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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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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정경심 재판 LIVE㉕] 박형철의 작심 발언 "정상적인 감찰 종료 아니었다"

[조국·정경심 재판 LIVE㉕] 박형철의 작심 발언 "정상적인 감찰 종료 아니었다"
입력 2020-10-25 14:08 | 수정 2020-10-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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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정경심 재판 LIVE㉕] 박형철의 작심 발언 "정상적인 감찰 종료 아니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7차 공판]
    2020.10.23

    #.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작심 발언..."구명운동으로 압박 있었다"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

    조 전 장관과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했고, 현재 재판을 함께 받고 있는 사건의 핵심 인물 2명이 증언대에 섰습니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인데요.

    이들은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 재판에 공범으로 검찰이 재판에 넘겼는데, 이날은 피고인이 아닌 증인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날 먼저 증언석에 앉은 박형철 전 비서관은 시작부터 작심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지난 2017년 청와대 특감반에서 유재수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에 대해 감찰을 하는 동안 이른바 '구명운동'이 있었고 이로 압박을 받았다는 겁니다.

    그는 감찰에 착수한 뒤 조국 당시 민정수석에게 모두 4번의 정식 보고를 했다고 밝혔왔었는데요.

    1) 감찰 착수 보고, 2) 휴대전화 포렌식에 대한 내용분석 보고, 그리고 3) 유재수 전 국장에 대한 문답 조사 보고... 4) 지금까지 내용을 모두 담은 보고.

    '구명운동'이 시작된 건 바로 세 번째, 문답 조사가 시행될 즈음이었다고 합니다.

    [조국 7차 공판 中]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문답 조서를 하고 나서 여러 바깥에서 많은 압력이 있었습니다. 특감반원들도 압력받았다 하고 특히 이인걸 반장이 본인이 받은 압력내용을 저한테 와서 얘기하고 다른 곳에서도 선처를 요망한다는 얘기가 저한테 전달됐습니다.


    청와대 특감반이 그때까지 조사한 유재수 전 국장의 금품 수수 추정액은 1천만 원 가량.

    박 전 비서관은 유 전 국장에 대해 중징계와 수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상세한 비위 내용을 담아 보고서를 써보라고 특감반장에게 지시를 내립니다.

    [조국 7차 공판 中]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통상 그런 경우에 제대로 우리가 감찰하지 않으면 나중에 되도 않는 것 가지고 벌집만 건드렸다고 욕먹을 수 있다는 게 제 그동안의 검사생활을 하면서 감이 있어서...

    우리가 제대로 알고 확실하게 건드린 것이고, 조치가 필요하다는 확실한 시그널을 우리가 줘야 한다는 차원에서 이인걸 반장에게 여태 나온 걸 최대한 자세하게, 그리고 최대한 세게 써보라고 제가 지시했습니다.


    백원우 전 비서관이 자신에게 유 전 국장을 선처하는 게 어떻겠느냐고도 물어봤었는데, 감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밝혔다고 했습니다.
    [조국·정경심 재판 LIVE㉕] 박형철의 작심 발언 "정상적인 감찰 종료 아니었다"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조국 7차 공판 中]
    검사 : (증인이 검찰에서 진술할 때) 백원우 비서관이 선처하는 거 어떻겠냐 했을 때 이런 말도 했다고 했죠. '형님, 그런 식 부탁 들어오면 반부패비서관 성질 더러워서 말 안 듣는다고 하면서 저한테 넘기십시오' 이런 취지의 응답도 했다고 했는데, 맞습니까?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네, 워낙 백원우 전 비서관이랑은 워낙 형님, 동생 하는 관계기 때문에 제가 저렇게 편하게 말한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박 전 비서관을 불렀다고 합니다.

    [조국 7차 공판 中]
    검사 : (증인이 검찰에서 진술할 때) 유재수가 병가 간 사실을 알리고 백원우와 상의했더니 피드백이 2번 걸쳐 왔는데, '조금 기다려봐라', 그다음 피드백이 '유재수 사표 낼 테니 조금 기다려봐라.'라고 해서 증인 기다렸고...2017년 날짜 기억 안 나는 날에 조국 피고인이 증인을 불러 '유재수 사표 내는 선에서 정리하기로 했다'면서 유재수 감찰이 중단된 사실이 있다(고 했는데)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그렇게 말한 사실 있습니다.


    당시 그 자리에는 백원우 전 비서관이 함께 있었다고 하는데요.

