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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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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줘! 경제] 전·월세 무조건 4년 된다? 세입자가 갑? 새 법 시행되면…

[알려줘! 경제] 전·월세 무조건 4년 된다? 세입자가 갑? 새 법 시행되면…
입력 2020-07-30 11:07 | 수정 2020-07-3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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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려줘! 경제] 전·월세 무조건 4년 된다? 세입자가 갑? 새 법 시행되면…
    임대차 3법 서두르는 이유는?

    흔히 '임대차 3법'이라고 부르는 주택 임대차 관련 법이 29일 상임위를 통과했습니다. 야당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30일 본회의에 상정해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습니다. 8월 중에 법을 시행하겠다는 목표 아래 국회 통과 뒤에 필요한 절차도 서둘러 밟을 분위기입니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걸까요? 집값도 집값이지만, 최근 1년 전·월세 상승 기세도 무섭습니다. 감정원 조사를 봐도 1년 넘게 (56주 연속)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고, 전세를 내놓는 사람과 찾는 사람의 비율을 반영한 전세수급 지수(173.1, 7월 3주, 감정원)도 상승세가 가파릅니다. 2016년 4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집값도 오르고, 전세값도 오르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실제 상황을 보려고, (대표성은 없지만) 서울 주요지역의 몇몇 단지의 전세값을 1년 전과 비교해봤더니, 20-30%까지 올랐습니다.
    [알려줘! 경제] 전·월세 무조건 4년 된다? 세입자가 갑? 새 법 시행되면…
    정부와 여당이 법안을 강행처리하려는 이유를 이해할 것 같은데, 과연 어떤 점이 바뀔지, 부작용은 없을지 짚어보겠습니다.

    주택 전·월세 계약은 4년 짜리?

    새 법이 시행되면 주택 전·월세 계약은 4년짜리가 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특히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말이죠.

    '2+2'라고 흔히 부르던 방안인데, 세입자에게 1번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한 겁니다. 전·월세 계약은 2년 단위로 하는데, 첫 2년 계약이 끝나면 세입자는 2년을 더 살지, 말지 결정해서 집주인에게 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임대 가격은 첫 2년 것 +5% 이내에서 정해집니다.

    만약 4억원 짜리 전세 계약을 했다면, 2년 뒤에는 최고 4억2천만원으로 계약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게 주변 시세보다 높으면 시세대로 계약을 하게 될 거고, 낮으면 4억2천에 재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 거죠.
    [알려줘! 경제] 전·월세 무조건 4년 된다? 세입자가 갑? 새 법 시행되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한 집에 세들어 사는 기간이 2년 늘어날 뿐 아니라, 4년 사는 동안 임대료가 어느 정도 늘어날 지 예측도 가능한 상황이 되는 겁니다. 반대로 집주인 입장에서는 임대료를 시세만큼 못 올리고, 세입자가 원하지 않으면 4년 동안에는 바꿀 수도 없게 됩니다.

    심지어, 현재 계약을 유지하는 세입자들은 모두 1번의 권리를 갖게 됩니다. 이 말의 뜻은, 지금까지 몇 년을 살고 있었던 새 법이 시행 이후 만기가 되면 2년 연장을 요구할 권리를 갖게 되는 겁니다.

    "법을 소급 적용하는 것 아니냐",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에는, 이런 경우를 포함해 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맺은 계약까지 새 법을 적용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있는 겁니다. 새 법이 시행되면 법적 다툼이 벌어질 첫 번째 쟁점이기도 합니다.

    임대료 통제로 안정‥예상되는 부작용은?

    강행 통과에 따른 정치적 부담, 법적 다툼을 벌어질 거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과연 전·월세 시장은 안정을 찾을까요?

    앞으로 2년 동안, 전·월세 시장 상승률이 제한되는 효과는 분명해 보입니다. 현재 거주하는 모든 세입자들이 '1번의 찬스'를 갖게 되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상당수의 세입자들이 이 기회를 활용한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작지만 (당사자에게는) 심각한 걱정도 있습니다. 많은 세입자들이 계약의 만기를 연장할 경우, 전·월세 시장의 물건이 크게 줄어들 겁니다.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세를 구해야 하는 사람들은 물건을 찾기 어렵고, 찾아도 꽤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옆 집이라도, 계약 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전셋값 차이가 크게 나는 상황이 되는 거죠.

    본격적 혼란은 2년 뒤부터 서서히 고개를 들 겁니다. 이미 한 차례 갱신 청구권을 쓰고 더 이상 활용할 수 없는 세입자들이 생길거고, 집주인들이 인상률 5% 적용받지 않는 새 계약을 원하면서 전월세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4년 인상 분이 한꺼번에 반영돼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당장에는 이미 2-3달 전에 계약을 끝내기로 합의하고 새 세입자를 찾은 사람들의 경우, 새 법이 혼란을 불러올 것은 분명합니다.

    이번 법 개정은, 이뤄진다면, 주택 임대차 시장에 30년 만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 분명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이런 저런 충격을 최소화할 세심한 보완도 놓치지 않아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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