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홍준표 의원을 '두테르테'에 비유했다가 같은당 경쟁 후보들로부터 집중 난타를 당했습니다.
윤 전 총장은 오늘 대한노인회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아 강간·살해범을 사형시키겠다’는 홍준표 의원의 발언에 대해 "행정 수반인 대통령이 형사처벌에 관한 사법 집행을 언급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두테르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사형제 부활을 공언한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홍 의원을 빗댄 건데 이 발언이 화근이 됐습니다.
당사자인 홍준표 의원이 가장 먼저 발끈했습니다.
홍 의원은 SNS에 "문재인 대통령이 두테르테처럼 수사 지시를 하고 귀하는 그 집행의 선봉장에 섰다"며 "귀하는 두테르테의 하수인이고 나를 두테르테에 비유한 것은 오폭"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홍 의원은 부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도 "2017년 중앙지검장할 때 우리 측 사람 1천명 데리고 가서 강압수사를 했고 그 과정에서 5명이 자살하기도 했다"며 "얼마나 포악한 수사를 했는지 해방 이후에 그런 일이 없었다"고 윤 전 총장을 직격했습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윤 전 총장 비판에 가세했습니다.
유 전 의원은 SNS를 통해 "윤 전 총장 본인부터 되돌아보라"며 "홍준표 후보가 두테르테라면 윤석열 후보는 뭐라고 해야 하느냐"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과거 윤석열 후보의 목적이 수사였는지 아니면 보수진영의 궤멸이었는지" 따져 물은 유 전 의원은 "문재인 권력의 칼 노릇을 하던 윤석열 후보가 수없이 행했던 무리한 구속, 수사, 기소, 구형을 온 천하가 알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호남 출신 대선주자인 장성민 전 의원도 "외교 훼손이자, 우방국인 필리핀 비하"라고 윤 전 총장을 비판했습니다.
장 전 의원 역시 SNS에서 "윤 전 총장은 우리 정부와 필리핀간의 외교적 노력과 경제적 관계를 모두 망치겠다는것이냐"며 "이는 윤 전 총장의 무지와 건달정치가 낳은 결과"라고 비난했습니다.
비난이 격화되자, 자중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같은 당 대선주자인 박진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이런 식의 감정 다툼과 과거 공격에 빠진다면 국민들은 경선에 실망만 느낄 것"이라며 "당 선관위도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선관위의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정치
이기주
윤석열 '두테르테' 한번 언급했다가…野 경쟁 후보들에 집중 난타
윤석열 '두테르테' 한번 언급했다가…野 경쟁 후보들에 집중 난타
입력 2021-09-01 18:30 |
수정 2021-09-01 18:46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