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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기자이미지 양효경

열병식 대신 '국방발전전람회'‥北, 신무기 펼쳐놓고 '무력 과시'

열병식 대신 '국방발전전람회'‥北, 신무기 펼쳐놓고 '무력 과시'
입력 2021-10-12 18:16 | 수정 2021-10-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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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병식 대신 '국방발전전람회'‥北, 신무기 펼쳐놓고 '무력 과시'
    북한은 노동당 창건 76주년 기념 국방발전전람회에 지난 5년간 개발한 첨단무기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국방력을 과시했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시험 발사한 '게임체인저'로 평가되는 '극초음속 미사일(화성-8형)'부터 북한판 이스칸데르까지 다양한 신무기들이 총망라돼 전람회장 곳곳에 배치됐습니다.

    북한이 오늘 공개한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사진들을 보면 3대혁명전시관 실내 정중앙의 무대를 기준으로 양편에 각종 첨단무기가 전시됐습니다.

    대체로 왼편에는 남측을 타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 오른편에는 일본을 비롯해 괌, 알래스카, 미국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무기들이 구분돼 전시된 점이 눈에 띕니다.

    또 무대 위에는 신형전차를 올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설할 때 주요 배경이 되도록 전시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집중적으로 시험발사했던 신형 미사일들도 대거 등장했습니다.

    특히 탄두부가 얇고 뾰족하게 빠진 극초음속 미사일은 화성-14형 이동식 발사대에 탑재된 채 전시돼 중거리 이상급 미사일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지난달 30일 시험발사했던 기동성과 탐지·추적 능력이 향상된 신형 지대공 미사일도 전람회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북한이 올해 3월 시험발사했던 신형전술유도탄도 포착됐는데, 이 무기는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대남용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평가됩니다.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라고 불릴 만한 신형 무기도 등장했습니다.

    특히 뾰족한 탄두 형상 등이 KN-23과 유사한 형상으로, 수중 발사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열병식 대신 '국방발전전람회'‥北, 신무기 펼쳐놓고 '무력 과시'
    현재 건조 중인 3천t급 잠수함에 여러 발을 탑재하도록 고안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SLBM '북극성-5ㅅ형'과 '북극성-1형' 등도 전시됐습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이번 전람회에 전시된 북한의 신형 SLBM은 우리 군의 현무 SLBM과 유사한 방식으로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당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했던 다탄두 미사일 형태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6형과 2019년 공개됐던 초대형 방사포 등도 전람회에 등장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공군 군인들의 단체사진 배경으로 사용된 대형 화면에는 지난 2019년 8월 10일 미사일 시험발사 영상이 담겨 있었는데, 지상대지상탄도미사일 '화성포-11나' 형이라고 자막으로 소개됐습니다.

    당시 북한은 이 무기의 시험발사 소식을 전하며 '새 무기 시험발사'라고만 보도했었습니다.

    전람회 개막식은 야외에서 진행됐습니다.

    북한 공군 전투기 7대가 색색깔의 구름 띠를 만들며 화려한 에어쇼를 펼쳤고, 군인들이 상의를 탈의한 채 각목과 기왓장을 격파하는 무술행사도 진행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최룡해·조용원·박정천·김덕훈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상학·태형철 당비서, 권영진 총정치국장 등 간부들과 야외 연단에 앉아 환하게 웃으며 개막식을 지켜봤습니다.

    김 위원장이 실내 전시장으로 들어서자 군복을 입은 참석자들이 도열한 채 기립박수로 그를 환영했습니다.

    조용원 당 조직비서가 김 위원장의 뒤편에서 수행해 최측근의 위상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날 김 위원장은 간부들을 대동한 채 전람회장 곳곳을 꼼꼼하게 둘러봤습니다.

    특히 신형 반항공 미사일 앞에서는 손가락으로 무기를 가리키며 간부들에게 무엇인가를 설명하는 모습도 사진에 담겼습니다.
    열병식 대신 '국방발전전람회'‥北, 신무기 펼쳐놓고 '무력 과시'
    특히 눈에 띄는 장면은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맞담배를 피는 모습이었습니다.

    사진 속에는 김 위원장이 최룡해 상임위원장과 조용원 당 조직비서, 장창하 국방과학원장, 김정식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과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아 다 함께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해 공공장소 흡연을 법으로 금지했지만, 김 위원장을 포함해 7명 중 6명이 담배를 피웠습니다.

    다만 간부들은 최고지도자 앞에서 예의를 지키는 듯 담배를 쥔 손을 테이블 아래쪽으로 내린 채 흡연했습니다.

    그동안 김 위원장과 맞담배를 피운 간부 사진이 공개된 것은 최근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해임된 리병철이 유일했습니다.

    그 밖에도 김 위원장은 전람회장에서 수십 명의 공군과 단체 사진을 찍고 일일이 악수를 하는가 하면, 국방력 강화 공헌자에게 최고훈장인 김일성·김정일 훈장부터 노력영웅 칭호, 김일성 주석 이름이 새겨진 시계 표창, 금메달 등을 다양하게 수여하며 군 사기를 끌어 올렸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과 김 위원장의 의전을 맡은 현송월 당 부부장도 카메라에 포착됐다습니. 전람회장 벽면에는 '주체의 핵강국', '미싸일 맹주국'이라는 대형 문구가 곳곳에 붙어 있었고, 한쪽에 마련된 사진 전시코너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사격하는 대형 사진들도 걸려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동안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 위주로 열병식을 열어왔던 북한이 올해는 정주년도 아닌 해에 국방발전전람회라는 새로운 형태로 군사력을 과시한 것도 주목할만한 대목입니다.

    이를 두고 북한이 군사적 성격이 강한 열병식 대신 한국을 비롯해 다른 나라들처럼 무기박람회 형식을 택해 정상 국가 이미지를 부각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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