나름 긍정적 요소지만, 그렇다고 여객 수요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해 속내는 여전히 복잡해 보입니다.

    대한항공 국제선 두 배로…LCC도 재개

    대한항공은 6월에는 13개 국제선 노선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국제선 110개 노선 중 10%정도만 운행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우선 미주에서 워싱턴, 시카고, 시애틀, 토론토, 밴쿠버 노선이 재개되고, 프랑크푸르트와 암스테르담 길도 다시 열립니다. 아시아 지역은 타이페이,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하노이, 양곤이 재개되는 노선입니다.

    기존 운항 노선도 증편이 이뤄져, 6월부터는 모두 25개 노선에서, 주당 115회 국제선이 운항하게 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시애틀과 시드니, 싱가포르 노선이 추가돼 모두 17개 노선, 주당 61회 운항이 이뤄질 예정입니다.

    저비용항공사도 오랜만에 국제선 운항을 재개합니다.

    제주항공은 현재 운항 중인 웨이하이, 나리타, 오사카 등 3개 노선에 더해 마닐라 노선을 다음달 다시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진에어도 방콕, 하노이, 타이베이, 나리타, 오사카 등 5개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고, 에어부산은 7월부터 부산에서 홍콩, 마카오로 비행기를 띄웁니다.

    다만 당초 재개 계획에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노선은 실제 운항 계획에선 빠졌습니다. 중국 항공당국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단행했던 '1사 1노선' 조치를 해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 별다른 언급이 없기 때문입니다.
    [알려줘! 경제] "띄울수록 손해인데…손님도 없는 국제선 재개 왜?"
    띄우긴 띄우는데…사람보다 화물?

    이번에 재개되는 노선들은 출장을 비롯해 수요가 많은 곳입니다. 하지만 당장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코로나19가 해외에서 더 확산한 상황에서 여행을 계획하는 것이 쉽지 않고, 여전히 대부분의 국가에서 입국제한 조치를 풀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 25일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6월 국제선 예약률을 보면, 재개되는 13개 노선 중 예약률이 50%를 넘는 노선은 토론토(59%)와 밴쿠버(52%), 두 곳이 전부입니다.

    미국 워싱턴, 시카고, 시애틀은 30%대에 머물러 있고, 유럽 프랑크푸르트(12%)와 암스테르담(11%)은 10%대에 불과했습니다. 동남아시아 노선도 20~30% 정도입니다.

    중국 노선만이 유일하게 예약률 100%를 기록하고 있지만, 일주일에 한 번 선양을 오가는 게 전부입니다.

    업계에선 국제선 여객기의 경우 탑승객이 75%는 돼야 본전이라고 봅니다. 지금의 예약률만 보면 국제선 비행기를 띄울수록 매출은 오를지 몰라도, 손해는 더욱 커지는 셈입니다.

    그럼에도 국제선을 늘리는 것은 비행기를 언제까지 놀릴 수 없고, 일단 운항을 재개하면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여기에 여객 수요는 막혀 있어도 화물 운송은 적지 않은만큼, 이를 통해 영업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습니다.

    실제로 반도체, 전자부품 등 항공 화물로 운송이 필요한 제품들은 최근 수요도 많고, 그에 따라 운임도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알려줘! 경제] "띄울수록 손해인데…손님도 없는 국제선 재개 왜?"
    빗장 푸는 국가 속속…우려는 여전…

    그래도 결국 항공업계의 사정이 나아지려면 사람이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관광산업을 주요 먹거리로 삼고 있는 유럽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국경의 빗장을 푸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7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했고, 그리스도 6월 15일부터 이웃 국가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받기로 했습니다.

    베트남 정부 역시 오는 7월부터 한국을 포함한 80개국에 전자비자 발급을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항공업계에선 특히 수요가 많은 중국이 외국인 입국 제한을 완화하고, 항공 노선도 복구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이 국제선 전체 노선의 30~40%를 차지하고 있고, 전체 여객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에 육박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항공업계의 이런 바람이 언제 실현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국제선 운항이 가능한 곳들이 늘어날 수도 있지만, 운항을 재개한 곳조차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언제든 다시 멈출 지 알 수 없습니다.

    아직 빗장을 푸는 곳보다는 신중하게 현 상태를 유지하는 곳들이 많습니다. 우리 정부도 우리 국민의 전 세계 해외여행에 대해 발령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다음달 19일까지로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아직은 때가 아니란 겁니다. 국민 정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태원 클럽, 쿠팡 물류센터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점은 가장 우려되는 지점입니다.

    스카이스캐너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외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해외 여행 재개할 시점으로 '안전해졌다고 생각할 때'를 꼽았습니다. 국제선 재개 움직임을 놓고도, 일각에선 해외 유입 인원이 늘어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여전히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시기. 너무나도 당연한 얘기지만, 항공업의 앞날은 코로나19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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