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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Now] 코로나 한복판에서 '춤판' 벌어진 사연

[World Now] 코로나 한복판에서 '춤판' 벌어진 사연
입력 2020-12-15 11:25 | 수정 2020-12-1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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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orld Now] 코로나 한복판에서 '춤판' 벌어진 사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위치한 아폴로 극장.

    현란한 조명 아래 콘서트가 시작되고 마스크를 쓴 5백 명의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춥니다.

    탁자에 둘러앉아 술도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며 토요일 밤을 보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174만명을 넘긴 스페인에서 한가하게 춤판을 벌일때냐 비판을 받을만 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사실 이들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의학 실험 참가자들입니다.

    15분 만에 코로나19 '항원검사'‥음성받으면 입장

    스페인의 한 감염병 연구재단이 콘서트나 축제 같은 대규모 행사에 '항원검사'(Antigen Test)를 도입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World Now] 코로나 한복판에서 '춤판' 벌어진 사연
    항원검사는 유전자를 증폭하는 PCR 검사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15분 만에 결과를 받아볼 수 있는데요.

    항원검사에서 음성을 받은 사람들이 실내에 모여 공연을 봤을 때 실제 코로나19에 어느정도 걸리는지 알아보는 것이 실험의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지원자 1천명을 무작위로 절반씩 나눴습니다.

    실험군 5백 명은 극장 안으로 들어갔고 대조군 5백 명은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콘서트가 끝난 뒤에는 실험군과 대조군 모두 PCR 검사 결과를 받았고, 8일 뒤에 추가 검사를 받게 됩니다.

    극장 안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콘서트를 관람한 5백 명이 집에 돌아간 5백 명 보다 코로나19에 더 감염됐을까? 이걸 알아보려는 겁니다.

    실험 주최측은 만약 콘서트를 관람한 집단도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면 방역조치의 하나로 대규모 행사때 항원검사를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확산 관찰‥독일의 '콘서트 실험'

    이런 비슷한 실험은 이미 독일에서도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World Now] 코로나 한복판에서 '춤판' 벌어진 사연
    지난 8월 중순, 베를린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정도 떨어진 라이프치히의 대형 콘서트장에 1천2백여 명의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독일 '할레-비텐베르그 마틴루터대' 연구진이 대규모 행사장에서 바이러스가 어떻게 확산되는지 파악하기 위해 실험을 진행한건데요.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19세에서 50세까지의 성인 1천212명이 참가했습니다.

    관객 모두 N95 마스크를 쓴 상태에서 방역 조건을 달리해 모두 3차례 콘서트가 진행됐습니다.


    1. 거리두기 없이 관람

    2. 한자리씩 띄고 앉아 관람

    3. 1.5미터 거리 두고 관람



    연구진은 관객들의 몸에 위치 추적 장치를 달아 콘서트 내내 모든 움직임을 기록했습니다.
    [World Now] 코로나 한복판에서 '춤판' 벌어진 사연
    또 손에는 특수 형광물질을 발라 어떤 물체를 만지는지 알 수 있도록 했습니다.

    바이러스의 움직임을 확인하기 위해 액체방울 즉 에어로졸을 공기 중에 뿌렸습니다.

    실험 결과는 어땠을까요?

    적절한 환기·거리두기의 힘

    두달 뒤 분석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행사장내 환기가 제대로 안됐을 경우 최대 108명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걸로 예측된 반면, 적절한 환기가 이뤄졌을 때는 감염자가 10명 아래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기 순환이 잘 안되면 바이러스 감염 확률이 10배나 높아지는 겁니다.

    또 옆 사람과 다닥다닥 붙어 앉은 경우 콘서트 내내 잦은 접촉이 있었지만, 거리두기가 이뤄진 상황에선 접촉이 거의 없었습니다.
    [World Now] 코로나 한복판에서 '춤판' 벌어진 사연
    하지만 거리두기나 환기 여부와 상관없이 행사장에 들어올 때와 나갈 때, 그리고 중간 휴식시간에 대규모 접촉이 이뤄지는 것도 확인됐습니다.

    연구진들은 이 실험을 통해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때 환기를 자주하고 출입구 수를 늘려 이동량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평범한 일상은 언제쯤…

    일본에서도 도쿄 올림픽 개최가 가능하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야구장에서 비슷한 실험을 실시했죠.

    이처럼 스페인이나 독일, 일본의 실험 목표는 모두 비슷합니다.

    코로나19로 스포츠나 음악 축제 등 각종 이벤트 산업이 마비된 상태에서 전파 위험을 줄일 수 방법을 찾아 어떻게든 정상화가 가능한 조건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이 실험들의 결론은 철저한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환기가 최선이라는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재확인하는데 그쳤습니다.

    영국과 미국 등 몇몇 나라들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코로나 발생 이전 일상으로의 복귀는 아직 갈길이 먼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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