    박 전 비서관은 '백원우 비서관이랑 먼저 수석께서 상의하고 그 이후에 저를 불러 그 결과를 알려준 것으로 기억한다'고 증언했습니다.

    '사표라도 받는다고 하니 그나마 이 정도 불이익은 받는구나!' 라고 생각해, 조 전 장관의 결정을 수용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유재수 감찰을 중단시킨 건 조 전 장관이었다는 것을 명확히 밝힌 건데요.

    그러자 조 전 장관 측이 반대신문에 들어가며 박 전 비서관의 증언에 대해 반박에 들어갔습니다.

    변호인 반대신문에서 조 전 장관 측은 당시 유 전 국장이 자료도 내지 않아 감찰을 계속 진행하기 어려운 상태였고, 감찰 종료 절차에 관해 정해져 있는 규정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찰을 중단시킨 게 아니라는 건데요.

    하지만 박 전 비서관은 감찰 종료의 규정은 없지만, 유 전 국장의 당시 소속 기관이었던 금융위에 구체적인 비위사실이나 자료를 보내지 않고 전화통보로 마무리한 건 전례 없는 일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정상적인 감찰 종료가 아니었다는 겁니다.

    [조국 7차 공판 中]
    조국 전 장관 측 변호인 : 이 사건을 유재수 사표 받는 선에서 감찰이 종료된 것이다, 결국 이렇게 보면 되는 건가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침묵)...저희의 감찰이 있어 유재수 사표가 있었고 인과관계는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저희들의 감찰에 있어 정상적인 종료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조국·정경심 재판 LIVE㉕] 박형철의 작심 발언 "정상적인 감찰 종료 아니었다"
    #. "국회에서의 조국 발언도 허위…제가 작성했습니다"

    박 전 비서관은 2018년 12월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에 나가서 유재수 감찰에 대해 말한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고 증언했습니다.

    당시 발언을 먼저 볼까요.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2018년 12월]
    "그 비위 첩보 자체에 대해서는 근거가 약하다고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비위 첩보와 관계없는 사적인 문제가 나왔습니다."


    이 말과 다르게 유 전 국장의 혐의가 당시 상당 부분 입증이 됐다며, 자신이 답변 초안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조국 7차 공판 中]
    검사 : '첩보 자체에 대해 근거 약하다고 봤다' 이런 부분 있는데, (유 전 국장에 대한) 최초 첩보는 기사 딸린 차량 무상 지급받고 항공권 대납받는다는 거죠?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네

    검사 : 기사 차량은 휴대폰 포렌식으로 명확하고 심지어 유재수도 인정했죠?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네

    검사 : 다음 항공권 관련. 유재수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료 제출 안 해서 특감반장 등 뭔가 있구나! 강한 의심했다고 하는데요. 대상자가 요청받은 결제내역 제출 안 한 게 비위첩보 근거 약한 상황인가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그런 것 아닙니다.

    검사 : 결국 국회 답변은 사실과 다른 것 같은데요.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 네, 사실과 다른 건데 그 초안은 제가 작성했습니다.
    [조국·정경심 재판 LIVE㉕] 박형철의 작심 발언 "정상적인 감찰 종료 아니었다"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자료사진]

    #. '유재수 구명운동'?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는 무슨 일이?

    오후에 증언석에 앉게 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시간이 부족해 검찰 측 주신문만 이뤄졌고, 변호인 측 반대신문은 진행되지 못했습니다.

    백 전 비서관은 일단 유재수 전 국장에 대한 '구명 민원'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2017년 말, 김경수 당시 국회의원의 전화를 받고 유 전 국장의 감찰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증언한 건데요.

    [조국 7차 공판 中]
    검사 : 김경수가 유재수 특감 관련해서 증인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 조사받는 사람이 억울해하니 억울해하는 사람 의견도 좀 들어봐 달라, 그 취지였습니다

    검사 :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일을 제가 정확하게 워딩까지 기억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취지만 기억하고 있고. 통상 정치를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이 많은 민원 이야기를 합니다. 근데 그 민원의 구체성을 이야기하기보다는 하소연하는, 들어봐 달라, 민원 제기하는 사람들은 지위 높은 사람에게 하소연하는 걸로 민원 상당수를 처리하곤 합니다. 검사나 법조인은 좀 다르겠지만, 정치인들은 들어주는 것, 억울하다는 것을 들어주는 걸로 하는 정치적 관행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백 전 비서관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조국 7차 공판 中]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 (김 의원은) 이런 류의 사건이 선처로 해소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검찰은 제가 없던 일로 만들려는거 아니냐고 하지만 이미 수십 명이 아는데 없던 일로 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냥 선처 요청을 하소연으로 들어봤을 뿐, 유재수 감찰을 무마한 건 아니라는 건데요.

