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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정은경 본부장이 그렇게 무서워?…日 언론 대놓고 견제

[World Now] 정은경 본부장이 그렇게 무서워?…日 언론 대놓고 견제
입력 2020-05-19 14:32 | 수정 2020-05-20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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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정은경 본부장이 그렇게 무서워?…日 언론 대놓고 견제
    日 산케이 '일본에서 WHO 사무총장 탄생을'

    일본의 우익 언론인 산케이신문이 18일자 사설에서 세계보건기구, WHO의 차기 수장을 일본에서 배출해야한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산케이는 일본이 WHO 사무총장을 배출할 자격을 충분히 갖췄다는 주장을 편 것 뿐만 아니라, 한국이 후보자를 배출할 움직임을 보이니 미리 선거전을 적극 준비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사설은 18일과 19일에 열린 WHO의 화상회의를 언급하며, 중국의 영향력 때문에 대만이 정식 참가하지 못했다는 얘기로 시작됩니다.

    테드로스 WHO 사무총장이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보는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대만의 참석이 무산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테드로스 총장이 '친중국' 성향이 강하다는 나름의 근거를 늘어놓습니다.
    [World Now] 정은경 본부장이 그렇게 무서워?…日 언론 대놓고 견제
    그는 2017년 사무총장 선거에서 중국으로부터 큰 후원을 받았으며, 구체적으로는 테드로스 총장의 출신국인 에티오피아가 철도사업 등에서 중국으로부터 거액의 경제원조를 받았다고 썼습니다.

    이 때문에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코로나19 초기 대응에서 '중국에 대한 배려로 사태를 과소평가했고, 감염 확대를 초래했다'며 인터넷에서 사임 요구 서명이 100만명을 넘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WHO는 중국의 꼭두각시'라며, WHO 분담금을 일시정지하며 비난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면서, WHO를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에서 노골적으로 미국을 편들었습니다.

    "일본에서 사무총장을 내세우는 것도 유력한 선택지다"

    이어 산케이는 '사령탑이 신용이 없으면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불안하다' 'WHO 정상화를 위해 선진 7개국 G7이 2022년 차기 사무총장 선거에서 후보를 세워야한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일본은 G7 국가입니다.

    그러면서 차기 후보를 일본에서 배출하는 것도 유력한 선택지라며, 왜 일본이 해야하는지 다양한 이유를 나열합니다.

    - 일본은 국민보험제도와 의약품 개발 등 보건의료 분야에서 세계 유수의 레벨에 올라있다.
    - 개발도상국에 대한 의료지원 경험이 풍부하고, 자금력도 있다.
    - 최대 분담국인 미국과의 관계도 양호하다.
    - 가사이 다케시(葛西健) WHO 서태평양 지역 사무국장을 필두로 인재도 갖췄다.
    - WHO는 32년 전 일본인이 처음으로 국제기구의 수장에 올랐던 조직이다.


    일본은 이렇게 다양한 요건을 차고 넘치게 갖췄으니, 어느 나라보다 WHO 사무총장을 배출할 자격이 있다는 겁니다.
    [World Now] 정은경 본부장이 그렇게 무서워?…日 언론 대놓고 견제
    "한국이 후보자를 내세울 움직임 보여"…정은경 본부장 견제

    일본이 WHO 사무총장을 배출해야 할 또다른 이유로 산케이는 한국을 꼽았습니다.

    한국이 '코로나19 대책에서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어서 사무총장 후보자를 내세울 움직임이 전해지고 있다'고 썼습니다.

    한국에서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차기 WHO 사무총장으로 추대하자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와 있고, 그와 관련된 보도도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한창 진행중인 상황에서 정 본부장을 추대하는 구체적인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고, 정 본부장 본인도 '주위에 감사드린다'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산케이는 행여 한국이 차기 WHO 사무총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걱정에 미리 견제하고 나선 겁니다.

    따라서 일본은 관저에 사령부를 설치하고, G7 국가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도록 일찌감치 선거전을 준비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사설은 끝을 맺습니다.
    [World Now] 정은경 본부장이 그렇게 무서워?…日 언론 대놓고 견제
    WHO '친중국' 못지 않게 '친일본' 행태

    산케이는 WHO 사무총장을 교체해야하는 핵심적인 이유로 '친중국'이라는 점을 들었는데, WHO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여온 행태는 '친중국' 못지 않게 '친일본'적이었습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지난 3월 2일, 코로나19 상황을 설명하는 회견에서 가장 우려되는 국가로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 그리고 일본을 꼽았습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다음 회견부터는 일본을 쏙 빼놓고 얘기합니다.

    이렇게 말을 바꾼 이유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을 한국, 이탈리아, 이란과 같은 취급하지 말라고 일본 정부가 WHO에 요구했고, 다음날부터 발언을 수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WHO는 일본의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상징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감염자수를 일본 전체 확진 환자 수와 별도로 집계하고 있습니다.

    지난 2월 3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입항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는 무려 7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 실패의 대표적 사례로 꼽힙니다.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은 "일본 측에서 문제를 제기한 결과, WHO가 유람선 확진자를 일본 국내 확진자로 합산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는데, 공교롭게도 다음날 WHO는 일본 정부가 WHO에 지원금 1천만 달러를 냈다며 감사를 표했습니다.

    산케이는 일본이 WHO 수장을 맡을 자격이 있다는 다양한 근거를 늘어놓으면서, 정작 일본의 문제점과 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산케이신문의 '외눈박이' 주장이 일본 국내에선 공감을 얻을지 모르나, 코로나19 이후 일본이 보여준 행태를 국제사회가 얼마나 이해해 줄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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