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물류센터 화재를 계기로 쿠팡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기업 윤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쿠팡 탈퇴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는 '쿠팡 불매', '쿠팡 탈퇴' 해시태그를 달고 쿠팡 탈퇴를 인증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쿠팡 탈퇴'라는 키워드가 어제 한때 트위터 대한민국 실시간 트렌드 4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지난 1년, 쿠팡에서 숨진 노동자는 9명>
지난 1년 동안 쿠팡의 배송과 물류센터 노동자 9명이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쿠팡은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국정감사에 김범석 쿠팡 당시 대표이사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쿠팡은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 엄성환 전무를 대신 내보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쿠팡은 사과 요구에 응하지 않았고, 엄성환 전무는 침묵하다 결국 "고인과 가족분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달드린다"고만 말했습니다.
<김범석 창업자, 국내 모든 공식 직위 사퇴>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당일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국내 공식 지위를 모두 내려놓았다는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화재가 발생한 지난 17일 쿠팡은 김범석 창업자가 지난 11일 주주총회를 통해 국내 쿠팡의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 직을 사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은 "김범석 창업자가 앞으로 해외 사업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김범석 창업자가 사임한 다른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됩니다.
이 법에 따르면 안전 의무를 위반해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됩니다.
김범석 창업자처럼 공식 직위를 내려놓으면,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에 처벌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실제로 쿠팡은 지난 4월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경영 위험 요인이라고 적시하기도 했습니다.
<뒤늦은 사과, 그리고 김범석 창업자의 조문>
노동자 9명의 사망, 냉난방 시설도 없는 열악한 노동 환경, 그리고 입점 업체를 무한 경쟁으로 몰아 넣는 최저가 경쟁 시스템. 이 모든 논란에도 한 번도 나선 적이 없던 김범석 창업자. 이번 화재 사고에 대해서도 김범석 창업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쿠팡의 첫번째 공식 사과는 사고 발생 후 32시간이 지난 18일 오후,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였습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김범석 창업자는 어제 저녁 숨진 고 김동식 소방령의 빈소를 찾아가, 유족들을 평생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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