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과 관련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행정부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둔 10일(미국 현지시간) 전격 합의에 성공했습니다.
양사 관계자는 이날 "주말 사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며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뒤 이르면 오전 중 공동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양사가 합의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조지아주 공장 건설 등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계속 영위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번 합의로 ITC가 결정한 SK이노베이션의 수입금지 조처가 무효화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도 차질없이 운영될 전망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ITC의 최종 결정이 나온 이후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공급망 구축 등 자국 경제적 효과를 고려해 물밑에서 양사에 합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ITC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째인 이날 자정, 한국 시간으로는 12일 오후 1시까지였습니다.
ITC 최종 결정 이후에도 60일 가까이 양사는 배상금 규모에 합의를 보지 못하며 협상은 교착 상태였으며,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사업 철수까지 거론하며 미국에서 거부권에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LG 측은 배상금 3조원 이상을, SK 측은 1조원 수준을 제시하는 등 격차가 커 합의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전격 합의는 사실상 미국 정부의 중재로 이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미국의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ITC 최종 결정 이후 백악관을 대신해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검토해왔으며, 막판까지 양 사의 합의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국내 반도체와 배터리 등 공급망 체계 강화에 나선 조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SK이노베이션의 공장이 있는 조지아주의 일자리에 타격을 받게 되고, 반대로 거부권 행사는 평소 지식재산권을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의 지론에 상충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정부도 지난 2월 ITC 최종 결정을 앞두고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나서 양 사에 합의를 촉구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거부권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양사 모두 분쟁 장기화됨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았다는 점도 적격 합의를 결정한 배경중 하나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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