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직후 부친상을 당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오늘(14일) 처음으로 국회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첫 일정으로 우선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만나 국회 일정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첫 외부 일정으로는 오는 18일 광주 옛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진행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합니다.
통합당 관계자는 MBC와의 통화에서 "광주행 KTX 열차표 티켓팅이 끝났다"며, "주 원내대표가 광주를 방문해 5·18 40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때문에 많은 의원들이 동행하지는 못하지만 장제원 의원과 김웅 당선인 등이 개인적으로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합당 원내지도부의 광주 방문은 원내에서 합리적 온건파로 통하는 주 원내대표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총선 참패의 원인으로 꼽히는 '극우 이미지'와 '막말' 논란에서 벗어나 대오각성의 자세로 당의 변화와 혁신, 쇄신의 첫걸음으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5.18 배우겠다" 청년층 혁신·쇄신 움직임
이같은 혁신과 쇄신의 움직임은 당내 다른 곳에서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당 공식 일정과는 별개로 통합당 내 비공식 모임인 청년비상대책위원회도 개별 참배를 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천하람 청년비대위원은 MBC와의 통화에서 "기념식 당일 하루 만이 아니라 16일과 17일 열리는 시민 참여 행사를 찾아 적극적으로 5·18을 배우고 느끼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천 위원은 "공식 기념식 참석 여부는 초청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아직 미정"이라며 "진심을 전달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오월 단체를 찾아가 사죄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성은 청년비대위원은 "5·18의 정통성은 5.18 특별법을 제정하고, 망월동 묘역을 현충원 수준으로 정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을 통해서도 통합당에 계승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위원은 "공식 기념식 참석 뿐 아니라 앞으로 세미나 등을 통해서 광주에 대한 예우를 재평가 받고 역사인식을 바로 잡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물벼락 봉변'… 올해는 피할까?
하지만 통합당이 '5월 광주'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강한 반감만 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해 5월 광주를 찾았던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일부 시민과 유가족들에게 물벼락을 맞는 등 거센 항의를 받았습니다.
이종명·김순례 등 전 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에 대한 징계도 지지부진했던 데다, 황 전 대표가 사죄 대신 "독재 정권으로 가고 있는 정권을 심판하자며"면서 사태를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한 청년비대위원은 "올해의 경우도 통합당의 5·18 참배 소식이 전해지자 '무슨 자격으로 참배를 하고, 사과를 하러 오냐'며 싸늘한 분위기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광주 방문을 앞둔 통합당 지도부는 과거에 대한 사죄와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놓고 현지에 어떻게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을지 복잡한 셈법에 분주한 모습입니다.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올해, 통합당이 보여주기식 사죄를 넘어 당내 다양한 시각을 정리하고 유가족과 광주 시민들에게 진심을 전달할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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