    이후 유재수 전 국장이 문답 조사 이후에 자료 제출도 안 하고 병가를 가버렸고, 백 전 비서관은 '사표 받는 선에서 정리하자'고 자신이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유 전 국장에 대한 구명운동으로 감찰을 무마한 게 아니라 여러 진행상황을 고려해 본인이 판단해 사표를 받는 것으로 정리하자고 제안했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이를 조국 전 장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 함께 있던 자리, 이른바 '3인 회의'에서 세 사람이 함께 논의했고, 사표 내는 선으로 정리하자고 결정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박 전 비서관의 증언과는 엇갈립니다.

    박 전 비서관은 '두 사람이 논의한 뒤, 자신을 불러 결정된 사안을 통보했다'고 한 바 있죠.

    그러자 백 전 비서관은 이건 뚜렷하게 기억난다며 3인 회의를 통해 결정한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조국 7차 공판 中]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 제가 뚜렷하게 하는 건 3인 회의를 통해서 그다음 내용을 뚜렷하게 인지를 하게 됐고, 수석님에게 '이런 정도의 상황이라면 빨리 사표를 받고 공무원의 직무를 박탈하는 걸 통해서 부담이 안되는 게 좋겠습니다'라는 의견을 수석님에게 말씀드렸습니다.


    사표를 받고 빠르게 정리하는 길을 택했다는 백 전 비서관. 정무적 판단을 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백 전 비서관은 당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피의자로 수사를 받게 됐고, 유재수 사건을 다룰 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다고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3가지 이유로 유재수 사건을 개인 비리라고 봤고, '인사'의 영역이라 특감반이 아닌 자신이 금융위에 통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국 7차 공판 中]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 검사 말처럼 조직적인 권력형 비리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로는 이게 다 이 정부 출범 이전의 일이었던 걸로 기억하고. 액수가 이게 아주 엄청난 건...적은 건 아니지만 이게 몇 년 동안 걸쳐서 편의제공과 일종의 비위였다고 볼 수밖에 없었고...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거부하고 도망갈 정도면 더 이상 감찰이 진행이 안 되니 중단하고 도려내야 한다, 이런 사건이 지속되면 국정 운영에 부담된다 그렇게 생각하고...
    [조국·정경심 재판 LIVE㉕] 박형철의 작심 발언 "정상적인 감찰 종료 아니었다"

    유재수 전 국장 [자료사진]

    #. 검찰, '직무유기' 추가 기소...조국 전 장관의 진술은?

    지난 재판에서는 원래 유재수 전 국장의 증인신문이 예정돼있었습니다.

    유 전 국장은 암 수술을 이유로 재판에 출석하지 못한다고 해왔던 상황인데요.

    그러다 보니 조국 전 장관 측에서 '유 전 국장이 계속 재판에 안 나오고 있어 유 전 국장이 검찰에 나가 진술한 내용에 동의하겠다'고 기존의 입장을 바꿨습니다.

    검찰이 매우 아쉬워했지만, 재판부는 '유재수 씨가 항암 치료로 심각한 상태라고 하더라'며 증인신문을 취소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에서 조 전 장관의 유죄를 확신하는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장관 측을 향해 '직무유기'로 추가 기소라는 일종의 보험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조 전 장관 등에게 적용됐던 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였는데요.

    조 전 장관 등이 '특감 반원에게는 감찰 처리 권한 자체가 없어서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을 해오고, 직권남용에 대한 법원의 판단도 매우 엄격해지다 보니 이를 의식해 추가 기소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러자 변호인단이 발끈했습니다.

    'A 안되면 B로 하고, B가 안 되면 또 C로 하고.. 이런 식의 기소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검찰의 추가 기소가 받아들여졌으니, 이제 법리 적용에 관한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 됐습니다.

    다음 기일인 11월 3일 오전에는 백원우 전 비서관에 대한 변호인 반대신문이, 오후에는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지게 됩니다.

    조국 전 장관에게도 '유재수 구명운동(?)'이 직접 들어왔던 건지, 유재수 감찰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결정 한 게 과연 누구인지, 또 왜 사표를 받는 걸로 정리한 건지... 조 전 장관은 뭐라고 답할까요?

    다음 기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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