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중국해 대화로 해결"…ARF서 이례적 지역정세 언급

북한이 지난 1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과거와 달리 이례적으로 홍콩과 남중국해 등 지역 정세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안보협의체로 북한에선 화상으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 안광일 주인도네시아 대사 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가 참석했습니다.

안 대사는 올해 회의 의제에 맞게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북한의 노력과 성과를 주로 설명했고, 코로나19와 태풍·수해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력으로 잘 대처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명도 없다고 거듭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은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고, 홍콩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국내 문제라며 중국 측의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대사 발언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남북미 대화 재개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안 대사는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준비된 발언만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태도는 과거 회의에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비난하거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해온 것과 대비됩니다.

또 작년 ARF와 달리 의장국 주재 북한대사가 아닌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를 겸임하는 안 대사가 참석해 발언한 점으로 미뤄, 북한이 아세안과 관계 강화에 신경을 쓴 것으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