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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예고] 보이스피싱, 그들이 돈을 버는 방법

[PD수첩 예고] 보이스피싱, 그들이 돈을 버는 방법
입력 2020-02-04 16:17 | 수정 2020-02-0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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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이지 않는 피해…2019년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 6,396억 원!
    중국에서 필리핀으로…퍼져가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실태는?

    1조 6,414억 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으로 인한 최근 5년간의 피해 규모다. 지난 한 해에만 무려 6,396억 원이 피해 금액으로 집계됐다. 어눌한 한국말로 사기를 벌였던 수법은 오래전 얘기다. 이들은 이제 체포영장, 압수수색영장 같은 문서를 위조하는가 하면, 검찰총장 사인을 넣은 공문까지 만들어 낸다.

    중국 청도와 연길에 거점을 둔 보이스피싱 조직이 있다. 2015년경부터 시작해 현재까지도 조직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는 윤진호 일당이다. 윤덕영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수사관은 2017년부터 이들을 쫓았다. 지금까지 검거된 윤 씨 일당은 80여 명. 윤 씨는 2017년, 2018년에 한국 경찰과 중국 공안에 검거됐으나 이내 탈출했다. 조직원들의 수사 기록과 증언에 따르면 이들의 한 주 매출은 40억 원에 달한다. 순수익만 약 20억 원이다.

    지금까지 경찰이 파악한 윤 사장 조직원은 100명 정도. 윤 사장은 매니저, 현금 수거 및 환전 담당자, 그리고 상담원 등으로 조직을 구성해 중국에 3개 지점을 뒀다. 이들은 어떻게 조직을 키웠을까. 조직의 눈에 든 건 취업에 절실한 20대 청년이었다. 청년 체감 실업률 23% 시대. ‘고수익 보장, 주 5일 근무, 성과급(인센티브) 보장, 해외취업에 숙식 제공’ 등의 조건은 확실한 미끼가 됐다. 텔레마케터, 여행사 업무 등으로 포장된 유혹에 청년들은 넘어갔다.

    하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겼다. 조직원이 함께 생활하는 숙소에는 조폭들이 상주했다. 보이스피싱 대본을 달달 외워야 했다. 폭력은 흔한 일이었다. 침대가 부서지고, 뼈가 내려앉았다. 끓는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고, 그곳에 또 끓는 물을 부었다. '빨리 돈만 벌고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건너간 이들은 "청부살인업자도 부를 수 있다"는 협박 속에 살아야 했다. 몇몇은 목숨을 걸고 탈출을 감행했다. 3층 높이 숙소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이들은 간신히 살아 돌아왔지만, 보이스피싱 범죄자 신세를 면할 수는 없었다.

    각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활동하는 수백 명의 사람들은 단체 대화방을 통해 정보를 공유한다. 중국 공안의 수사가 있다는 정보가 돌면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고 수사가 잦아들기를 기다린다. 짧게는 며칠, 길게는 몇 주 쉬고 나면 다시 활동을 시작한다. 심지어 위안화에서 페소로, 화폐까지 바꾸며 추적을 피해 필리핀으로 근거지를 확장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들. 이들 중에는 현지 경찰과 거래해 외국인 수용소 안에서 휴대전화, 인터넷 등을 사용하며 전문적인 사무실을 차린 경우도 있었다. 이들에게 보이스피싱은 그저 단기간에 목돈을 쥘 수 있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해를 거듭하며 정교하고 악랄하게 진화해 온 보이스피싱 범죄. 최근 5년 동안, 연간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2,000억 원대에서 6,000억 원대로 꾸준히 늘었다. 일주일에 수십억 원을 벌었다는 윤 씨 일당도 거대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일부일 뿐이다. 각 조직의 총책, 그리고 이 조직들의 연결고리를 끊지 않는 이상 보이스피싱 피해는 막기 힘들다. 국가를 넘나들며 몸집을 키워 온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의 현 실태를 담은 PD수첩 '보이스피싱의 내부자들'은 오늘(4일)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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