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장, 전직 보좌관 "채용하라" 지시…어렵다는 보고에 욕설
공공 기관장이라 하더라도 마음대로 직원을 뽑을 수는 없습니다.
지난 2019년 권익위원회가 채용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기관장 임의로 직원을 뽑는 특별채용제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권고했기 때문입니다.
과연 지켜지고 있을까요?
여당 국회의원까지 지낸 한 기관장이 특별 채용을 지시했다가 이를 반대하는 직원에게 막말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마사회 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초 취임한 김우남 회장은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던 자신의 측근을 비서실장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인사 담당 간부와 실무자가 권익위의 권고를 들어 특별전형 방식의 채용은 어렵다고 보고를 하자 욕설과 막말을 했다고 합니다.
'새끼' '자식' '임마' 같은 저속한 욕설이 이어졌고, '특별 채용이 안 되면 마사회 담당 직원은 물론 주무기관인 농림축산식품부 담당 공무원까지 잘라버리겠다'는 폭언도 나왔다고 합니다.
특별채용이 무산된 전직 보좌관은 현재 계약직인 자문위원 형태로 마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사회는 이 전직 보좌관을 개방형 공모로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조는 '측근 특별채용이 무산되자 우회 채용을 강요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마사회는 특혜 채용 의혹을 부인하면서 '개방형 공모도 검토만 했을 뿐 진행된 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노조, "평소에도 '막말', '갑질'"
노조는 김우남 회장이 평소에도 입이 거칠고 갑질을 일삼았다고 주장합니다.
마사회 직원들에겐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 저성과자 교육을 들먹이며 '농군학교로 보내 정신개조를 하겠다'거나, 식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바쁜 시간에 보고를 한다 등등 갖은 이유로 폭언을 했다는 겁니다.
김우남 회장은 이전부터 마사회 노조와는 불편한 관계였습니다.
국회의원 시절엔 마사회 임직원의 급여와 복지가 과하다며 개인 급여명세서를 국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해서 갈등을 빚었고, 이런 악연 때문에 올해 초 취임 당시 노동조합은 출근 저지에 나서기도 했습니다.공공기관 채용비리…작년 83건 적발
공공기관 채용비리는 그동안 계속해서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비판받아왔습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실태조사인 2020년 조사에서는 모두 83건의 채용비위가 적발됐습니다.
인사청탁, 시험점수나 면접 결과 조작, 승진 채용 관련 부당 지시나 향응 및 금품수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의 특혜 등 인사 채용 과정 전반에서 비위가 적발됐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채용비위는 특히 기관장이 임의로 직원을 뽑는 특별채용제도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직원 채용은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하라고 각 기관에 권고했습니다.
마사회도 특별전형으로 채용시험을 실시하는 경우에는 채용목적과 인원, 절차, 기준 등 채용 전반에 대해 주무기관의 장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미리 협의하는 것으로 지난 2019년 10월 관련규정을 개정했습니다. 즉 회장 임의로 직원을 뽑는 것은 규정상 불가한 것입니다.
하지만 인식이 제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시간의 문제일까요? 개인의 문제일까요? 이번 마사회장의 측근 채용 지시 논란이 고민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