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대위 놓고 통합당 내 이견 분출
미래통합당 당선자들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의 임기를 내년 4월까지로 정한게 지난 금요일. 주말 이틀을 포함해 이제 사흘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당 내에선 김종인 비대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박사를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으로 내년 재보궐 선거 때까지 모시기로 압도적으로 결정했다"던 주호영 원내대표의 말이 무색할 정도인데요.
"김종인 찬성론자만 모여 투표했다"
알고보니 김종인 비대위의 임기를 표결에 부친 지난 22일 당선자 총회에 자강론자 다수가 아예 불참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종인 찬성론자들 다수가 모여 투표를 했으니 압도적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건데요.
여기서 '자강론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같은 당 외부인사에 의존하지 말고, 당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로, '김종인 반대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경태 "툭하면 외부영입은 무책임한 행태"
당내 대표적 자강론자인 조경태 최고위원 역시 이날 총회에 불참하며 반대 의사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랬던 조 최고위원이 오늘 아침부터 김종인 비토론을 강하게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오늘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잇따라 출연해 "당에 문제점이 있으면 갈고 닦고 고쳐나가야 하는데, 외부에서 오신 분들은 책임 부분이 미흡해질 수 밖에 없다"며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 최고위원은 이어 "당원들 사이에선 툭 하면 외부 인사를 영입해 오는 무책임한 정당의 모습을 보이느냐는 지적이 많다"면서 "이번 전국위원회 역시 쉽게 통과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또 "당 중진 의원들이 당이 어려울 때 책임지지 않으려하는 등 유약하고 비겁한 모습을 보인다", "원내대표 역시 워크숍 의견을 확정된 사안인 것처럼 발표했다"고 하는 등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한 중진의원들과 주 원내대표를 싸잡아 비판했습니다.
장제원 "80대 정치기술자의 신탁통치"
앞서 3선의 장제원 의원도 그제 자신의 SNS를 통해 "'익숙한 과거와 결별하겠다'는 통합당이 결국 익숙한 과거와 손을 잡았다"며 김종인 비대위를 받아들이기로 한 당선자 총회를 강도높게 비난했는데요.
장 의원은 이어 "통합당은 변명으로 또 다시 80대 정치기술자 뒤에 숨었다"면서 김종인 비대위를 '신탁통치'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2일 열린 당선자 총회에선 4선의 이명수 의원과 3선 조해진 당선자가 나서 김종인 비대위에 반대 토론을 펼치는 등 향후 김종인 비대위원장과의 갈등이 예고되는 양상입니다.
자강론자는 찻잔 속 태풍?…김종인 찬성파가 다수
하지만 당선자 총회의 투표 결과가 보여주듯, 여전히 다수는 김종인 찬성파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찬성파인 이준석 최고위원은 오늘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당 내에 대안이 없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자강론이 되려면 국민이 들었을 때 '그 사람 정도면 된다'하는 이름이 나와야 하는데 다들 이름은 얘기 못한다"며 자강론자들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이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김 내정자가 초기에 논쟁을 만드는 분인데 그 논쟁에 유효한 것이 들어가야 한다"며 "김 내정자가 이른 시간 내에 '기본소득제'와 같은 이슈를 선점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27일 전국위원회 '임기 개정'이 첫 고비
가장 익숙한 과거인 김종인 내정자에 대해 찬반 의견이 표출되는 사이, 통합당은 오는 27일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당헌을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8월 31일까지 전당대회를 열기로 한 당헌을 고쳐 김 내정자의 임기가 내년 4월까지 유지되도록 한다는 건데요.
앞서 통합당은 지난 4월 28일에도 같은 시도를 하다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아픈 기억이 있어, 현재 각 시도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족수 챙기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