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오늘 자신의 SNS에 신속한 검찰 개혁을 주문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추 전 장관은 "어느 나라에서도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갖고 심지어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는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법을 신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제와서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면 67년의 허송세월이 부족하다는 것이 돼 버린다"라고 했습니다.
추 전 장관의 발언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이틀 전 발언을 겨냥한 겁니다.
지난 22일 박범계 장관은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대통령께서 제게 주신 말씀은 크게 두 가지다. 올해부터 시행된 수사권 개혁의 안착과 반부패 수사 역량이 후퇴돼서는 안 된다는 차원의 말씀"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대통령의 의중을 담아, 검찰 개혁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1단계 검찰 개혁인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안착되는 것이 중요하지, 2단계 검찰 개혁인 수사청법 입법은 그 다음 문제라는 겁니다.
그러나, 당원 게시판에선 이를 두고 "배신자"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비난하는 게시물들이 연달아 올라왔습니다.
민주당도 공식적으로는 속도조절론과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오늘 "2월말이나 3월초에 검찰개혁 특위 차원에서 법안 발의가 예정돼 있고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당이나 정부, 청와대가 검찰개혁 방향을 공유하고 있고 이견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특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 속도를 조절하라는 얘기를 공식이나 비공식적으로 들은 바는 없다"고 확언했습니다.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법안을 앞서 발의한 황운하 의원은 박 장관이 전한 "대통령 말씀은 일상적 당부로, 속도 조절에 관한 것은 아닌 것으로 들었다"고 해설했습니다.
이어 "수사청 설치를 좌초시키고 싶은 분들이 속도 조절론으로 왜곡해 포장하는 것 아니냐"며
논란의 책임을 검찰과 보수언론에 돌렸습니다.
특위는 늦어도 3월초에는 수사청법을 발의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특위 소속의 한 의원은 "당 내에서도 검찰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안을 통과시키더라도 시행 시점을 늦춰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고 MBC에 전했습니다.
또 당내에서 수사청 설치 등 검찰개혁 2라운드를 속도감있게 추진하는 게, 자칫 '개혁의 안착'을 주문한 대통령의 레임덕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것도 여당 지도부의 고민입니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건 임기가 1년 남은 문재인 대통령과, 3년 이상 남은 여당 의원들의 '개혁 시계'가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
나세웅
추미애의 박범계 반박…與 '검찰개혁 속도조절' 시끌
추미애의 박범계 반박…與 '검찰개혁 속도조절' 시끌
입력 2021-02-24 14:35 |
수정 2021-02-2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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