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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해커까지 동원해 코로나19 백신 정보 수집?

[World Now] 해커까지 동원해 코로나19 백신 정보 수집?
입력 2020-07-18 10:00 | 수정 2020-07-18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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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해커까지 동원해 코로나19 백신 정보 수집?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생산국을 노리는 러시아

    지난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선 코로나19 백신 임상 시험을 위한 첫번째 자원자 그룹 18명이 28일 간의 병원 생활을 끝내고 퇴원했습니다.

    이들에겐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고, 전원 항체를 갖게 됐다고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시험 참가자 중 1명은 "우리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우리는 100% 면역력을 갖고 있어 감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며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러시아는 다음달 중 수천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마무리하고 9월 중 승인에 이어 연말까지 3천만회 접종분을 자체 생산한다는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World Now] 해커까지 동원해 코로나19 백신 정보 수집?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 트위터

    "러시아 해커집단이 코로나 백신 정보 탈취"

    그런데 다음 날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은 러시아 해커들이 코로나 백신 정보를 훔치려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세 나라의 정보기관은 일제히 "해커 조직인 'APT29'가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업체들과 연구 기관의 정보를 해킹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코지 베어(Cozy Bear)라고도 불리는 이 해커조직은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한 의혹도 받고있는 조직입니다.

    미국과 영국은 이 해커 집단의 배후에는 다름아닌 러시아 정보기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국 외무장관 도미닉 라브는 트위터에 러시아 정보기관이 백신 연구 결과를 얻기 위해 사이버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미국 백악관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백신 관련 정보들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영국 등 동맹국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즉각 발끈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누가 영국 제약회사와 연구소들을 해킹했는지에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러시아는 이러한 모든 시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백신 개발 전쟁에서 뒤쳐진 러시아의 몸부림?

    그러나 미국 노트르담 대학교의 마이크 채플 교수는 "이번 백신 연구기관을 공격한 해커들의 수법이 과거 러시아 해커집단 코지베어의 공격과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의 시대에 각 국 정보기관의 제일 첫번째 임무가 바이러스 관련 정보 수집인 것은 명확하다"며 러시아 정보기관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미국 뉴헤이븐 대학교의 매트 슈미트 교수는 "백신 개발에서 뒤쳐진 러시아 정부가 해킹이라는 수단을 동원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슈미트 교수는 "러시아의 과학은 사실 미국이나 영국 뿐 아니라 중국, 인도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라며, "푸틴 정부가 이를 감추기 위해 해커를 동원해 정보 탈취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거세지는 백신전쟁…"우리부터 살고보자"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이 벌써 반 년 넘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치료와 방역만으로는 지독한 바이러스를 죽일 수 없는 상황.

    백신 개발을 선점하는 건 전 인류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자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일이 됐습니다.

    현재 백신 후보물질 개발에 가장 앞서 나가 있는 것은 미국과 영국, 중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World Now] 해커까지 동원해 코로나19 백신 정보 수집?
    미국 제약회사인 모더나사, 중국 생명공학기업인 시노팜, 영국 옥스퍼드대와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임상 1·2상을 마치고 마지막 실험인 임상 3상이 진행중이거나 곧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자체 개발에만 의존하고 있는건 아닙니다.

    이미 많은 국가들이 언제 어디서 나올지 모를 백신 선점에 뛰어들었습니다.

    "다른 나라보다 우리가 먼저 살고 봐야 한다"는 백신 민족주의(vaccine nationalism)가 득세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은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를 싹쓸이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미국 길리어드사가 9월까지 생산 예정인 렘데시비르의 92%를 미리 챙긴 것인데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각국은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위한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백신 민족주의에 자성 목소리도

    그럼 돈 많은 사람, 돈 많은 나라만 코로나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한다는 말이냐며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World Now] 해커까지 동원해 코로나19 백신 정보 수집?
    한국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등 8개국 정상들은 백신의 공정하고 투명한 유통을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 포스트에 올린 공동 기고문에서 "모두를 위한 더 큰 자유의 정신에 기초해 백신의 공정한 유통해 기여하자"고 촉구한 것인데요.

    하지만 전세계적인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각국 정부의 백신 민족주의를 마냥 비난할 수도 없습니다.

    코로나19로 전세계에서 60만명 가까이가 사망한 상황. 해킹을 해서라도 백신을 확보해야 할 정도로 상황은 갈수록 절박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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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신전쟁, 우리의 대처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현재 임상 2상이 진행중인 후보 물질은 23개인데요.

    서울대병원이 미국 생명공학기업 이노비오와 함께 임상 2상을 진행중입니다. 또 바이오기업 제넥신이 임상 1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 백신 확보를 위한 움직임도 시작됐습니다.

    우선 WHO가 추진하고 있는 코벡스(COVEX)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코벡스는 일종의 백신 공동구매를 위한 국가 협의체인데요. 75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공동으로 연구비를 지원하고 백신이 개발되면 우선 각국 인구의 20%씩 구매할 수 있게 됩니다.

    2021년 말까지 백신 20억개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로 논의가 시작됐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코벡스는 "일종의 보험"이라며 직접적인 백신 확보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직접 다국적 제약회사를 접촉하거나 국내에서 백신을 위탁생산 할 수 있도록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부는 국내업체의 치료제, 백신 개발에도 1400억원을 투입해 자체 생산도 성공시킨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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