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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과학자 239명 "코로나 공기 전파"…방역 달라져야?

[World Now] 과학자 239명 "코로나 공기 전파"…방역 달라져야?
입력 2020-07-07 11:34 | 수정 2020-07-0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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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과학자 239명 "코로나 공기 전파"…방역 달라져야?
    숨만 쉬어도 코로나 감염?

    전세계 32개국의 과학자 239명이 코로나19의 공기 중 전파 가능성을 제기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공기 중에 떠다니는 작은 입자를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며, WHO에 공개 서한을 보냈습니다. 코로나 19가 공기 중에 떠도는 에어로졸(미세침방울)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는 겁니다.

    과학자들은 WHO가 예방 수칙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World Now] 과학자 239명 "코로나 공기 전파"…방역 달라져야?

    지난 2월 11일 WHO 브리핑

    WHO "공기 전파 불가능"

    그동안 세계보건기구(WHO)는 "공기 중 감염은 에어로졸 등을 생성시키는 의료시술 후에만 가능하다"면서 일상생활에서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배제해왔습니다.

    코로나19는 에어로졸이 아니라 침방울, 즉 비말로 인해 감염된다는 겁니다.

    "코로나19는 기침이나 재채기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 1m 이내 가까운 거리에 있을 때, 입이나 코의 점막, 눈의 결막에 침방울이 닿았을 때 감염된다"는게 WHO의 공식 입장입니다.
    [World Now] 과학자 239명 "코로나 공기 전파"…방역 달라져야?

    뉴욕타임스

    과학자 239명 "공기로 전염"

    하지만 WHO에 공개서한을 보낸 과학자들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미국 워싱턴주 한 교회에서 합창단이 집단 감염된 사례나 중국 레스토랑에서의 감염 등은 에어로졸 감염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는 건데요.

    지난 3월 워싱턴주 교회의 사례를 보면 합창단원들은 거리두기와 손 소독 같은 방역 지침을 준수했습니다. 단원들끼리 악수나 포옹 같은 접촉도 자제했습니다. 단원들은 일정 거리를 유지했고, 2시간 동안 한 공간에서 노래 연습을 했습니다.

    하지만 3주 뒤 연습에 참여한 단원 60명 중 52명이 무더기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중 2명은 사망했습니다.

    또 지난 1월 중국 광저우의 한 레스토랑에서는 식사를 한 확진자 1명이 멀리 다른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손님 9명을 감염시켰습니다.

    당시 레스토랑에는 창문이 없었고, 실내에는 에어컨이 가동중이었습니다.

    지난 2월 중국 보건 당국도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 비말= 재채기와 기침 등을 통해 나오는 작은 물방울. 보통 2m 정도를 날아간다.

    ◆ 에어로졸= 지름이 100만분의 1m에 불과한 미립자로, 침방울(비말) 보다 훨씬 가벼워 일정 시간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다.


    이번에 WHO에 서한을 보낸 과학자들은 2미터 정도 이동하는 비말만으로는 이런 집단감염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호주 퀸즐랜드 공대의 대기환경공학 전문가이자 WHO 자문위원인 리디아 모로스카 교수는 "환기가 안 되는 실내에 사람들이 붐빌 경우 코로나19가 공기 감염되는 여러 사례가 있다"면서 WHO가 그 위험성을 간과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WHO는 아주 작은 비말과 큰 비말을 구분하지만 실제 감염자들은 두 종류를 모두 방출한다"며 에어로졸을 통한 감염 위험에 대해 적절한 경고를 하지 않는 WHO을 정면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과학자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WHO가 융통성이 없고, 위험 회피적이며, 지나치게 의학적인 관점만을 고수해 방역 수칙을 갱신하는데 속도가 늦다"고 비판했습니다.

    239명의 과학자들이 서명한 WHO 비판 서한은 이번주 과학저널에 실릴 예정입니다.
    [World Now] 과학자 239명 "코로나 공기 전파"…방역 달라져야?

    SCMP 기사

    학계는 '공기 전파'두고 여전히 논쟁중

    에어로졸을 통한 전염 논란은 꾸준히 이어져 왔습니다.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분석이 엇갈립니다.

    지난 4월, 미국 MIT 연구진은 바이러스를 함유한 에어로졸이 최대 8m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 세계적인 의학저널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5 미크론(μ· 100만분의 1미터) 이하의 미세한 입자 형태로 최대 3시간 동안 공기 중을 떠돌아다닐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반면 과학저널 '네이처'는 레오 푼 홍콩대 감염내과 교수를 인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돌다니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다"며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World Now] 과학자 239명 "코로나 공기 전파"…방역 달라져야?

    이재갑 교수(좌), 김우주 교수(우)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의 이재갑 감염내과 교수는 "에어로졸 감염이 인정되려면 지금보다 확진자가 폭증해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가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면 방역 당국이 추적하는 밀접 접촉자 외에도 환자가 폭증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런 확산세는 관찰되지 않는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비말 전파'와 '공기 전파'를 딱 잘라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야외에선 중력에 의해 비말이 1~2미터 이내에 떨어지지만, 밀폐된 실내에선 좀 달라질 수 있다는 건데요.

    "환기가 잘 안되면 중력 작용이 덜 되고, 침방울의 수분이 증발할 경우 더 멀리 날아가 결국 에어로졸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김우주 교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가이드라인을 보수적으로 권고하는 WHO 지침을 지나치게 맹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보건당국 "공기 전파 증거 불충분"

    국내 방역 당국은 신중한 입장입니다.

    공기 전파 가능성은 있다고 보지만 전파력이 어느 정도일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정은경 / 중앙방역대책본부장(6일 브리핑)]
    "작은 비말이나 에어로졸이 수시간 공기에 체류하고 또 2m 이상 확산될 수 있다는 그런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호흡이나 대화를 통해서 만들어진 작은 비말들이 전염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느냐도 조사를 해 봐야 합니다"

    [김강립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6일 브리핑)]
    "공기 중 전파에 대해서는 당국으로서는 공식적으로 확인할 만한 수준에 있어서는 추가적인 검토와 증거들이 좀 더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또 공기 전파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해서 꼭 특별히 더 고성능 마스크를 써야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비말차단 마스크도 에어로졸과 작은 침방울을 어느 정도 차단해준다"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마스크…'스스로 방역'해야

    그동안 가능성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지만 과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공기로도 전파가 되는 것인지 아직 확실히 알 수는 없습니다.

    확실한 건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해선 실내에서의 마스크 착용이 지금보다 더 지켜져야한다는게 이번에 비판 서한을 낸 과학자들의 주장입니다.

    결국 이 서한은 코로나19의 공기 전파 논란보다는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물품 소독을 꾸준히 하고, 주기적인 환기 등 스스로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법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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