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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기'도 버틴 남양유업, '불가리스 논란'으로 결국 매각

'밀어내기'도 버틴 남양유업, '불가리스 논란'으로 결국 매각
입력 2021-05-28 11:10 | 수정 2021-05-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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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어내기'도 버틴 남양유업, '불가리스 논란'으로 결국 매각

    [사진 제공: 연합뉴스]

    <"불가리스, 코로나 사멸·예방 효과">

    지난 4월 13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남양유업의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장은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에 대한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99.999%까지 사멸되는 것을 확인했고, 코로나19 억제 효과 연구에서도 77.8% 저감 효과를 봤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발효유 완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음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그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42명. 편의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는 불가리스가 코로나 치료제로 인식되자, 시장이 뜨겁게 반응했습니다.

    쇼핑몰과 마트 곳곳에서 불가리스는 품절됐고, 주식 시장에선 남양유업 주가가 그날 하루 8.57%가 올랐습니다.

    심지어 시간 외 거래에서 10% 추가로 상승했습니다.

    <정말 코로나가 예방될까?>

    하지만, 정부는 곧장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질병관리청은 "남양유업의 연구는 바이러스 자체에 제품을 처리해서 얻은 결과로, 인체에 바이러스가 있을 때 이를 제거하는 기전을 검증한 것이 아니라서 실제 효과가 있을지를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도 정부와 같은 의견을 내놨고, 식약처도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와 심포지엄 개최에 개입한 점을 확인했다며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남양유업을 고발조치했습니다.

    뜨겁게 올랐던 남양유업 주가는 더 뜨겁게 빠졌고, 코로나 불안 심리를 악용한 남양유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난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습니다.
    '밀어내기'도 버틴 남양유업, '불가리스 논란'으로 결국 매각

    [사진 제공: 연합뉴스]

    <뒤늦은 사과…가라앉지 않는 분노>

    논란이 커지자, 남양유업은 사흘 뒤인 4월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포지엄 과정에서 해당 실험이 인체 임상 실험이 아닌 세포 단계의 실험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코로나 관련 오해를 일으킨 점 사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의 비난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서는 남양유업 제품들을 공유하며 불매운동을 해야한다는 글이 확산됐습니다.

    심지어 남양유업 표시가 되지 않는 '위탁 생산 제품'들에 대한 불매운동도 일각에서 벌어졌습니다.

    결국 다음달,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사퇴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013년 '밀어내기 사건'과 마약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킨 외조카 황하나 씨 사건에 대한 사과도 함께 했습니다.

    자식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결국 매각…주식은 폭등>

    홍원식 전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오너가의 모든 지분 53.08%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주식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양도 대상은 남양유업 주식 37만8천938주로, 계약금액은 3,107억원에 달합니다.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다'는 문제의 발표 이후 44일 만입니다.

    이번 매각은 홍 전 회장의 사퇴와 연이은 쇄신책에도 불매 운동의 여파가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이 같은 쇄신책이 연이어 발표됐을 때도 소비자들은 오너 일가가 여전히 회사 지분의 절반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따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회사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너 리스크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늘 남양유업 주가는 오전 10시 35분 기준 29.84% 급등한 57만원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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