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코로나19에 냄새가? 무증상 감염자도 찾아낸 탐지견

코로나 바이러스 몇 초 만에 찾는 군견, '판타지'

현지시간 14일, 오스트리아 군이 조금 특별한 개를 소개했습니다.

벨지안 셰퍼드 종으로 '판타지'라는 이름의 군견입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을 냄새로 가려내도록 군견들을 훈련해 왔습니다.

그중 대표로 판타지를 대중에 공개한건데요.

수 많은 기자들 앞에 선 판타지는 아무런 동요 없이 단 몇 초만에 코로나19 양성 표본을 구별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습니다.

코로나19 감염자와 비감염자가 5분 동안 실험 용기에 대고 숨을 들이마신 뒤 그 용기를 판타지 앞에 놔뒀는데, 판타지는 코로나 감염자가 숨쉰 용기 앞에 정확히 앉은 겁니다.

총 250개의 표본이 있었는데, 판타지가 확진자의 것을 가려내는데는 10분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진단키트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를 감지한 건 아닙니다.

감염된 사람의 면역 반응을 구별해 낸 것이라고 하는데요.

훈련을 담당한 오스트리아 육군 대령 오토 코피치는 "개의 후각이 코로나19 감염자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코로나 19와의 전투에서 개의 후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병에서는 고유의 냄새가 난다

사실 개의 후각을 이용한 질병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사람에게서는 5~600가지의 휘발성 화학물질이 분비됩니다.

병에 걸리면 특정한 화학물질이 분비되고, 환자의 체취가 변하게 됩니다.

그런데 개는 사람보다 1만 배 뛰어난 후각을 가진 덕에 질병에서 나는 냄새를 맡을 수 있다고 합니다.

암과 당뇨병, 말라리아 등을 진단하는데 개의 후각을 활용하려는 연구도 이미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개가 코로나19도 진단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게 됐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레바논의 세인트 조지프대 연구팀은 핀란드와 레바논 공항에서 탐지견들이 승객의 샘플을 맡아 코로나19를 찾는 실험을 실시하기도 했는데요.

두 마리 탐지견은 1천 680명의 승객 샘플 냄새를 맡아서 158명의 확진자를 찾아냈습니다.

놀랍게도 이들은 모두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탐지견들은 양성 판정에서 92%의 정확도를 보였고, 음성 판정에서는 100%의 정확도로 코로나19를 진단했습니다.

제공 : 알포르트 국립수의대

겨드랑이 땀으로 코로나19 검사, 결과는?

프랑스 연구진은 좀 더 색다른 연구에 나섰습니다.

이번엔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땀을 개가 구분할 수 있는지 실험한 겁니다.

프랑스 파리 알포르트 국립수의대 연구팀은 프랑스 파리와 레바논 베이루트의 병원에서 177명의 겨드랑이 땀 검체를 채취했습니다.

코로나19 환자 95명과 비감염자 82명이 실험 대상이었는데, 놀랍게도 탐지견들은 76%에서 100%의 확률로 코로나19 환자의 검체를 구분해냈습니다.

심지어 탐지견들은 비감염 82명의 검체 중에서도 2명을 '감염'으로 분류했는데요.

이후 PCR 검사를 해보니, 정말 두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 탐지견 우리도 만날 수 있을까?

코로나19 탐지견 연구가 성공한다면, 값비싼 코로나19 검사기기를 구매할 여력이 안 되는 저소득국가에서 활용하는 등 큰 이점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코로나19 탐지견이 실생활에 적용되기까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탐지견마다 임무 능력에 차이를 보이고, 검사의 정확성이나 신뢰성을 확보할 만한 데이터가 아직은 부족하다는 겁니다.

또, 일각에서는 탐지견이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자를 가려내는 경찰견을 국내 공항에 배치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세관도 공항과 육상 국경 검문소에 탐지견을 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