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으로 국내에서 추방당한 외국인이 새로운 신분으로 귀화한 경우 이를 취소하는 게 맞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파키스탄인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귀화 허가 취소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파키스탄 출신 A씨는 지난 1994년 대한민국에 입국한 뒤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지만, 가정폭력으로 2년 만에 이혼했고 아내와 딸을 상습 폭행한 게 드러나 추방됐습니다.
그러자 A씨는 파키스탄에서 다른 이름과 생년월일로 여권을 새로 발급받아 추방된 해 곧바로 재입국했고, 또 다른 한국인과 결혼해 2006년 혼인 귀화 허가를 받아 대한민국 국민이 됐습니다.
그러나 2015년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과정에서 지문을 통해 과거 추방된 사실이 드러나 법무부가 귀화 허가를 취소하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재판부는 "귀화 허가가 취소되면 원고로서는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해 국내 체류가 곤란하고 종전의 생활 관계가 단절되는 등 상당한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국적취득의 적법성 확보는 국가 질서 유지의 근간인 만큼 이 사건 처분의 공익이 원고의 침익에 비해 훨씬 크다"고 판시했습니다.
사회
강연섭
추방되자 새 신분으로 귀화한 외국인…법원 "귀화 취소 정당"
추방되자 새 신분으로 귀화한 외국인…법원 "귀화 취소 정당"
입력 2020-10-01 11:18 |
수정 2020-10-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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