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1분기 영업이익 1조…'해운업 전성기 돌아왔다'

사진 제공: 연합뉴스

장기침체가 끝나고 전성기가 돌아온 걸까.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 선사인 HMM이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냈습니다.

HMM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93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에는 2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매출은 무려 85% 증가해 2조 4천28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당기순이익은 1천541억 원으로 동기 대비 2천억 원 넘게 개선됐습니다.

HMM의 전신은 현대상선입니다.

1976년 창립이래 올해 같은 실적은 처음입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전체(9천808억원)이익을 뛰어넘습니다.

국내 선사들이 최근 10여 년간 적자에 허덕였던 걸 고려하면 이런 '깜짝 실적'은 '기적'처럼 보입니다.

<<장기침체 10년..끝없는 추락>> 해운업계의 불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2009년부터 시작됐습니다.

해외 주요 해운업체들이 불황에 대비해 선박 규모를 키우고 효율을 높이고 있었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은 이러한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국내 1위이자 세계 7위 선사였던 한진해운이 2016년 파산하고, 한때 105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에 달했던 한국 선복량은 46만TEU로 떨어졌습니다.

해운 순위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습니다.

현대상선도 현대그룹에서 산업은행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등 부침을 겪었습니다.

대표적인 기간산업인 해운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가 절실해졌습니다.

2018년 정부는 부랴부랴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세우고,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세워 현대상선에 초대형 선박 20척 발주를 지원합니다.

초대형선으로 바꿔야만 단위당 원가를 크게 줄여 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HMM은 또 2019년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디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해 세계 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발판도 마련합니다.

<<반전은 코로나19‥기저효과로 운임비 급등>> 긴 부진의 끝, 반전의 기회는 감염병이었습니다.

코로나19 막혀 있던 전 세계 수출입 물량이 풀리면서 운임이 예년의 2~3배 수준으로 급등한 겁니다.

옮겨야 할 컨테이너는 많은데 이를 적재할 수 있는 배는 턱 없이 부족해졌습니다.

선박 부족은 단기가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해운업계 성수기인 2·3분에도 이런 호황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정부의 대대적인 투자, 선사의 적극적인 운항 효율성 개선, 그리고 물동량 증가가 맞물려 국내 해운업계는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사이클 산업인 해운 특성을 고려하면 이번 호황은 어렵게 찾아온 기회입니다.

HMM은 어려웠을 때 정부와 국민이 도와줬던 것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만3천TEU급 네오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12척 추가 발주를 준비 중인데, 선복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언제 닥칠지 모를 불황에 대비해 장기 체력 비축에도 나서야 합니다.

HMM은 "국민과 정부기관, 채권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이번 실적개선이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대표 국적선사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