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윤 총장을 때릴수록 보수 야권 지지층이 결집했던 과거 경험을 의식한 듯, 당 차원의 날 선 비판은 자제하면서 윤 총장의 정치 행보를 비판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정세균 총리는 오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총장이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은 헌법정신 파괴'라고 말한 것에 대해 "국민께 참 송구하다, 이번 사태를 놓고 국민이 많이 불편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정 총리는 이어 "윤 총장은 검찰총장인데, 하는 것을 보면 정치인 같다"며, "행정과 정치는 분명히 문화도 다르고, 실행 방법과 내용도 달라야 하는데 이건 정치인이지 평범한 행정가나 공직자의 발언 같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도 직접 대응은 자제하면서, 국회와의 협의 대신 언론을 통해 불만을 제기한 윤 총장의 선택을 '정치 행보'로 판단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낙연 대표는 '윤 총장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냐'는 질문에 "검찰개혁특위가 법무부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의견을 들어서 완성도 높은 법안을 준비해줄 것이라 믿는다"고만 답했습니다.
이 대표는 유사한 질문에 거의 같은 방식으로 답했는데, 다만 '윤 총장의 행동이 정치적 행동이라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는 "특별히 할 말 없다"면서도 "법무부를 통해 말씀해주시는 게 더 일반적이었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검찰총장의 언행이 좀 요란스러워서 우려스럽다는 시각이 있다"며 "좀 차분해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은 중대범죄수사청 입법과 관련해선, 좀 더 정교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부분과 재보선을 앞두고 여권-검찰 갈등 확산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아래, 서두르지 않겠다는 방침입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윤 총장의 행동이 정치적 의사 표시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검사 출신인 권성동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총장의 반발 이유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겠다는 의도가 관철되지 않으면 '나도 정치를 하겠다'는 의사 표현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권 의원은 '윤 총장의 발언이 정치적 행보를 계산한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윤 총장이 정치에 나온다면 야권 후보의 1명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평가는 '정치적 의사표시'라는 점에서는 여권과 같지만, '윤 총장의 행보를 지지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이런 가운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윤 총장의 행보는 전혀 정치적이지 않다며, 여권을 강력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헌법상 부여된 검찰의 수사권능을 빼앗는 법을 만드는 것에 조직 수장으로서 입장을 밝히는 게 어떻게 정치적 행보냐"며 "이런 권력의 도발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직무유기"라고 말했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또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자기 의견을 말할 수 있고, 특히 수사와 사법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에 대해 당연히 이야기할 수 있다"며 "윤 총장을 향판 비판은 옹색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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