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국민이 작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통일연구원이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통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58.7%로, 지난해보다 6% 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통일의 필요성은 남북관계 변화와 밀접하게 연동되는데, 미 바이든 행정부의 등장으로 남북대화에 대한 새로운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교류·협력만 있어도 통일"로 인식 변화
통일관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남북한이 하나의 국가가 아니더라도, 국민이 서로 왕래할 수 있고, 정치·경제적으로 협력한다면 그것도 통일이라고 할 수 있다"는 문항에 동의한 응답자는 63.2%에 달했습니다.
'통일을 할 때 반드시 하나의 국가로 합치지 않아도 된다'는 유연한 통일관을 가진 응답자가 절반이 넘는 겁니다.
이는 탈민족주의적 통일관이 늘어나는 경향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남북이 한민족이라고 해서 반드시 하나의 국가를 이룰 필요는 없다"는 문항에 '동의'한 비율이 48.8%로, '부동의' 비율인 23.0%의 두 배가 넘습니다.
'같은 민족이라는 이유로 하나의 국가가 될 필요가 없다'는 탈민족주의적 시각은 2017년 35%대에서 시작해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한반도 평화정책은 계속돼야" 인식
이번 조사 결과는 '남북관계에 대체로 무관심하지만, 한반도 평화정책은 계속 추구해야 한다'는 인식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북한에 대해 얼마나 관심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61%가 무관심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향후 5년 간 남북관계 전망'을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66.7%가 "지금과 같을 것"이라고 응답하고,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20.3%로 나왔습니다.
연구원은 이 두 결과를 놓고 "북한에 대해 무관심하고 기대 자체를 접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남북관계 경색이 계속되고 북한이 전향적으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잘 보이지 않는 현 정국의 영향으로 보인다는 해석입니다.
하지만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지지는 높았습니다.
응답자의 67.7%가 "남북한이 체결한 합의 사항은 정부가 교체되더라도 계승돼야 한다"고 응답한 겁니다.
"한반도 평화엔 미국이 핵심" 인식
미국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한반도 평화를 안착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걸로 인식됩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문항에 응답자의 69%가 긍정적으로 답했습니다.
그런데 긍정 응답자의 25%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 전에는 재개하면 안 된다"고 답했고, 약 50%는 "북한이 비핵화에 어느정도 실질적인 진전을 보이면 재개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북한 핵문제를 북미정상회담의 주요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질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바텀업(bottom-up) 방식'의 대북접근법을 채택한 바이든 정부의 외교 방식에도 긍정적일거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우리 국민의 호감도는 당선 직후인 2020년 11월 조사에서 받은 64점보다는 낮아졌지만, 56.6점이었습니다.
일본 스가 총리보다 36점 이상 높고, 중국 시진핑 주석보다 23점 이상 높은 점수입니다.
그만큼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기대와 호감을 갖고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한편 "한미동맹이 계속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93.8%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는데, 지지하는 정당의 진보·보수 성향에 관계없이 90%를 넘었습니다.
주한미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90.3%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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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통일연구원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천 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습니다.
대면 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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