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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김희웅

[World Now] "몸에 좋다더니 머리만 커져?" 가짜분유에 뒤집힌 중국

[World Now] "몸에 좋다더니 머리만 커져?" 가짜분유에 뒤집힌 중국
입력 2020-05-14 12:02 | 수정 2020-05-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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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몸에 좋다더니 머리만 커져?" 가짜분유에 뒤집힌 중국
    두개골 기형…'큰 머리 인형' 아기

    중국 후난성 천저우시 융싱현. 시골 마을입니다. 유난히 머리만 커져 기형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 엄마들 5명은 가게에서 산 '가짜분유'가 원인이라고 항의했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두개골이 커진 아이들은 모두 '뻬이안민'이란 건강에 좋다는 특수 분유라고 소개받고 1년에서 2년 정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 분유는 영양 성분이 거의 없는 '고체 음료'였습니다. 깡통에 고체 분말이 담겨 있어서 분유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단백질 성분만 조금 있는 음료수였습니다. 중요한 성장기에 이러한 음료만 먹고 버텼으니 아이들 발육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겁니다.

    아이들을 검진한 의사는 "체중도 정상에 훨씬 못 미치고 발육 자체가 정지되어 있는 상태"라고 했습니다.
    [World Now] "몸에 좋다더니 머리만 커져?" 가짜분유에 뒤집힌 중국
    비타민D 결핍에 구루병…자기 머리 계속 때리기는 부작용도

    머리만 커진 아이들에게 발생한 병은 구루병입니다. 구루병은 주로 2-4세 유아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병인데 머리와 가슴,팔다리 뼈의 변형과 성장 장애를 일으킵니다. 주된 원인은 비타민D 결핍입니다.

    유아들이 먹는 조제분유에 핵심적으로 들어있는 것도 비타민D인데 이 시골 마을의 아기들이 고체 음료를 분유로 알고 먹으면서 비타민D 보충이 전혀 되지 않은 것이 원인입니다. 물론 다른 영양보충도 제대로 됐을 리 없습니다.

    유아들에게선 다른 부작용도 나타났습니다.

    반복해서 자기 머리를 때리는 이상 행동을 하는 아이도 있고 일부 아이들은 얼굴에 빨간 반점이 계속 나기도 했습니다.

    의사들은 지능과 행동 능력이 떨어지거나 피부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이상이 모두 전반적인 영양 부족으로 인한 결과로 보고 있습니다
    [World Now] "몸에 좋다더니 머리만 커져?" 가짜분유에 뒤집힌 중국
    한 달 월급보다 더 비싸게 주고 먹였는데…

    문제가 발생한 융싱현 정부는 가짜분유 판매와 관련한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상품 제조사는 "분명히 포장에 고체음료 라고 쓰여있는데 왜 이걸 분유라고 팔았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상품을 판매한 마트도 같은 말입니다. 고체 음료라는 겁니다. "누가 이걸 분유라고 팔았는지는 모르겠다" 고 합니다.

    가격도 비싸게 팔았습니다. 어떤 아이 엄마는 "내 월급이 2천위안(한국 돈 기준 35만원)인데 한 달 분유 값으로만 3천위안을 넘게 썼다" 고 했습니다.

    분유 알러지 있다고 했더니 권유한 '특수분유'

    그런데 문제가 발생한 아이 5명은 모두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일반 분유를 먹으면 과민반응- 알러지 증세를 보여서 일반 분유를 먹일 수가 없었습니다.

    엄마들은 알러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문제의 고체음료를 '특수 분유'로 소개받았습니다. 분유가 아니었으니 알러지 반응은 당연히 없었습니다. 2년 동안 아이들은 단백질 성분만 조금 들어간 물만 먹은 겁니다.

    당국은 애타는 모정을 노리고 고체음료를 특수분유로 속여 판매한 당시의 마트 점장을 추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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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분유' 트라우마…멜라민 분유 파동

    중국 가짜분유 파동 기억나시는 분들 있으실겁니다.

    지난 2008년 중국중앙텔레비젼 cctv에도 광고를 했던 산루분유를 먹었던 아이들 수만 명이 병에 걸리고 네 명이 사망했습니다. 아직 그로 인한 후유증을 가지고 있는 아이도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시 이 분유 회사의 분유에는 화학제품 원료인 멜라민이 들어가 있어서 멜라민 분유 파동이라고 불렸습니다. 당시 아이들 상당수가 신장결석 등 신장 기능에 이상을 보였습니다.

    2004년에는 안후이성에선 가짜분유를 먹고 영양결핍으로 구루병에 걸려서 두개골만 기형적으로 커진 아이들이 나타났습니다. 이 사건으로 수십 명의 유아들이 숨졌습니다

    언론에 이 아이들이 '큰 머리 인형'이라고 보도됨으로써 중국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고 중국 분유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습니다.

    중국의 '가짜분유' 기사는 늘 안타깝습니다.

    땅도 넓고 사람도 많은 중국에 이런저런 사고도 많고 별 일도 많지만 먹거리, 특히 아이들 먹는 음식에 대한 안전 문제는 방심할 수 없습니다. 해외에서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형성하는 기본 척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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