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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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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M본부] '닭갈비가 왜 거기서 나와?'…'김경수 vs 드루킹' 2심 중간점검

[서초동M본부] '닭갈비가 왜 거기서 나와?'…'김경수 vs 드루킹' 2심 중간점검
입력 2020-06-24 16:51 | 수정 2020-06-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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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초동M본부] '닭갈비가 왜 거기서 나와?'…'김경수 vs 드루킹' 2심 중간점검
    #. 김경수 지사 항소심 재판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 '닭갈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에서 '닭갈비'가 때아닌 쟁점이 됐는데요. 관련해서 특검이 수사기록을 허위로 쓴 것 아니냐, 이런 문제제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대체 재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동안의 재판기록을 토대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진행 중입니다.

    가장 쟁점이 되고 있는 건 2016년 11월 9일 밤에 무슨 일이 있었나 하는 겁니다.

    특검은 이날 김 지사가 경기도 파주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사무실 '산채'에 가서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을 봤고 이후 댓글 조작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서초동M본부] '닭갈비가 왜 거기서 나와?'…'김경수 vs 드루킹' 2심 중간점검
    1심은 특검 손을 들어줬죠.

    1심 재판부는 로그기록과 '드루킹' 김동원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이날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다고 판결했습니다.

    로그기록에 따르면 킹크랩 작동 시간은 오후 8시 7분에서 23분인데요.

    그러나 김 지사 측은 경공모 회원들과 저녁식사를 하고, 드루킹 김 씨의 브리핑이 있어 킹크랩 시연을 볼 시간이 없었다며 '알리바이'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녁 7시에 경공모 사무실 산채에 도착해 1시간쯤 식사하고 오후 8시부터는 브리핑을 듣고 9시에 산채를 나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바로 이 포인트에서 '닭갈비'가 등장합니다.

    김 지사 측은 포장해온 닭갈비로 경공모 회원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고 설명했기 때문인데요.

    허익범 특검 측은 경공모 회원들이 닭갈비 식당에서 저녁을 따로 먹고 김 지사를 만났기 때문에 킹크랩 시연이 가능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연 김 지사는 그날 닭갈비를 함께 먹은 것인가? 그래서 결국 닭갈비 식당의 사장님이 재판에 증인으로 불려나오기에 이르렀습니다.
    [서초동M본부] '닭갈비가 왜 거기서 나와?'…'김경수 vs 드루킹' 2심 중간점검
    #. 닭갈비 식당 사장님의 반전 증언

    닭갈비 사장님은 지난 22일 417호 대법정 증언석에 앉았습니다.

    사장님이 당일 발행한 영수증이 법정에서 공개됐는데요.

    '정통 닭갈비 15인분'에 대해 '25번 테이블'로 발행된 영수증이었습니다.

    그런데 닭갈비 사장님이 특검의 수사를 뒤집는 깜짝 증언을 시작했습니다.

    [6월 22일, 김경수 지사 2심 18회 공판 中]

    닭갈비 사장 (증인) :
    "저희 테이블은 2번부터 19번까지 춘천 정통 닭갈비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25번은 가상의 테이블입니다. 1번 테이블이 없어진 건 서빙하기 위해 없어졌고, 25번은 기타 계산을 위한 것입니다."


    25번 테이블이 가상의 테이블이라는 닭갈비 사장님의 증언.

    방청석이 웅성대기 시작했습니다.

    반전 증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6월 22일, 김경수 지사 2심 18회 공판 中]

    닭갈비 사장 (증인) :
    "손님이 계산 안 하고 갔다거나 포장한다거나 할 때 쓰는 번호가 25번입니다. 저희 가게는 정통 닭갈비 15인분만 먹고 갈 수가 없습니다. 코스로 먹어야 더 싸거든요. 공기밥도 안 먹고 닭갈비만 먹고 가는 경우는 없어요. 시간당 결제는 5시 50분으로 되어 있는데 이렇게 하려면 식사 5시에는 해야됩니다. 이 인원이면 예약도 해야합니다. 결국 25번은 포장이라는 겁니다."


