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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어디에?] 코로나로 평양 봉쇄? 엇갈리는 소문들…사실은?

[김정은 어디에?] 코로나로 평양 봉쇄? 엇갈리는 소문들…사실은?
입력 2020-04-28 09:44 | 수정 2020-04-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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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어디에?] 코로나로 평양 봉쇄? 엇갈리는 소문들…사실은?
    "북한 내 코로나19가 확산 돼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미 평양이 봉쇄됐으며 시장활동이 금지됐다. 낮에는 주민 이동이 통제된다."

    한 대북 소식통이 전해 온 현재 북한 상황입니다. 두 달 가까이 연락이 닿지 않던 북한 주민이 어젯밤 급박하게 내부 소식을 타전해왔다는 것인데요. 어떻게 추산했는 지 모르겠지만 이미 격리자가 4만 명이고 사망자도 2만 명에 달한다는 숫자까지 거론했습니다.

    이 소식을 전달해 준 소식통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잠행도 코로나19 확산과 연결 지었습니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부터 주로 강원도 원산 지역에 머물러 온 것도 코로나19가 심각한 상태인 평양을 피한 것 아니겠냐는 겁니다.

    이 얘기가 맞다면 이미 평양은 통제 불능 상태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윤상현 국회 외통위원장 역시 오늘 오전 열린 긴급전문가 좌담회에서 평양 봉쇄를 언급했습니다. "북한 기무사에 해당하는 보위사령부가 봉쇄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윤 위원장은 봉쇄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정확히 밝히진 않았습니다.
    [김정은 어디에?] 코로나로 평양 봉쇄? 엇갈리는 소문들…사실은?
    북한 내 코로나19 얼마나 심각할까?

    북한은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북한 보건성은 WHO에 지난 17일 기준 모두 740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했는데, 확진 환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보고했습니다. 폐쇄 사회인 북한의 특성상 이 보고를 그대로 믿긴 어렵습니다. 설령 이게 맞다고 해도, 검사 숫자 자체가 미미한 만큼 북한 내 코로나19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 한 정부 관계자는 "여러 달 동안 북한의 노동신문이 코로나19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북한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1월 말에 북한이 국경을 완전히 봉쇄했는데, 선제적 조치라기 보다는 환자가 속출한 다음 취해진 사후적 조치로 보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설명입니다. 또 김 위원장이 김여정 등 주요 인사들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오래 머무는 것에 대해선 "북한 지도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행하고 있다"고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어디에?] 코로나로 평양 봉쇄? 엇갈리는 소문들…사실은?
    김정은, 코로나 때문에 통제력 상실?

    그러나,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가 지장을 받을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 보이진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미 1월부터 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한 북한은 보건위원회에 '절대 복종'할 것을 강조하며 주민들의 이동을 제약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동 통제 자체가 특별한 상황은 아니라는 겁니다.

    오랫동안 북한 인권활동을 펼쳐온 탈북자 출신 인권 단체 대표의 말도 비슷합니다. 이 단체 대표는 불과 열흘 사이에 북한 내부 인사들과 두 차례 연락이 닿았다며 북한 전역의 통신이 통제됐다는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또 평양 출입이 봉쇄된 것은 북한의 명절인 태양절, 즉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4월 15일을 앞두고 특별경계기간에 돌입했기 때문이라고 봤습니다. 15일을 이틀 앞둔 13일부터 수도 평양에 출입하기 위한 증명서 발급이 중단됐는데, 이는 북한의 주요 명절이나 행사 때마다 있는 통상적인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특히 북한의 시장에 해당하는 장마당이 모두 멈춰 섰다는 얘기는 "과장"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북한의 지방 도시에 있는 지인과의 통화에서, 최근 물가가 올라서 힘들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장마당이 아예 폐쇄된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른 정부 관계자 역시 "국경인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로 여전히 물자가 들어가고 있다. 다만 (감염 우려 때문에) 화물차를 이용해 물건을 정해진 장소에 실어다 놓는 방식으로 전달한다"면서 "화물차 기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있지만 물자 이동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장마당 역시 사라진 것이 아니라고 전했습니다.
    [김정은 어디에?] 코로나로 평양 봉쇄? 엇갈리는 소문들…사실은?
    김정은 언제 나타날까?

    김정은 위원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억측이 기사화되고 다시 추측을 낳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마지막으로 북한 매체에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핵심은 김정은 위원장의 현재 상태일 텐데요. 군과 청와대, 외교부와 통일부 등 관계 부처의 설명을 종합해보면, 백번 양보해서 김 위원장의 건강에 일부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북한 사회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는 정황은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정부 당국자는 코로나19로 김정은 위원장이 통제력을 상실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특이 동향은 없다. 거기에 모든 게 포함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렇게 신변 이상설에 대한 보도가 전 세계를 시끄럽게 하는 데에도 김 위원장이 나타나지 않는 것에는 이상한 점이 있다고 여지를 남겼습니다.
    [김정은 어디에?] 코로나로 평양 봉쇄? 엇갈리는 소문들…사실은?
    아주대 통일연구소 정대진 교수는 CNN이 김정은 위원장의 위중설을 보도한 이후 "보도 사대주의가 더해져 우리 내부에서 자가 발전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이 사실상 유고시 후계자로 낙점을 받았을 것이란 관측에 대해서도 비판적입니다. 정 교수는 "김여정이 당 부부장 직위 밖에 받지 못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군사국가이자 병영국가인 북한에서 군사적 직함이 없이 후계자가 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역시 김 위원장이 후계 구도를 준비하기에는 "집권 직후 권력 다지기를 마친 뒤 자기 뜻대로 정책을 운용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언제 김 위원장이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립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위원장이 "외부의 여론에 끌려 나올 것인가. 북한 주민들 동요 차단 위해서 나올 것인가. 최선의 효과를 노리는 시점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머지않은 시점에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반면 정 교수는 지금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관심이 증폭되는 상황은 굉장히 가성비 좋은 선전 전략"이라며 더 시간을 끈 뒤 군사 행보나 경제 행보로 건재함을 알릴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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