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하라!"
또다시 2주 연장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때문에 지친 사람들이 늘어난 요즘, 국회 앞에서 예상치 못한 외침이 울려 퍼졌습니다.
자신들을 집합금지업종으로 포함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서울, 부산, 목포 등 전국 각지에서 올라왔다는 이들. 중소 규모 여행사 사장님들이었습니다.
전면 휴업 상태지만 집합금지업종은 아닌 여행업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현재 여행업계는 전면 휴업 상태입니다.
코로나19 감염 걱정은 물론, 해외 2주·국내 2주 의무인 자가격리 부담 때문에 현실적으로 해외여행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여행업 종사자들은 여행사들이 사실상 집합금지업종이라고 말합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한 자가격리 조치 등의 영향으로 여행객 수가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여행업은 1~3차 재난지원금 지급 과정에서 '일반 업종'으로 분류돼왔습니다.
정부가 직접 사업장 영업을 막거나 영업시간을 제한하지 않았고, 자가격리 등 정부 조치 때문에 간접적으로 집합 금지·제한 수준의 영향을 받은 사업장을 구분하는 기준도 없기 때문입니다.
일반업종이 재난지원금을 받으려면 두 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1) 매출이 전년도보다 줄어들고, 2) 종사자 수가 5인 미만이어야 합니다.
사실상 영업금지 상태인 여행사 입장에서 1) 기준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지만, 문제는 2)입니다.
직원이 5명 이상인 여행사들은 일반업종 재난지원금 기준을 맞추지 못해 재난지원금 100만 원도 못 받는 것입니다.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여행사 사장님들은 공사장, 배달, 차량운전 등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아 전전합니다.
정부가 고용유지비용 90%를 지원하기 때문에 직원 인건비 부담은 크게 덜 수 있었지만, 당장 수입이 없는 상황에서 사무실 유지 비용과 나머지 인건비 10%, 생계비를 벌려면 아르바이트가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집합금지·제한업종은 매출액이나 종사자 수 기준과 상관없이 재난지원금이 무조건 지급됩니다.
이 때문에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여행사처럼 사실상 영업이 불가능한 업종은 재난지원금을 못 받는데, 영업제한 업종 중 호황을 누리는 곳은 매출액 변화와 상관없이 무조건 200만 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4차 재난지원금부턴 '경영위기 업종' 지정‥ 집합금지 업종 ½ 수준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하고 4차 재난지원금부터 여행업 종사자를 위한 별도 지원금을 만들었습니다.
일반업종 중 공연업이나 여행업 등 매출이 20% 이상 감소한 곳은 '경영위기 업종'으로 별도 지정해 재난 지원금을 200만 원 지급하기로 한 것입니다.
일반업종 기준을 맞춰야 했던 1~3차 지원금 지급 당시보다 조금 나아진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1년 넘게 매출 없이 버텨온 상황을 타개하기엔 역부족입니다.
게다가 지원금 500만 원을 받는 집합금지 연장 업종과 400만 원을 받는 완화 업종보다 지원금 액수도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여행업 종사자들은 자신들을 차라리 집합금지 업종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집합금지 업종'과 다름없기 때문에, 집합금지 업종에 해당하는 정부 지원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기약 없는 코로나 종식‥지난 한해 600곳 폐업
지난해 기준 국내 중소여행사는 약 1만 5천 곳, 이 중 600여 곳이 문을 닫았습니다.
결국, 이들은 오늘 국회 앞에 모여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여행업 손실을 보상하고, 관광진흥개발기금법에 위기재난금 조항을 제정해 도산 위기에 처한 여행업 종사자들을 지원해달라는 것입니다.
또, 직원에게 지급되던 고용유지금을 여행사 사장까지 확대 적용해달라고 말합니다.
기약 없는 코로나19 종식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아르바이트와 일용직 일로 버티고 있는 중소 여행사 종사자들.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경제
이유경
[알려줘! 경제] "집합금지업종으로 지정해달라!" 무슨 이유일까?
[알려줘! 경제] "집합금지업종으로 지정해달라!" 무슨 이유일까?
입력 2021-03-12 16:11 |
수정 2021-03-1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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