    결국 이 영수증이 말하는 것은 당일 '포장을 해갔다는 것'이라는 증언. 김 지사 측에 유리한 증언이었습니다.

    특검 측은 좀 당황한 표정이었습니다. 음식점 내부 도면을 크게 띄우고 증인에게 출입문이 어디 어디 있느냐, 25번 테이블이 어디인지 표시해달라고 했는데요.

    25번 테이블의 위치를 짚으라고 하는 특검 측에 대해 재판장이 '가상의 테이블 아니냐'며 지적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 문제의 수사기록? 왜 반대로 적혔을까?

    문제는 더 있었습니다.

    앞서 특검 수사관이 닭갈비 사장님과 통화한 뒤 '경공모 회원들이 테이블에서 식사한 것 같다'고 수사기록에 되어 있었는데요.

    '테이블을 4-5개 정도 해서 식당에서 닭갈비 15인분을 식사하고 대표 테이블 번호인 25번으로 영수증에 나온 것 같다고 진술했기에 보고합니다' 이렇게 수사기록에 나와 있는 겁니다.

    그런데, 닭갈비 사장님은 법정에서 자신은 이렇게 말한 적이 없다, 포장해갔다고 얘기했다고 증언한 겁니다.

    [6월 22일, 김경수 지사 2심 18회 공판 中]

    닭갈비 사장 (증인) :
    "저희는 포장한 것이 맞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변호사 :
    "그럼 수사관이 이렇게 적은 거네요?"

    닭갈비 사장 (증인) :
    "네 저는 이런 내용으로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에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사장이 위증을 했거나, 특검이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을 찾기보다는 한쪽으로 몰고 가려고 무리한 수사 보고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닭갈비 사장님의 증언은 김 지사 측에게도 놀랄 만한 내용이었는데요.

    김 지사 측은 음식점에 가보니 25번 테이블이 있긴 하지만 구석진 자리고 포장하면 25번으로 찍힌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25번 테이블이라며 사진도 낸 적이 있는데요.

    하지만 닭갈비 사장님은 바로 옆에 다른 상호의 철판 닭갈비 가게를 함께 운영하는데, 그 곳에는 25번 테이블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영수증에 '정통 닭갈비 25번 테이블'이라고 찍혔으니 포장이 100% 맞다 이렇게 설명했는데요.

    결국 이 부분은 김 지사의 변호인들도 몰랐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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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닭갈비 먹은 적이 없다는 경공모 회원들…

    그러나 이렇게 김 지사에게 유리한 증언만 나오고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 22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경공모 회원들은 김 지사와 저녁을 먹은 적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증인으로 출석한 경공모 회원 조모 씨는 특검 수사와 1심 재판에서 "분명히 그날 김 지사와 저녁 식사를 했다"고 진술했지만, 이번에는 "닭갈비를 먹지 않았다"며 증언을 뒤집었습니다.

    조씨의 진술 번복에 재판부는 위증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여러번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이날 증인으로 나온 드루킹 김씨의 여동생도 마찬가지로 김 지사와 저녁을 함께 먹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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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루킹' 김동원

    2016년 11월 9일, 그날 저녁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김 지사는 이 모임 한 달 정도 뒤인 2016년 12월부터 드루킹 김 씨 등과 공모해 기사 댓글 118만 개의 '공감' '비공감' 표현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자신이 경남지사로 출마하는 6·13 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씨의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었고, 이후 보석으로 석방됐는데요.

    김 지사의 항소심 선고는 지난해 12월 24일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선고를 앞두고 변론이 재개됐다가 지난 2월 정기 인사로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지금에 이르고 있는 건데요.

    항소심에서 사실관계와 관련해 이렇게 새로운 내용들이 나오는 건 조금 이례적인 일이긴 합니다.

    앞으로 재판에서 어떤 부분들이 더 밝혀질 지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김경수 지사의 다음 재판은 7월 20일 오후 2시에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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