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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코로나19 노숙자 집단 사망…"생존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

[World Now] 코로나19 노숙자 집단 사망…"생존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
입력 2020-05-11 15:35 | 수정 2020-05-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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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코로나19 노숙자 집단 사망…"생존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
    코로나19 노숙자에 직격탄

    브라질 최대의 도시 상파울루.

    거리 곳곳엔 침낭이나 낡은 담요만 덮은 채 누워 있는 노숙자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최근 상파울루에서는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된 노숙자 감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상파울루 시 당국이 확인한 것만 40명이 감염됐고 이중 최소 22명이 사망했습니다.

    노숙자는 물론 시민들까지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정작 노숙자들은 별다른 대안도 없지 않냐고 반문합니다.

    "나도 집만 있으면 자가 격리를 하고 있지, 거리에 있지 않았을걸요. 코로나19는 우리가 처한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 (5년간 노숙, 45살 마르코 안토니오)

    상파울루의 노숙자는 2015년 1만 5,905명에서 2019년 2만 4,344명으로, 최근 4년간 53%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급증한 노숙자들은 코로나19가 확산되며 갈 곳이 더 없어졌습니다.

    상파울루시엔 3천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 10곳이 있고, 시가 최근 680명 규모의 비상 대피소 8곳을 추가로 만들었지만, 거리의 노숙자를 모두 수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34년 넘게 노숙자들에게 식사 등을 제공해온 줄리오 랜슬 로티 신부는 코로나19가 사회 불평등 문제를 부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그는 "모두가 코로나19라는 같은 상황, 같은 바다에 나와 있지만, 누구는 요트 위에서 생존하고 있다면 다른 누군가는 살기 위에 필사적으로 헤엄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World Now] 코로나19 노숙자 집단 사망…"생존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
    대통령은 제트 스키 즐기며 선상 바베큐 파티

    로티 신부의 이 발언은 최근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제트스키를 타며 선상에선 바베큐 파티를 즐긴 상황을 꼬집은 겁니다.

    지난 주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휴일 소풍은 현지의 한 신문 1면에 "죽음의 바베큐"라는 제목이 실렸습니다.

    보우소나루는 당초 지난 주말 보건부 권고를 무시하고 대통령궁에서 바베큐 파티를 열려고 했지만 비난이 빗발치자 취소를 하긴 했는데요.

    대신 호수로 제트 스키를 타러 나갔고, 선상 바베큐 파티까지 열었나는 내용입니다.

    이 기사는 특히 사망자가 1만 명이 넘어서기까지 대통령은 어떤 병원도 방문하지 않았고, 최전선의 의료 종사자 어느 누구도 만나지 않았으며, 유가족 누구와도 면담하지 않았던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World Now] 코로나19 노숙자 집단 사망…"생존 위해 필사적으로 헤엄"
    쓸쓸한 어머니의 날…찾지 않는 무덤

    코로나19는 브라질의 '어머니의 날' 풍경도 비극적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코로나19로 직접 부모님의 묘지를 찾는 가족들이 줄어들면서 리우데자네이루의 공동묘지는 어느 때보다 한적했습니다.

    가족들의 발길은 끊겼지만 코로나19 사망자가 늘면서 새로 관을 묻는 인부들만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동생이 병원에서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에리스모 데 루카 씨는 코로나19 때문에 가족 중에 유일하게 동생을 매장하는 자리에 함께 해야 했습니다.

    "코로나19가 너무 심각한 상황인데, 사람들이 너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더 조심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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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망자 세계 6위…대통령은 "자가격리 규제 철회하라"

    브라질 정부가 보고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모두 1만 1,123명. 세계에서 6번째로 사망자가 많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자가 격리 지침을 내린 주 정부들에 대해 오히려 "규제를 철회하라"고 대법원에 요청했습니다.

    그는 제트 스키를 타던 날에도 선박 탑승자들에게 "70%가 바이러스에 걸릴 것"이라며 "할 일이 없다. 다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같은 태도에 대해 의학전문지 라셋은 "그는 공공연히 과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봉쇄라는 합리적인 조치를 좌절시킴으로써 혼란을 계속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국내외적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대한 자진 사임과 탄핵압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2022년 대선에 출마해 재선에 도전하겠다"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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