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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총리님, 질문있습니다! 도망가지마세요!…15분만에 끝난 기자회견

[World Now] 총리님, 질문있습니다! 도망가지마세요!…15분만에 끝난 기자회견
입력 2020-08-07 16:06 | 수정 2020-08-0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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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총리님, 질문있습니다! 도망가지마세요!…15분만에 끝난 기자회견
    49일 동안 공식 석상 안나타난 아베…'건강이상설' 진짜야?

    지난 4일 일본 사진 전문 주간지 '플래시'는 "아베 총리가 지난달 6일, 관저 내 집무실에서 토혈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그닥 공신력을 갖고 있지 않은 한 주간지의 근거없는 보도는 평소같으면 그냥 넘길 일이었지만 아베의 건강이상설은 급속도로 퍼져나갔습니다.

    급기야 스가 관방장관이 정례 브리핑에서 "제가 매일 총리를 보고 있지만 담담하게 직무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전혀 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공식 답변까지 내놨습니다.

    건강이상설이 나올만큼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던 아베 총리가 드디어 49일 만에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어제 원폭 투하 75주기를 맞아 히로시마 현지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참석한 건데요. 코로나 19 급증세에도 두 달 가까이 공식 기자 회견을 갖지 않던 아베 총리를 향해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Q:
    "긴급사태 재선언의 필요성은 없는가?"
    "여행 장려 정책을 계속 강행할 것인지?"

    다양한 질문이 쉼 없이 계속됐지만 아베 총리의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A: 아베 신조 / 일본 총리(6일 기자회견)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새로운 여행 스타일을 보급시켜나가려고 한다."

    "감염 확대 방지와 경제활동 병행 방침에 변함이 없다. 당장 긴급사태를 발령할 상황은 아니지만 정부는 계속해서 높은 긴장감을 갖고 상황을 주시하겠다."


    15분 간 기자회견 중 앵무새 답변만 되풀이하고 끝내려 하자 아사히신문 기자가 손을 번쩍 들고 다급히 질문했습니다.

    기자 : "총리님, 질문이 있습니다!"

    사회자 : "예정된 시간이 지났으므로 이것으로 종료하겠습니다"

    기자 : "왜 코로나 감염 확대로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왜 50일 가까이 회견을 열지 않았습니까"

    사회자 : "당초 안내드린 대로 예정된 시간을 지났으므로, 이것으로 대표 질문을 종료하겠습니다"

    아베 총리 :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서, 비교적 시간을 내서 이야기를 했고 그때 그때 회견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 날마다 니시무라 담당 장관, 또 스가 관방장관도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감사합니다"
    [World Now] 총리님, 질문있습니다! 도망가지마세요!…15분만에 끝난 기자회견
    아베-아사히 신문 충돌

    총리가 역시 뻔한 답변만 남기고 퇴장하려 하자 아사히 기자는 공세적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총리 관저실 직원이 "이제 그만해야지. 끝이야, 끝"이라고 말하며 질문을 막았고, 취재 기자의 팔을 붙잡고 옥신각신하는 이례적인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오늘(7일)자 정치면에 "관저 직원이 자사 총리실 출입기자의 오른팔을 붙잡으며 질문을 못 하게 제지했다...질문 기회를 빼앗는 행위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하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늘(7일) 브리핑에서 "관저 보도실에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결과 예정했던 대표 질문 4개를 다 소화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아베 총리의 이동 시각이 임박한 가운데 일어난 일로 신속한 이동을 촉구하기 위해 주의를 환기시켰지만 기자 팔을 잡지는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왜 질문 피하고 도망치나 물었더니…"뭘 해도 비판 받아서"
    [World Now] 총리님, 질문있습니다! 도망가지마세요!…15분만에 끝난 기자회견
    지난 4일에도 아베 총리가 기자들 질문을 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일본 총리는 매일 출퇴근길에 관저 로비에 잠시 선 채,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취재 관행이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부라사가리(매달리기)' 취재라고 부릅니다. 이날도 코로나19 관련 질문을 받지 않고 빠져 나가는 아베 총리를 향해 취재 기자가 소리를 지르며 항의했습니다.

    관저 출입기자: "코로나19 감염자가 늘고 있습니다. 총리! 국회에서 확실히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총리! 총리! 도망가지 마세요! 총리! "

    아베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되던 초기에는 정부의 대응을 설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주 열었습니다.

    3월과 4월엔 각각 두 번 씩, 5월에는 3번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하지만 6월에는 국회 폐회 직후인 18일, 단 한 번 공식 기자회견을 실시했고, 지난달(7월)에는 아예 없었습니다.

    아사히 신문은 앞서 7월 23일, ‘총리의 不在, 국민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은 아닌가’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습니다.

    코로나19가 다시 급증하고 국민 사이에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도 "아베 총리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국회 폐회 중 심사에는 나오지 않고 기자회견도 하지 않는다"면서 "행정부의 수장으로서 설명 책임으로부터 도망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기자회견을 피한 데에는 내각 지지율 침체가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총리 주변에서는 "지금은 무엇을 해도 비판 받는다"며 기자회견을 하더라도 발언의 의도가 전달되지 않고 역효과를 부른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World Now] 총리님, 질문있습니다! 도망가지마세요!…15분만에 끝난 기자회견
    이런 상황에서 취재 기자의 팔을 잡으며 질문 기회를 막는 일까지 벌어지자 SNS에서는 "50일 만에 기자회견을 하고 달랑 15분, 질문 4개만 받냐", "취재 기자의 팔을 잡다니 폭거다"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다음주 일본 '추석' 시작…감염 폭증 우려나오는데

    일본에서는 지난 4일 이후 사흘 째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1천명 대를 유지하며 연일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7월 31일에는 신규 확진자 1,58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는 다음주부터 한국 추석과 비슷한 '오봉' 명절이 시작됩니다.

    양력 8월 15일 전후로 3일 정도를 쉬는데 주말 포함해 길게는 1주일 정도 쉬면서 고향을 방문하거나 여행을 갑니다.

    이 때문에 명절 기간을 계기로 다시 한 번 감염 환자가 폭증할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 아베 정권이 지난달 22일부터 관광활성화 사업인 '고투 트래블'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주간 단위 확진자가 2.4배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갈수록 떨어지는 지지율 속에 늘어만 가는 코로나19 확진자..최근 아베는 '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를 내세워 여론의 시선 돌리기를 시도하고 나섰습니다.

    과연 이번에도 도피와 묵묵부답, 주변국 때리기라는 아베 특유의 위기 돌파책이 통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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