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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방통] 북한 때문에 '북핵' 한 마디 못 했다고? "무지 혹은 오해"

[외통방통] 북한 때문에 '북핵' 한 마디 못 했다고? "무지 혹은 오해"
입력 2020-06-11 15:02 | 수정 2020-06-1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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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통방통] 북한 때문에 '북핵' 한 마디 못 했다고? "무지 혹은 오해"
    "핵군축 회의서 北 언급 한차례도 안한 외교부" (동아일보)

    "核군축회의에서 북핵의 '북'자도 안꺼낸 외교부" (조선일보)


    오늘 아침 일부 조간이 보도한 기사 제목입니다. 어제 오후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린 국제 군축회의에서 한국 외교부가 북핵 문제를 제기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외통방통] 북한 때문에 '북핵' 한 마디 못 했다고? "무지 혹은 오해"
    회의 명칭은 '핵군축 비확산조약(NPT) 관련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장관급 회의'였는데요.

    "북핵을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둔 NPT 회의에서 정부가 '북'자도 꺼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남북관계 파탄을 경고한 북한 눈치보느라 할 말도 못한다는 뜻입니다.

    사실이라면 굉장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핵 문제를 다루는 다자회의에서까지 '북한 눈치보기'를 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종북 정부라는 프레임에 딱 들어 맞는 소재입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외통방통] 북한 때문에 '북핵' 한 마디 못 했다고? "무지 혹은 오해"
    '비핵화'와 '핵 군축' 혼동…엉뚱한 비판

    결론적으로 번짓수가 잘못된 비판입니다. 꿰어 맞추기식 비판으로 보입니다.

    어제 열린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회의는 '핵 군축'에 특화된 회의입니다.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16개 나라가 모여 진행한 회의이고, 핵 보유국들의 핵감축 논의를 촉진하기 위한 회의입니다.

    따라서 '비핵화'가 주제가 아닙니다. NPT 회의와도 다릅니다. 북핵이 핵심 의제 중 하나인 NPT 회의라는 설명은 틀린 설명입니다.
    [외통방통] 북한 때문에 '북핵' 한 마디 못 했다고? "무지 혹은 오해"

    스웨덴 안 린데 장관

    핵보유국 겨냥한 '스톡홀름 이니셔티브'

    스톡홀름 이니셔티브를 주도한 스웨덴의 안 린데 외무장관은 지난 2월 회의에서 "(16개 회원국들이) 특별히 군축 분야에 포커스를 맞춰서 NPT 를 강화하고 과감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어제 회의도 이런 맥락에서 진행 됐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이태호 2차관은 "핵군축이 진전되고 NPT 평가회의가 의미 있는 성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린데 장관의 제안에 호응했습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에는 핵 군축 문제와 함께 코로나로 연기된 NPT 평가회의에 어떻게 대처할 지가 논의 의제였다"며 "북한 비핵화는 의제 자체가 아니"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만 향후 열릴 NPT 평가회의에선 북한 비핵화 문제가 거론될 예정이지만, 어제 회의의 의제는 아니었습니다.
    [외통방통] 북한 때문에 '북핵' 한 마디 못 했다고? "무지 혹은 오해"
    누구를 위한 비판인가

    무엇보다 일부 신문들이 보도한대로 어제 회의에서 북한 핵 문제가 논의됐다면, 이는 오히려 북한이 반길 일입니다.

    북한이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16개 회원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어떻게 줄일 것인지를 논의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은 비핵화 협상이지 핵 감축 협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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