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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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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도 느리다, 배송 속도 전쟁. 쓰러지는 노동자들

로켓배송도 느리다, 배송 속도 전쟁. 쓰러지는 노동자들
입력 2021-02-21 15:56 | 수정 2021-02-2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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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켓배송도 느리다, 배송 속도 전쟁. 쓰러지는 노동자들

    SSG닷컴 배송센터

    쿠팡의 혁신 <로켓배송> 그 후

    쿠팡이 등장하기 전까지 배송은 택배시장에 의존해왔습니다.

    그런데 쿠팡이 새로운 방식을 들고 나왔습니다.

    쿠팡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전국에 자체 물류센터를 직접 지었습니다.

    상품의 이동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여 익일 배송을 보장하는 '로켓 배송'을 도입한 겁니다.

    유통업체들은 잇따라 쿠팡발 속도 전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네이버-CJ대한통운 전략적 제휴, <오늘 배송>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두 회사는 <지정일 배송>, <오늘 도착>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오늘 도착> 서비스는 오전 10시까지 주문하면 그날 오후, 오후 2시까지 주문하면 그날 저녁 배송하는 서비스입니다.

    양측은 이를 위해 오토바이 배송망 활용,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수요와 재고를 예측하는 시스템을 검토 중입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 안에 '특가 창고'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빠른 배송을 테스트해보고 있다. 관련 속도는 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롯데온, 속도 2배 <릴레이 배송>

    롯데가 들고 나온 건 릴레이 배송입니다.

    롯데마트 잠실점에서 최근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습니다.

    주문 2시간 내 배송 완료가 원칙입니다.

    기존에는 차량 배송기사가 운전부터 집 앞 방문까지 모두 책임졌습니다.

    릴레이 베송은 마지막 현관까지 구간을 담당하는 플렉서가 따로 있습니다.

    플렉서는 본인 담당 공간에서 기다리다 트럭이 오면 물건을 꺼내 최종 목적지까지 오토바이나 도보로 배달합니다.

    기존 방식보다 속도가 2배 빠르다고 합니다.

    SSG닷컴은 이마트 점포망 활용

    SSG닷컴은 전국에 뻗어있는 이마트 점포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마트의 141개 점포 중 110곳에는 'PP센터'가 있습니다.

    PP센터는 '피킹 & 패킹'(Picking & Packing) 센터를 말합니다.

    피커(picker)라는 직원이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아 곧바로 포장까지 합니다.

    그러면 포장된 물건을 곧바로 주문 고객에게 배달합니다.

    SSG닷컴은 현재 전체의 40% 정도인 PP센터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소비자는 빨라서 좋은데, 배송 노동자들은?

    쿠팡의 속도 전쟁은 무섭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쿠팡 물류센터에서 5명의 노동자가 사망했습니다.

    대구칠곡물류센터에서 일하다 지난해 10월 갑자기 사망한 28살 장덕준 씨는 1년 6개월만에 체중이 15킬로그램 빠졌다고 합니다.

    택배 노동자들은 지난해에만 16명이 과로로 사망했습니다.

    뒤늦게 정부가 나서서 분류인력 투입 등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냈지만, 아무 강제력이 없는 합의였습니다.

    택배사가 이 비용을 대리점에 떠넘기고 제대로 분류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유통업체들의 혁신을 소개하는 기사들은 넘쳐납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유통업계의 속도 전쟁으로 누군가는 편리해졌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전쟁터의 최전선으로 내몰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은 사람들, 가게 문을 닫은 사람들. 이들이 지금 새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일은 배달 노동뿐입니다. 배달 노동의 단가는 그래서 하락합니다.

    지금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폭풍 성장과 혁신은 누군가의 죽음 위에 서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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