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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가 아니라고? 변창흠 장관 발언 전체를 공개합니다.

투기가 아니라고? 변창흠 장관 발언 전체를 공개합니다.
입력 2021-03-05 14:46 | 수정 2021-03-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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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기가 아니라고? 변창흠 장관 발언 전체를 공개합니다.
    지난 4일 뉴스데스크는 변창흠 장관과 MBC 기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단독] "개발정보 알고 산 거 아니다"…장관이 나서서 감싸기?

    변창흠 장관은 MBC 기자와 대화에서 "LH 직원들은 신도시 개발이 안 될 줄 알고 샀을 거다.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건 바보짓이다.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LH 직원들은 신도시 지정을 미리 알고 땅을 산 게 아니니, 투기가 아니라는 주장입니다.

    이 보도 이후 국토부는 오늘 이런 입장문을 냈습니다.

    <국토부에서 알려드립니다>
    변창흠 장관은 그 간 여러 차례 공기업 직원의 부동산 투기 행위는 '직업윤리상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했음에도 LH를 비호하는 것으로 오해될 소지가 있는 방송이 보도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략)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보도 하루만인 오늘 아침 변창흠 장관을 불러들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추후에라도 조직을 두둔하는 듯한 언동은 절대로 해선 안 된다"고 변 장관을 질타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변창흠 장관은 이 사건에 대해 정확히 어떤 인식을 갖고 있을까요?

    변 장관과 MBC 기자가 나눈 대화를 상세하게 공개하겠습니다.
    투기가 아니라고? 변창흠 장관 발언 전체를 공개합니다.
    첫번째 대화는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진 다음날인 3월 3일 오후에 문자 메시지로 이뤄졌습니다.

    ▶ 변창흠/국토부 장관
    "저도 개발공기업을 맡아 일하면서 끊임없이 청렴과 솔선수범을 강조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특히나 공공주도를 강조한 2·4대책을 추진하는 과정이라 더욱 아프네요.
    법적으로 공기업 직원들의 투자를 직접 제한하거나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수조사와 후속 조치를 마련할 예정입니다."


    ▷ MBC 기자
    "공기업 직원에 대해 아예 부동산 투자를 금지할 수야 없겠지만, 이번에는 사안이 매우 달라보입니다."

    ▶ 변창흠/국토부 장관
    "네, 직업윤리 측면에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인 것 같습니다.
    다만, 정황상 개발정보를 알고 토지를 미리 구입했다기보다는 신도시 개발이 안될 걸로 알고 취득했는데, 갑자기 지정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것은 바보짓이니까요."


    ▷ MBC 기자
    "전면 수용되는 신도시에 땅을 사는 건 최소한 투기 목적이 아니라는 말씀이신 거죠?"

    ▶ 변창흠/국토부 장관
    "수용은 감정가로 매입하니 메리트가 없다는 겁니다.
    공기업 직원들이 자기 이름 걸고 이런 바보짓은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이해가 안된다는 겁니다."


    이날의 대화는 이렇게 마무리됐습니다.
    투기가 아니라고? 변창흠 장관 발언 전체를 공개합니다.
    이튿날인 3월 4일. MBC 기자는 변창흠 장관의 말이 정확히 어떤 의도인지 확인하기 위해 변 장관을 찾아갔습니다.

    변 장관을 어렵게 만났지만,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는 답 외에 다른 설명은 하지 않았습니다.

    또 한 번 문자메시지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 MBC 기자
    "장관님 말씀에 대한 설명과 입장을 듣고 싶습니다. 잠시만 시간을 내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변창흠/국토부 장관
    "아직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씀드리는 것이 자칫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서 아주 조심스럽습니다.
    저를 통해 확인하시기보다는 다른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다만, 어제 이번에 토지 투기를 한 LH 직원 어떤 언론에 인터뷰한 것처럼, 신도시 개발 정보를 얻어서 보상받기 위해 토지를 구입한 것이 아닙니다.
    2025년 이후 특별관리지역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공공 신도시가 아니라 민간개발 될 걸로 알고 구매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꼭 저를 인용하지 마시고, 부동산 전문가나 당사자 등을 활용하시기 부탁드립니다."


    ------------------------------------------

    이 대화를 통해 변창흠 장관의 생각이 무엇인지 조금 더 분명해졌습니다.

    광명·시흥 신도시는 지난 2015년 보금자리주택 지역에서 해제됐는데, 해제와 동시에 난개발을 막기 위해 특별관리지역으로 묶였습니다.

    최장 10년 동안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묶인 겁니다.

    즉 신도시로 지정되지 않는 한, 민간 개발은 2025년 이후에나 가능한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국토부가 이곳을 신도시로 지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2025년까지 개발이 불가능했던 지역이, 갑자기 신도시로 지정돼 공공 개발이 가능하도록 풀린 겁니다.

    변창흠 장관의 발언은 이런 뜻입니다.

    * LH 직원들은 이곳이 신도시로 지정될 줄 몰랐다.
    * 2025년 이후 개발제한이 풀리면 땅주인들이 주도하는 민간 개발이 될 줄 알고, 그 이후를 대비해 산 것으로 보인다.
    * 그러므로 내부 정보를 미리 알고 투기한 것이 아니다.

    이런 변창흠 장관의 생각은 공교롭게도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의 해명과 똑같습니다.

    국토부가 밝힌 입장처럼 정말 MBC가 오해한 걸까요? 아니면 국토부와 장관이 정말 투기가 아니라고 이미 결론내리고 있는 것일까요?

    변창흠 장관은 마지막 대화에서 자기를 인용하지 말고, 전문가들에게 확인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전문가들에게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모두 같았습니다.

    LH 직원들은 신도시로 지정될 경우, 어떻게 하면 최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잘 알고 있는 사람들처럼 행동했습니다.

    5년에서 7년을 기다려 언젠가 이뤄질 민간 개발을 위해 장기 투자한 사람들처럼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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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취재를 바탕으로 고심끝에 변창흠 장관의 발언은 공공의 이익에 관해 국민이 꼭 알아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해 보도하게 됐습니다.

    오늘 뉴스데스크에서는 이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겠습니다.

    (이문현 기자 /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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