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브로드피크에서 산악인 김홍빈 대장이 조난당해 실종된 가운데 현지 베이스캠프 인근에서 22년 전 실종된 다른 한국 산악인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외교부 당국자와 산악계에 따르면 이달 초순쯤 브로드피크 베이스캠프 근처에서 한 외국인 등반대가 한국인 남성 고(故) 허승관 씨의 시신을 찾았습니다.
현지에 눈이 잠깐 녹은 사이 풍화된 시신이 발견됐고, 함께 있었던 연세산악회 재킷과 깃발 등을 토대로 고인의 신원이 확인됐습니다.
연세산악회 측은 "산악회원 1명이 브로드피크를 찾아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오늘 파키스탄으로 출발한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당시 27살이었던 허씨는 1999년 7월 29일 연세대 산악부 등정대 소속으로 브로드피크를 오르다가 해발 7천300m 지점에서 등반을 포기하고 내려오던 중 실종됐습니다.
다른 대원들은 다음날 허씨가 사라진 사실을 깨닫고 수색작업에 나섰지만, 허씨의 것으로 보이는 의류 등 유류품 일부만 찾았습니다.
이후 2005년 K2 등반을 위해 방문한 박영석 대장이 허씨를 포함해 이곳에서 숨진 산악인 2명을 추모하는 동판을 K2 베이스캠프에 있는 추모 바위에 부착하기도 했습니다.
허씨를 추모했던 박영석 대장도 2011년 10월 안나푸르나에서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 사라졌으며 끝내 찾지 못했습니다.
한편 지난 며칠 동안 파키스탄군 헬기 등이 김 대장 추락 추정 지점을 수색했지만 진전은 없었고 김 대장 가족의 요청에 따라 오늘부터 수색은 중단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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