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3년간 활동으로 진정사건 863건에 대해 재심사를 권고하는 등 사건을 종결처리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출범 3주년을 맞아 오늘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3년 조사활동보고회'를 열고 활동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2020년 9월 14일까지 위원회에 접수된 사건은 1천787건으로, 위원회는 이중 366건에 대해 국방부, 경찰청, 법무부 등에 사망 구분 변경 재심사를 권고했고, 재심사가 마무리된 231건 중 94.7%인 218건을 인용했습니다.
이로써 사망 원인이 은폐·왜곡됐던 장병들은 명예를 회복하게 됐습니다.
지난 1984년 숨진 최모 소위는 군 기록에 '과로사 또는 청장년 급사증후군'으로 사망 원인이 기재됐으나 조사 결과 구타가 있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는 목줄에 묶여 끌려다니고, '선녀탕'이라 불린 오물통에 강제로 들어가는 등 가혹행위도 겪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군 기록상 공모 일병은 1980년 '훈련 중 망인의 실책'으로 사망한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위원회는 간호기록, 병상일지, 자필 진술서 조작이 있었다는 참고인 진술, 당시 헌병대(군사경찰)의 사건 은폐 정황 등을 밝혀내 사망 원인이 '선임병의 폭행'이었다고 규명했습니다.
6·25전쟁 중이던 1950년 '실종'됐다던 유모 이등중사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당시 유 이등중사 소속 부대의 전투 기록 등을 따져본 뒤 국방부 장관에게 사망 구분을 '전사'로 재심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비상임위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자살자의 심리행동 변화를 확인해 자살 원인을 검증하는 '심리부검'을 적용, 1979년 숨진 이모 일병의 선택 원인이 가혹행위, 병력관리 소홀 등이었다는 진상을 밝혔습니다.
복무 중 전염설 질병으로 사망해 순직으로 결정돼야 했으나 군의 행정 처리에서 누락된 사례, 군이 순직으로 결정하고도 사망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 등도 조사 과정에서 밝혀졌습니다.
위원회는 현재 진정으로 접수한 잔여 924건 중 소송으로 조사가 유보된 1건을 제외한 923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망 원인에 의혹이 있다는 단서가 포착된 사건은 직권 조사할 계획입니다.
송기춘 위원장은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매우 부실하게 작성된 수사 관련 문서를 적지 않게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자해사건의 경우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사를 등한시하는 경향을 확인했다"면서 "군의 폐쇄성이나 기밀주의적 경향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데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남은 2년 활동 기간에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망인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위원회는 현재 3가지 유형의 '순직' 등급을 폐지하고,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한 일반사망은 제한적인 보훈 혜택을 주도록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에 권고했습니다.
그러나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고 유죄판결을 우려해 자해사망한 군인의 유족에게는 보훈 혜택을 부여하지 않도록 하고, 국립묘지에도 안장하지 않도록 권고했습니다.
위원회는 "단순한 자해사망이나 일반사망에 해당하는 경우도 군인의 지위를 유지하는 동안 불행을 겪었다면 국립묘지에 안장 자격을 부여하도록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면서 "군 복무 중 발생한 질병으로 공상처리가 되고, 그 질병으로 인해 전역 후 사망한 자는 해당 질병과 군 복무와의 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복무 중 사망'과 동등한 '순직' 등의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법령 및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1948년 11월 이후 발생한 군 사망사고 중 의문이 제기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한시적 기구로 2018년 9월 출범했습니다.
활동 기한은 2023년 9월입니다.
당신의 의견을 남겨주세요