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거주하던 건물의 파이프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아파트 주민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확진 판정을 받은 12번째 확진 환자와 같은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주민이 어제 추가로 감염이 확인되면서 42번째 환자가 됐습니다.
12번째 환자는 이 아파트 1307호, 42번째 환자는 307호에 살고 있어 감염이 배기관을 통해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홍콩 보건당국은 오늘 새벽 같은 7호 라인에 사는 주민 110명을 급히 대피시켰습니다.
현재 42번째 확진 환자의 아들과 며느리도 관련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 아파트 내 다른 주민 3명 역시 증상을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전염병 권위자인 위안궈융 홍콩대 교수는 현장 답사를 마친 후에 "배설물을 옮기는 파이프가 공기 파이프와 이어져 있어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아래층 화장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병원균이 공기중에 떠 있는 고체 입자나 액체 방울로 감염되는 '에어로졸 감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어서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다만, 위안 교수는 이번 사례가 지난 2003년 사스 대유행 당시 환자의 배설물로 인해 같은 아파트 주민 321명이 감염돼 42명이 사망했던 홍콩 타오다 아파트 사례와는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에는 'U자형 배관'이 말라 공기가 통하는 상황에서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이를 타고 실내로 퍼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번 아파트는 배관이 다른 형태라고 위안 교수는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3일 중국 네이멍구 자치구에서도 기존의 확진 환자 윗집에 살던 사람이 발열자나 야생 동물과 접촉이 없었는데도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사실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신종 코로나가 에어로졸이나 분변을 통한 경로로 전파된다는 증거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장실 변기의 물을 내릴 때 뚜껑을 잘 덮고, 매일 화장실 바닥 하수도관으로 물을 흘려 보내 U자형 배관이 마르지 않게 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세계
박선하
홍콩 아파트 파이프라인 통한 감염 가능성…"하수도관 마르지 않게 해야"
홍콩 아파트 파이프라인 통한 감염 가능성…"하수도관 마르지 않게 해야"
입력
2020-02-1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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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20-02-1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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