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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6개월 지났지만 침실 가기도 힘들다" 한 완치자의 일기

[World Now] "6개월 지났지만 침실 가기도 힘들다" 한 완치자의 일기
입력 2020-09-02 10:54 | 수정 2020-09-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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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6개월 지났지만 침실 가기도 힘들다" 한 완치자의 일기
    "긴 밤이다. 가슴에서 타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고 천천히 내 몸을 지나갔다. 새벽까지 깨어있었다. 이 증상은 밤동안 반복됐다."

    새벽 4시 33분, 혼자 비오듯 땀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그림 속 여성. 그녀는 영국 런던에 살고 있는 '모니크 잭슨'입니다.

    평소 무에타이와 주짓수를 배웠고 매일 직장까지 19km를 자전거로 출퇴근할 정도로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지난 3월 중순 친구와 기차 여행을 떠났다 감염된 코로나19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지금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증상과 후유증이 얼마나 다양하고 오래가는지 그녀의 일기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_coronadiary)

    초기증상은 열과 피로감… 2주차에 찾아온 호흡 곤란

    모니크는 3월 17일 처음으로 증상을 느꼈습니다.

    초기 2주 동안은 너무 피곤해 거의 침대 밖으로 나올 수 없을 정도였고 열도 심했지만 체온계가 품절이라 정확한 체온도 잴 수 없었습니다. '체온이 높다'고 느꼈을 뿐입니다.

    2주차부턴 난생 처음 숨쉬기가 힘들다고 느낄 정도로 아팠습니다. 그러나 유행 초기, 영국 정부가 소극적으로 검사를 실시했던 탓에 바로 코로나19 검사조차 받을 수 없었습니다.
    [World Now] "6개월 지났지만 침실 가기도 힘들다" 한 완치자의 일기
    그리고 입맛을 잃었습니다. 민간요법에 따라 생마늘과 고추까지 통째로 먹어봤지만 아무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의 증상인 미각과 후각 상실이 나타났습니다.

    내 몸안에서 '대학살'이 일어나는 듯한 가슴통증

    둘째 주가 지나면서 가슴에 통증이 왔습니다. 가슴 중앙을 누가 꼬집는 듯이 쥐가 나는 느낌이 들었던거죠.

    쥐가 나는 느낌은 뜨거워지더니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에서 이로 깨무는 듯한 통증마저 느껴졌습니다. 혹시 심장마비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의료진에게 물었더니 '진통제를 먹으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World Now] "6개월 지났지만 침실 가기도 힘들다" 한 완치자의 일기
    "어둠 속에서 일어나 왼쪽 위의 갈비뼈를 누르다 안에서 '대학살'이 일어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감염 6주차가 되자 새로운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소변을 볼 때마다 타는 듯한 통증이 왔습니다.등 뒤쪽도 아팠습니다. 의료진은 3가지 다른 종류의 항생제를 투여했고, 뭐가 작용했는지 알 순 없지만 어쨌든 고통은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증상은 계속 바뀌어가며 그녀를 괴롭혔습니다.
    [World Now] "6개월 지났지만 침실 가기도 힘들다" 한 완치자의 일기
    어떤 때엔 피가 통하지 않는 것처럼 손가락이 파랗게 질렸습니다. 발가락 끝이 빨갛게 변하기도 했고, 뒷목의 통증도 나타났습니다.

    어느날 밤엔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 얼굴 한쪽이 무너지는 듯한 것을 느꼈습니다. 거울속 그녀의 모습은 멀쩡했지만 혹시 다른 병은 아닐까 두려웠습니다.

    코로나19 완치됐다는데…아직도 아프다

    답답한 건 이렇게 다양한 증상이 나타났지만 어떻게 치료해야할지 의료진조차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는 겁니다.

    의사들에게 증상을 설명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이다보니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 없었던 거죠.

    코로나19에 걸린지 4개월 만인 6월, 코로나19 검사에서 마침내 음성 판정을 받은 그녀는 조심스레 일상생활을 시작해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몸에 남긴 흔적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숨쉬기가 나아지긴 했지만 1층에서 2층까지 계단에 오르는데 중간에 쉬어가야 할 정도로 몸이 쇠약해졌습니다.
    [World Now] "6개월 지났지만 침실 가기도 힘들다" 한 완치자의 일기
    "침실과 화장실은 윗층에, 주방은 아랫층에 있다. 4개월이 지났는데도 계단을 올랐다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중간에 쉬기도 한다."

    무서운 후유증… 경험담 줄이어

    의학계에 보고된 코로나19 후유증은 만성피로, 가슴과 복부 통증, 피부 변색과 기억력 저하 등 다양합니다.

    모니크 뿐 아니라 여러 완치자들이 코로나19 경험담을 내놓고 있는데요.
    [World Now] "6개월 지났지만 침실 가기도 힘들다" 한 완치자의 일기
    코로나19에 걸렸던 헐리우드 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한 번 빗질할 때마다 머리카락이 한웅큼씩 빠진다며 '탈모 후유증'을 공개했습니다.

    코로나19에 걸려 자택 지하실에 격리된 채 방송을 이어갔던 CNN의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는 최근 생방송에서 "머리가 안개가 낀 듯 멍하고 우울증이 생겼다"며 "내 기분을 통제할 수 없다"고 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연구도 잇따라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선 회복환자 402명을 추적한 결과 전체의 42%가 불안감을, 40%는 불면증을 호소했고 31%는 우울증세를 보였습니다.

    미국의사협회보에 발표된 논문 결과는 더 무섭습니다.

    코로나19에서 회복한 143명을 연구한 결과 전체의 87%가 적어도 1개 이상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데 53%가 피로감을, 43%가 호흡곤란을, 27%가 관절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체험담이든 연구결과든 현재로선 코로나19는 걸리지 않는게 최선이라는 결론에서 벗어나는 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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