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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방통] 정상회담? 연합훈련? 갈림길 선 남북미

[외통방통] 정상회담? 연합훈련? 갈림길 선 남북미
입력 2020-07-02 15:04 | 수정 2020-07-0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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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통방통] 정상회담? 연합훈련? 갈림길 선 남북미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오늘 강연에 앞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 재개하자"…북한과 대화할 때는 지났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어제(1일) 한미동맹재단 주관 행사 강연자에서 강력한 대북 전투대비태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반도 작전 환경이 변하고 있다. 긴장완화 국면에서 새로운 긴장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2018년 데탕트 시기는 북한의 거친 언사와 미사일 발사로 변했고 비핵화 노력에 부합하지 않는 활동도 관측되고 있다."

    다시 말해, 판문점-싱가포르-하노이로 이어지던 대화의 시기는 지났고 이제 다시 대결의 시기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연 2회 실시하던 전구급 훈련(한반도 전체가 포함된 훈련) 재개가 필수적이라고 했는데 특정 훈련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키리졸브 훈련과 을지프리덤가디언연습을 지칭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훈련은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중단됐는데 이것을 다시 실시하자고 나선겁니다.

    특히 6.25 전쟁 당시 처음으로 투입된 미군 스미스 특임부대가 준비없이 북한과 싸웠다가 패했다면서 혹독한 상황을 가정한 각군 합동 화력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한반도 전면전 상황을 가정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될 때마다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우리의 방어훈련을 북한을 사실상 북침훈련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줄기차게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협상 개시의 선조건으로 걸어왔는데 이것을 재개한다면 북한과 대화 단절을 감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이런 상황을 모를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강경론을 쏟아낸 배경에는 그간 한미가 추진했던 대북 협상전략이 실패했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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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에선 "북미정상 만나야"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미 미국과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면서 미국 대선 전에 북미정상이 다시 마주앉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꽉막힌 남북관계를 이대로 둘 수는 없는 만큼 북한이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는 남북미 합의이행을 위해 북미관계를 다시 이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미국과 어느 정도 합의에 이르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당장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주장한 만큼 미국과 완전한 합의에 이른 것은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미국 백악관과 NSC도 오늘 북미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북미대화 시도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있습니다.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시킨 마당에 지금 다시 대화를 이야기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을 물리적으로 타격할게 아닌 바에야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게될 경우 결국 비핵화는 요원해지고 안보불안은 커질 수 밖에 없으니 청와대 입장에선 가만히 있을 수만도 없는 일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할 경우 북한은 핵실험과 ICBM 등 대량살상무기 시험으로 맞받아칠게 불보듯 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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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서 양 정상이 악수하며 환담하고 있다.

    험난한 여름 예고…대화 불씨를 살릴 수 있을까?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어제(1일) 열린 한 포럼에서 미국 싱크탱크 국익연구소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장의 칼럼을 소개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미중관계가 심각한 상황에서 북한까지 적으로 돌릴 여유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전에 외교적 성과를 올릴 필요가 있는 만큼 북한과 돌파구를 찾는게 유리할 수 있다."

    또 오늘은 국회 포럼에 참석해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 등으로 한미연합훈련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더라도 "북한에 양해를 구하고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해야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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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건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이 다음 주 예정됐고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밑그림도 어느 정도 나오지 않겠느냐는 기대도 있습니다.

    물론 북한이 지금까지 취해온 태도를 봤을 때 확실한 '선물'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비건 부장관의 손을 잡는 장면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국내 여론 지형을 살피지 않고 무턱대고 다가갈 수는 없는 환경입니다.

    다만 북한도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다시 관리 국면으로 들어갔고 달리 뾰족한 돌파구도 없는 상황이라 무조건 어깃장만 놓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 여름이 결국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좌충우돌 끝에 다시 대화의 창이 열릴지 아니면 한미연합훈련 재개로 파국에 다가설지 남북미 모두 결단의 순간이 멀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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