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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이미지 김희웅

[World Now] 中 엽기 직장갑질 "지렁이 먹어"…도넘은 가혹행위 논란

[World Now] 中 엽기 직장갑질 "지렁이 먹어"…도넘은 가혹행위 논란
입력 2020-06-02 12:11 | 수정 2020-06-0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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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中 엽기 직장갑질 "지렁이 먹어"…도넘은 가혹행위 논란
    직원에 내려진 '지렁이 먹기' 처벌

    한 여성 직원이 손에 휴지를 들고 있습니다. 휴지 위에는 지렁이 한 마리가 놓여있습니다. 꿈틀거립니다. 하얀색 휴지와 짙은 갈색 지렁이의 모습이 더욱 대비되어 선명합니다.

    주변에서 "기생충이 있는 거 아냐" 란 말도 들립니다. 직원은 마치 쌈을 싸 먹듯 지렁이가 놓인 휴지를 입에 넣고 물을 마십니다.
    [World Now] 中 엽기 직장갑질 "지렁이 먹어"…도넘은 가혹행위 논란
    중국의 한 인테리어 회사에서 지난 25일 찍은 이 휴대폰 영상이 웨이보(중국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동료 직원은 "내가 지렁이를 삼킨 것도 아닌데 보기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리렸다"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겁을 주려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살아있는 지렁이를 보자마자 토할 것 같았지만, 매니저는 어떻게 하면 잘 삼킬 수 있는지 시범까지 보였어요"

    직원이 지렁이를 먹어야 했던 이유는 회사의 처벌 때문이었습니다. 이 회사에는 실적을 채우지 못한 직원들에 대한 처벌 규정 중에 지렁이를 먹게 하는 것이 있다고 합니다. 인터리어 수주를 따오지 못하거나 수주량이 다른 동료에 비해 떨어지면 이런 처벌을 내린다는 겁니다.
    [World Now] 中 엽기 직장갑질 "지렁이 먹어"…도넘은 가혹행위 논란
    실적 나쁘면 비인간적 처벌도 감수?

    동영상에는 이 회사가 실적이 좋지 않은 직원들에게 내리는 다양한 처벌 규정도 함께 올라와 있습니다.

    화장실 청소 같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돈을 내게 하는 게 많습니다. 벌금 500위안(우리 돈 85000원 가량) 납부· 간식 3Kg 사기· 사탕 1.5kg 사기· 전체 직원에게 아침 식사를 사기 등입니다.

    지렁이 먹기나 미꾸라지 삼키기 같은 처벌은 실적이 하위에 속할 경우에 해당하는 사항입니다. 이전에는 이런 경우에 스쿼트를 시키거나 날계란을 먹도록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닥 효과가 없었는지 처벌 수준이 점차 상식을 벗어나게 된 겁니다.

    이 영상을 촬영한 직원은 경찰서에 신고했고 현재 이 회사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입니다.

    하지만 인테리어 회사 사장의 입장은 당당합니다.

    "일을 잘 하면 보너스를 주기로 했고 못 했을 땐 처벌을 하기로 협상을 했다", "보너스를 받을 때는 다 잘 받아 놓고 일을 못 해서 받는 처벌에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고 말했습니다.

    또, "돈이 공짜로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실적을 이유로 한 처벌 방침을 정당화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렁이를 먹도록 하는 영상이 유출된 것에 대해서는 분노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영상을 찍은 직원에게 보복하겠다고 했다는 보도도 있는데 이러한 보복에 대한 위협도 경찰 조사 대상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World Now] 中 엽기 직장갑질 "지렁이 먹어"…도넘은 가혹행위 논란
    물바가지 뒤집어쓰고…스스로 뺨 때리고

    실적을 이유로 한 이같은 비상식적 처벌은 중국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입니다.

    지난 해에는 간쑤성 장예시의 한 가구회사에서 직원들이 물바가지를 머리에 뒤집어 쓰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것도 한겨울,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쇼핑몰 앞에서 내려진 벌이었습니다.

    이 가구 회사는 이전에도 직원들에게 매운 양념을 먹게 하거나 매우 쓴 야채를 먹이는 처벌을 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에는 이발소 직원이 고객 확보 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자신의 뺨을 때리는 영상이 확산되기도 했습니다. 모욕감을 견디지 못한 이 직원은 사장에게 스스로 뺨 때리기 처벌의 부당함을 호소했지만 다음날 해고됐습니다.

    앞서 2016년에는 지린성의 한 기업이 직원들을 거리에서 기어다니게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World Now] 中 엽기 직장갑질 "지렁이 먹어"…도넘은 가혹행위 논란
    2018년엔 소변을 마시게 하거나, 바퀴벌레를 먹게한 악덕 경영인이 등장해 외신을 달궜습니다.

    중국 sns에 '직장갑질' 처벌을 검색하면 회사 강당 같은 곳에서 남녀 직원 수십명이 무릎을 꿇고 않아서 연신 자신의 뺨을 때리는 영상도 등장합니다. 남성들은 상의를 벗고 있는데 영상에선 그들이 당시 느꼈을 모욕감과 자괴감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중국에선 이렇게 실적이 나쁘면 고용주는 직원에게 비인격적인 처벌을 해도 된다는 사고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중국 노동법과 노동계약법에는 회사의 고용주가 직원을 모욕하거나 체벌·구타할 경우 민형사적 처벌을 받는다는 내용이 명시돼있습니다. 법이 없어서가 아니라 고용하는 측의 의식이 법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위법한 갑질과 이런 부당한 처벌은 당장은 이런 영상을 찍어 올리고 관계기관에 신고하는 '을' 이 늘면서 점차 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갑질을 방지하는 가장 기본적 대책은 을들의 경제력 향상입니다.

    목구멍이 포도청만 아니라면 이런 꼴같잖은 갑질에 당당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고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일도 없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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