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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기자이미지 강연섭

[서초동M본부] '세월호 7시간'을 기어이 묻어 두려는 이유

[서초동M본부] '세월호 7시간'을 기어이 묻어 두려는 이유
입력 2020-05-29 11:36 | 수정 2020-05-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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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M본부] '세월호 7시간'을 기어이 묻어 두려는 이유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세월호 가족들이 6년 넘도록 외치는 구호입니다.

    '이제 그만 잊으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세월호 참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이들의 간절한 외침은 2020년 지금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바로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행적' 등 여전히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검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이 출범 200일 만에 이병기 전 비서실장 등 9명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조사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밝혀낸 부분은 당시 청와대 참모들이 조직적이고 집요하게 특조위 활동을 방해했다는 점일 뿐, 의혹의 중심에 있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조사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 왜 조사를 못 했을까?

    구치소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이 조사에 불응하고 있다지만, 이번에는 조사 시도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검찰 관계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이 (특조위 조사 방해계획 등) 보고받거나 관여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이병기 비서실장을 포함해 관련 수석비서관들을 모두 조사했다."

    "박 전 대통령의 조사방해 지시나 공모가 있었다는 진술이나 자료가 확보되지 못해 조사조차 요구할 수 없었다"


    결국, 이병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당시 청와대 참모진들이 VIP의 행적을 숨기기 위해 자신들 선에서 일을 처리했거나 박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음에도 검찰에서는 함구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입니다.
    [서초동M본부] '세월호 7시간'을 기어이 묻어 두려는 이유

    이병기 전 비서실장

    # VIP 행적만은 막아라

    박근혜 청와대 참모진들의 '7시간 행적'에 대한 지난 6년간의 대응은 한마디로 조작과 거짓말 투성이였습니다.

    그렇기에 진실이라도 밝히자고 생겨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그들에겐 눈엣가시였을지 모릅니다.

    그렇다 보니 진상규명을 위해 2015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는 '세금 도둑'이라는 비난까지 받으며 온갖 방해 끝에 결국 1년 반 만에 빈손으로 해산했습니다.

    검찰이 확인한 청와대 참모진들의 특조위 조사방해는 매우 집요하고도 조직적이었습니다.

    조사활동에 필요한 공무원들을 보내지 않거나 복귀시키고, 예산 집행도 못하게 해 사실상 강제로 종료시켰습니다.
    [서초동M본부] '세월호 7시간'을 기어이 묻어 두려는 이유
    # 그들이 감추고 싶어하는 건

    지난 2018년 3월, 검찰 수사결과로 참사 당일 7시간의 행적 일부분이 드러나기는 했습니다.

    우선 첫 보고. 당시 청와대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에 국가안보실로부터 최초 서면 보고를 받고 사고내용을 파악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매우 달랐습니다.

    첫 보고가 유선이나 전자 보고가 아닌 인편으로 이뤄졌고, 보고서가 박 전 대통령 침실 앞 탁자에 올려둔 것까지만 확인됐습니다.

    세월호 침몰이 시작된 게 4월 16일 오전 8시 49분이었고, 첫 보고가 이뤄진 게 1시간 30분이 지난 오전 10시 19분에서 22분 사이였는데, 문제는 보고도 늦었지만, 과연 박 전 대통령이 보고서를 읽었는지도 여전히 의문입니다.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없도록 하라"

    박 전 대통령이 당일 오전 10시 22분에 내린 첫 전화지시였는데, 이미 골든타임이 지난 뒤였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의 이상한 행적입니다.

    첫 전화지시가 이뤄진 오전 10시 22분부터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관저에 도착해 최 씨를 만난 오후 2시 15분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4시간 가까이 침실에 머물렀습니다.

    배 안의 수많은 아이들이 절규하며 쓰러져갈 때 대통령이 4시간 동안 침실에서 과연 무엇을 했느냐는 반드시 풀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구조 지시를 내려야 마땅할 때, 박 전 대통령은 최순실 그리고 문고리 3인방과 회의를 가진 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기에 앞서 미용사를 불러 머리를 만졌습니다.

    그리고 중대본에 도착한 오후 5시 15분. 대통령의 질문,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구명조끼를 학생들이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 힘듭니까"

    세월호 7시간의 행적. 청와대 참모진들과 구치소에서 침묵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어떻게 해서든 감추고 싶은 비밀이겠지만, 세월호 가족과 많은 국민에게는 반드시 묻고 밝혀야 할 이유가 있습니다.

    국가는 무엇인지, 대통령은 무엇을 하는 자리인지 묻고 그에 따른 책임을 물어 또 다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짓이다"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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