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사면을 두고 내부 갑론을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병수 의원의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이 논란이 됐습니다.
서 의원은 어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의 국민의힘 첫 질문자로 나서, 질문 초반부에 박 대통령 탄핵 문제를 꺼내들었습니다.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 과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전직 대통령을 이렇게까지 괴롭히고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보통의 상식을 가진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주장한 겁니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오늘 비상대책위원회 직후, 어제 서 의원의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자 "그것을 당 전체 의견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대정부질문 내용을 일일이 사전에 체크할 수 없고 의원 개개인의 의견은 다를 수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주 권한대행은 그러면서도 "많은 국민들은 전직 대통령들이 오랫동안 영어 생활하는 데에 걱정하고 있다"며 사면론에 힘을 실었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주장한 국민의힘 인사는 서 의원과 주 대행 뿐만은 아닙니다.
야권 대선주자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우리나라의 품격이나 국민통합을 위해서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게 맞다”며 사면론에 가세한 바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계속된 사면 주장에다, 이제는 탄핵 자체를 문제삼는 발언까지 이어지자, 국민의힘 지도부에선 반대 의견도 터져나왔습니다.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오늘 비대위 회의 공개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이 전직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고개를 숙여 국민들께 사과를 구한지 이제 고작 5개월 지났다"며, "이러니 젊은 세대가 우리 당을 두고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하는 것"이라고 어제 서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았습니다.
김 위원은 이어 "이번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회초리를 세게 맞는 것을 보고도 떠오르는 게 없는지 우리 당 의원들께 진지하게 묻고 싶다"며, "이번 선거를 민주당 뿐 아니라 국민의힘 스스로도 지난 날을 돌아보고 반성하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새겨야 한다"고 사면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습니다.
앞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5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며 탄핵 사태를 사과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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